개종했더니 배신한 느낌이 들어... > 길을 묻는 이에게

길을 묻는 이에게


길을 묻는 이에게는
큰스님 법문 중에서 발췌하여 답을 올립니다.

건전한 게시판 문화를 위하여 성격에 맞지 않는 게시물, 광고 등 유해성 글들은 관리자가 임의로 이동, 삭제할 수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 질문을 올리기 전에, 게시된 글들을 참고하시면 많은 도움이 됩니다.

개종했더니 배신한 느낌이 들어...

본문

질문

스님, 저는 남편이 다니자고 해서 절에 나가고 있습니다. 그러나 모든 것이 낯설어서 갈팡질팡하고 있습니다. 어려서부터 교회에 나갔는데 절에와서 스님의 법문을 들으니 좋기는 한데 함께 교회를 다녔던 분들에게 꼭 배신을 한 것 같아 마음이 편치 않습니다. 스님의 가르침을 바랍니다. 

댓글목록

큰스님 말씀

관리자님의 댓글

관리자 작성일

항상 차를 타고 다니는데, 버스로 비유하자면 시발점에서만 버스를 타는 게 아닙니다. 내가 탈 때 내리는 사람도 있고 내가 내릴 때 타는 사람도 있습니다. 그것을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동시에 내리고 타고 하는 것이,  내리는 데 걸리지 않으면 타는 데 걸리고, 타는 데 걸리지 않으면 내리는 데 걸린다고들 하는데 모두 자동적이지 않습니까? 자동적으로 내리고 타는 것을 진리라고 합니다. 상대성 원리라고도 하고요. 정맥, 동맥이 없으면 이어서 돌아갈 수가 없듯이 말입니다.

그런데 자동적으로 내리고 타고 하는 그 가운데에 내리고 타고 할 수 있는 자유로운 마음을 가졌느냐는 얘깁니다. 그 마음은 어디까지나 자유스럽습니다. 만물의 영장이라고도 했고, 자유를 자유대로 행하고 삶을 살 수 있기에 사람이라고 그런 겁니다. 그리고 사람이라고 했던 것은 바로 체가 없는 마음을 맘대로 쓸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많은 분들이 자기 마음을 가지고도 자유스럽게 못쓰고 있습니다. 관습에 매달리고 안된다는 데 매달리니 괴롭습니다.

얼른 쉽게 말해서 차를 타는 데도 끄달리고 내리는 데도 습관적으로 끄달리는 겁니다. 왜 끄달립니까? 내가 갈 데가 있으면 묵묵히 차를 타는 거고 또 내려야 할 때 묵묵히 내리면 되는 거지, 남이 내리는 거 오르는 거 다 참섭하면서 온통 걸리고 돌아가니 그 노릇을 어떡하겠습니까. 내 육체를 여래의 집으로 삼고 흔들림 없이 도는 한마음의 그 심봉은 자유스러운 겁니다. 그런데도 생각하는 대로 여기 매달리고 저기 끄달립니다. 자기 마음을 자기 마음대로 한다고 하면서도 그렇게 끄달리는 겁니다.

그러니 내 안에서 나오는 일체의 생각을 나의 근본자리에 되돌려 놓으십시오. 나의 관습과 사량으로 ''이건 맞다 그르다, 이건 부족하다 적합하다.'' 하고 판단하고 따지다가 보면은 마음의 길을 한 발자욱도 떼어 놓을 수가 없는 것이니까요. 양심에 걸린다, 배신하는 것 같다는 생각도 다 내려놓으세요.

그리고 지금 우리에게 시급한 건 마음 씀씀이와 올바른 행동 그런 겁니다. 마음을 잘 써야 행동을 잘하고, 행동을 잘해야 진실한 말을 잘하고, 조건없는 사랑을 할 수 있는 말을 할 수가 있고, 여여하게 할 수가 있는 것입니다. 화가 나게 하면 화가 나게 하는 것도 그 자리요, 화가 안 나게 하는 것도 그 자리이니 그 자리에다가 즉시 돌려서 화가 안나게끔 하는 도리를 아셔야 합니다. 화나는 거 하나로 표현을 했지만 모든 게 다 그렇습니다. 그래서 한마디로 표현을 하기를 구정물을 새 물로 갈아서 먹고 써라 이렇게 말한 것입니다. 그러니 일체의 모든 것을 근본에 진실로 맡길 수 있도록 열심히 공부하시기를 당부합니다

목록

대한불교조계종 한마음선원(13908) 경기 안양시 만안구 경수대로 1282Tel. 031-470-3100Fax. 031-470-3116
Copyright (c) 2021 HANMAUM SEONWON. All Rights Reserved.
"이 제작물은 아모레퍼시픽의 아리따글꼴을 사용하여 디자인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