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가신 어머님에게 무엇을 해드려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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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
몇 일전은 저희 어머님이 돌아 가신지 3년째 되는 날이었습니다. 이제 생각해 보니 어머님 살아생전에 잘해드린 것 하나 없이 불효만을 했다는 생각에 참으로 부끄럽고 죄송스러운 마음뿐이었습니다. 스님, 그런데 지금은 어머님께서 돌아가시고 안 계시니 돌아가신 어머님을 위해서 무엇을 해 드릴 수 있을지 말씀해주시길 청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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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스님 말씀
사랑이라고 하는 건 말로 하는 것이 아닙니다. 그래서 어머니를 위한 마음이 지극하다면, 본래 공심(共心)이기 때문에 천리 만리 떨어져 있어도, 지금은 돌아가시고 안 계시다 할지라도 언제나 함께 할 수 있는 것입니다.
예전에 이런 일이 있었습니다. 어떤 사람이 개를 키우는데 주인이 어디를 갔다가 들어오기 전에는 개가 밥도 먹지 않고 주인만을 기다리는 겁니다. 어느 날 주인이 집에 들어와 밥도 먹지 않고 자기를 기다리고 있는 개를 보는 순간 ''아, 나의 어머니도 살아 생전에 내가 밖에 나가서 들어올 때까지 밥도 안 드시고 나를 기다리셨는데….'' 하는 생각이 드는 겁니다. 그런데 그 날 밤에 잠을 자는데 꿈에 그 개가 어머니로 화하더니 ''내가 너의 엄마다.'' 라고 하더랍니다. 그래서 그 다음날 일어나서 개를 안고서 마음 속으로 ''어머니!'' 하고 하염없이 울었대요. 그리고는 그 어머니를 지게에 앉히고 살아생전에 구경시켜드리지 못했던 곳을 모시고 다니며 구경시켜 드렸대요. 그러던 어느 날 개가 끙끙 앓더니만 아들이 나오니까 ''내가 너를 지켜주기 위해 개의 몸을 받아서 이렇게 나왔는데 네가 이 도리를 알게 됐으니 이제 그만 가련다.'' 하고 그냥 죽었다는 겁니다.
그렇듯이 어머니의 마음은 육신이 있든 없든 언제나 자식을 위해서 자신의 모든 것을 바쳐서 자식을 이끌어주는 자비한 마음입니다. 그러니 내가 밥 한 숟가락 떠먹을 때도 공심으로, 일체와 둘 아닌 마음으로 공양(供養)을 한다면 그게 다 함께 하는 거예요. 그건 생각하기에 달렸습니다. 조상이 모습만 없어졌다 뿐이지 영혼은 있으니깐요. 그리고 근본이 있기 때문에 다시금 또 재생이 되는 거죠. 우리가 진정으로 그렇게만 공심으로 할 수 있다면 내가 밥 먹을 때에 조상뿐만 아니라 모두가 같이 공식할 수가 있다는 겁니다. 그래서 공생·공심·공체·공용·공식입니다.
지금이라도 그렇게 어머니에 대한 지극한 마음이 일어난 것을 감사하게 생각하고 어머니 마음과 더불어 공심으로 살아가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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