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선시 죽어간다는 느낌이 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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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
참선수행하다 입정에 들면 대략 30분 경과시 몸무게가 느껴지지 않고 의식만 남아서 머리위로 의식이 떠 있다는 느낌이 들면서 죽어간다는 느낌이 동시에 들어 더 이상 수행을 계속하지 못하고 중단하게 되는데 어떻게 극복해야 합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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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스님 말씀
사람들은 참선을 한다고 하면서 몸을 조아리고 앉습니다. 그런데 마음 공부는 몸으로 수행하는 게 아니라 마음을 수련하는 공부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다른데서 하는 걸 틀리다고 하는 게 아닙니다. 언젠가 잘 아는 스님 한 분이 선원에 오셔서 이런 말씀을 해주시더군요. 미국에 가서 보니깐 스님네들이 참선하는 자세를 가르치고 가셨다고 그럽디다. 그런데 앉아서 좌선을 하는 걸 가르치는 것만이 부처님이 가르쳐 주신 뜻이 아닙니다. 몸으로 앉았다가 일어난다면 선은 끊어진다고 봅니다. 앉았는 것도 아니요 섰는 것도 아닙니다. 아까도 얘기했지만, 항상 앉았어야 된다고 하는데, 마조가 앉아서 좌선을 한다고 하니깐 회양선사는 기왓장을 갈았다고 하지 않습니까?
“왜 벽돌을 가시는 겁니까?” “넌 뭘 할려고 그렇게 앉았느냐?” 했을 때에 “나는 부처가 되고자 앉았다”고 했습니다. “그러면 너는 일어나지도 먹지도 누지도 말아야지 선이 끊어지지 않지, 그렇게 앉았다 일어나면 선이 끊어지는데 어찌 그렇게 할 수 있겠느냐?” 하니 거기에서 고만 깨달았다고 했습니다. 그렇다면 우리가 지금 앉았다면 아주 일어나지 말아야죠. 그게 목석입니다. 부처님께서도 그렇게 해보시고 ‘아, 이것이 아니라 바로 마음수행이로구나.’ 해서 힌두교에서 수행하는 방법도 일러주셨고, 그 후로는 마음의 수행을 중시하셨죠.
행주좌와 어묵동정이라고 했듯이, 앉아서 하는 것은 좌선이요, 누워서 하는 것은 와선이요, 서서 하는 것은 입선이요, 일하면서 하는 것은 행선이다 이겁니다. 그러니 어떤 거 할 때에 참선이라고 할 수 있겠느냐 이 소리입니다. 모두 한데 합쳐서 참선이에요 그냥! 누가 앉질 말라나 서질 말라나요. 아니, 여유 있으면 앉기도 하고, 서서 명상도 하는 거고, 일하면서도 생각하는 것이 참선이고 누워서 생각하면 와선이니 누가 허지 말래나요. 평상시에 우리가 생활하는 게 전부 참선이예요. 참선 아닌 게 없어요. 따로 내가 참선한다, 불교공부를 해야겠다하는데 따로는 없어요. 절대 따로는 없어.
그리고 옛날에 이런 말이 있죠. 항상 내가 말로 해서 귀가 아프도록 들었을 겁니다. 동짓날 팥죽 솥에다 팥죽을 쑤면 팥죽 방울이 수 없이 일어나지 않습니까? 그걸 주걱으로다가 저으면서 ‘요것도 문수 요것도 문수 요것도 문수하고 쳤으니 이건 무슨 까닭인가?’했더란 말입니다. 그런데 그것을 말로만 그렇게 하지, 그 까닭을 모른단 말입니다. 번뇌라고 하기 이전에 내 몸뚱이가 팥죽 솥이라면 팥죽 방울이 일어나는 대로 그걸 번뇌라고 하는데, 그것은 한 속에서 나오는, 그러니까 화해서 나오는 업식에 속합니다.
그러니 그걸 재료로 알아야죠. 속지 말고 모든 건 한 군데서 나온 거 한 군데에다 제대로 되 놔라 하는 소립니다, 그게. 이것도 문수, 저것도 문수하고 친 게 자기 마음의 주장자로서 자기한테서 나오는 것을 모두 거기다가 놨습니다. 그렇듯이 어떤 생각이 들더래도 그 생각이 나는 자리는 한자리니까, 그 자리에다 다 놔라 이겁니다. 거기에 속지 말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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