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행차원 높이고 싶어요. > 길을 묻는 이에게

믿음입니다. 진짜로 믿는 것 말입니다. 믿음이 있어야 통신이 됩니다. 나온 구멍에 진짜로 놓았는지, 그 구멍으로 진짜 들어갔는지, 그래서 통신이 됐는지가 중요합니다. 진실로 믿어서 통신이 된다면, 그러니까 대뇌 소뇌를 거쳐 사대로 통신이 된다면 자기 마음이 제거할 것은 제거하고 수습할 것은 수습을 합니다. 사람은 누구라도 다 부처될 자격이 있는데 제 부처를 진짜로 믿는다면 마음은 천차만별로 다 처리를 합니다. 그런데 왜 몸을 먼저 생각합니까? 몸 따라 마음이 편한 게 아니라 마음따라 몸이 편한 것이지요. 그렇다고 잘 되려고 하지도 말고 못 될까를 염려하지도 말고 어차피 믿고 맡길 것이라면 주인의 말을 잘 듣는 충실한 하인이 되어야지 뭘 자꾸 따지겠습니까?

하인은 주인이 하는 대로 따라갈 뿐이지 잘 됐느니 못 됐느니를 따지지 않죠. 주인도 따지지 않는데 하인이 왜 따지느냐는 겁니다. 그러다가는 과거의 종문서에서 풀려나지 못 합니다. 그러니까 무조건 맡기세요. 믿는다면 말입니다. 아니, 못 믿겠다 싶어도 이치가 그러하니 그렇게만 맡기세요. 종 노릇을 철저히 하란 말입니다. 예전엔 한번 종이 되면 자식까지도 전부 종이 되었습니다. 거기에 아무런 이유가 없었지요. 그러니 어쩌겠습니까. 종문서에서 벗어나려면 종답게 종노릇을 해야 풀려날 기회를 잡게 될 게 아닙니까? 그러지 않고 종이 주인 노릇을 해보세요. 주인 역할에 끼어들고 참견을 하다가는 그냥 맞아 죽기 십상이죠. 그렇게 되면 어떻게 됩니까? 풀려나지도 못하고 주인도 찾지 못하니 자자손손 종노릇을 면할 길이 없게 될 거 아닙니까? 그런 이치와 같이 제 부처, 부처 아닌 부처가 본래 있으니 그것을 진짜로 믿어라, 그래야만이 자유스럽게 살 수 있다 이 말입니다.

그리고 이 공부는 출가를 했든지 안 했든지 그걸 떠나서 하는 거예요. 또 출가를 하더라도 마음으로 출가를 해야지 몸만 출가한다고 되는 게 아니에요. 출가를 하는 것은 가정을 버려야 하고 형제들이나 부모님에 대한 애착도 버려야 하고 안에 들어와서는 나까지도 버리게 되는 거죠. 그래서 출가를 해서 공부하는 거예요.

이런 말이 있어요. 죽어도 이 자리, 살아도 이 자리. 하지만 살아 나온 자리가 없기 때문에 죽어갈 자리도 없어요. 생사윤회를 몽땅 치워버렸거든요. 내 몸뚱이가 공해서 없는데 그 자리에서 오는 건 어디서 왔으며, 그 자리에서 가는 건 또 어디로 갈 것이 있겠습니까. 그 뜻을 잘 생각해보시면 이 공부하는 데는 얼마만큼 열심히 진실하게 하느냐에 달려있는 줄 아실 겁니다. 하지만 출가를 하게 되면 얽히고 설킨 문제가 적으니 공부하기가 좀 나은 점이 있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