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발짝 떼어서 나아가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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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
세상 어느 곳에도 섞여있지 못하는 저의 모습을 보면 서글프기도 하고 답답하기도 합니다. 언젠가 나는 무엇인가라는 의문이 가슴속 깊은 곳에서부터 자리잡게 된 후 어디로 어떻게 가야하는지 그저 방황 속에서만 맴돌고 있습니다. 오직 주인공뿐인 걸 무엇이 이토록 저를 힘들게 하고 목마르게 하는지 저는 자꾸만 지쳐갑니다. 한 발짝 떼어서 나아가고 싶습니다. 끝이 어디든 가고 싶습니다. 간절한 마음으로 답변 기다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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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스님 말씀
나의 이 몸이 어디에서 왔느냐? 내 몸뚱이 속에 있는 무수한 생명들이 한데 합쳐서 운행을 해주기 때문에 내가 움직일 수 있는 겁니다. 그래서 내 몸 안에 수 억겁을 거쳐오면서 입력된 세포들의 의식이 하나하나 풀려 나와서 이 몸이라는 껍데기가 그냥 덜렁덜렁 따라가고 있는 것인데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은 ''내가 산다, 내가 한다, 내가 먹는다.'' 하고 내가, 내가, 내가, 라고 말들을 하는데 정말 이 도리를 안다면 그렇게 말을 못할 겁니다.
학생들이 호랑이 탈바가지 쓰고선 놀죠? 사람이 뛰니까 바깥의 그 탈바가지는 덩달아 따라서 뛰듯이 우리가 그렇게 살아가고 있는 겁니다, 지금. 그러니 나를 본래 이끌어 가는 나의 참나, 나의 부(父)이자 영원한 스승이 분명히 있다는 것을 알고 모든 것을 나의 근본에 다 맡겨놓고 자유스럽게 살아가세요.
그렇게 모든 것을 믿고 맡기다 보면 내 안에 분명히 주인공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고, 알게 된다면 하나하나 실험을 해나가면서 체험을 하게되고, 그렇게 체험을 해서 감응이 된다면 나의 근본과 상봉을 하게 되는 것입니다.
이렇게 수 억겁을 거치는 동안 노력이 헛되지 않아서 보이는 모습이 인간의 몸으로 태어났으니, 이 마음마저 사람다운 사람으로 거듭 태어나야 되지 않겠습니까? 그래야 참다운 사람의 행동을 하고 진정한 자비를 실행하면서 자유로운 삶을 살아갈 수 있겠지요. 그러니 그렇게 일어나는 마음을 힘들다 내치지 말고 그런 마음이 있다는 것을 알게 한 그 자리에 다시 돌려놓아서, 힘들게도 하고 즐겁게도 하고 모든 것을 하게 하며 이끌고 가는 나의 근본을 진실하게 발현할 수 있는 계기로 삼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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