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기도 중 하루 걸렀는데... > 길을 묻는 이에게

길을 묻는 이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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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기도 중 하루 걸렀는데...

본문

질문

어느 스님께서 쓰신 기도법에 관한 책을 읽고, 기도하고 싶은 마음이 생겼습니다. 그래서 21일을 기한으로 삼고, 밤마다 자기 전에 향 한자루를 피워 놓고 광명진언을 외우면서 영가들을 위하여 먼저 기도 한 다음, 관세음 보살을 부르면서 마음의 평정을 주십사 하고 제 자신을 위한 기도를 했습니다. 한 8일 동안은 빼 먹지 않고 꼬박 꼬박 기도했고, 마음의 평정도 느끼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바로 어제 밤, 나름대로 바쁜 한 주를 보낸 후 긴장이 풀려서인지, 그만 초저녁부터 아침까지 자고 말았습니다. 21일 기도 중 하루를 빼 먹은 것이 되는 건지요. 21일 기도를 처음부터 다시 해야 하는지, 아니면 남은 날짜만큼만 정성 들여 하면 되는지 알고 싶습니다. 

댓글목록

큰스님 말씀

관리자님의 댓글

관리자 작성일

부처님 법 따로 있고 생활 따로 있는 것이 아닙니다. 생활이 바로 도(道)입니다.  우리가 살아나가는 데 어떤 것을 나누어서 이것은 부처님 법이고 이것은 부처님 법이 아니라고 하겠습니까? 주부가 가족을 돌보지 않고 시간 맞춰 기도를 해야만이 신상이 풀린다고 하는 사람이 있습니다만, 기도를 할 때는 지구가 돌아가고 기도를 안 할 때는 안 돌아가는 게 아닙니다.

염주를 목에 걸고 손에 들고만 다녔지 염주가 쉴 사이 없이 시공을 초월해서 돌아간다는 것을 모르고 있습니다.  염주를 돌렸다 놨다, 돌렸다 놨다 한다면 그것은 시공이 끊어지는 거죠.  우리가 생활하면서 한 발 딛고 한 발 들고 하는 것이 그대로 염주를 돌리는 겁니다.  우리 생활 자체가 진리인 까닭에 그대로 도이며, 참선이며, 모든 것에 어긋나지 않는 여여함입니다.  그런데 생활은 따로 놓고 법당에 가야만 부처님이 계신다고 생각하는 분들도 계십니다.  그러나 그게 아닙니다.

사대 성인들이 이런 말씀을 하셨죠.  자신부터 알라고요.  네가 태초요, 네가 바로 부처요, 네가 있으니 상대성이 생긴 것이다.  세상이 벌어진 것도 나로 인해서 벌어졌다는 것을 가르쳐 주셨습니다.  여러분 각자 한 분 한 분이 안 계시다면 모두가 없는 것입니다.  그 뜻을 잘 아셔야 될 겁니다. 영원한 근본 자체를 알려면 나부터 알아야, 내 한생각에 일체만법이 들고 나는 도리를 상세히 아실 겁니다. 

벽을 치면 봇장이 울릴 수 있도록, 스스로 나는 업이 많다고 생각하지도 말고, 고가 많다고 생각하지도 말고, 나는 죄가 있어서 이렇다는 생각도 말고 모든 것을 용광로에다가 놓듯이 다 놓으십시오.  그러면 금은 금대로 생산이 돼서 나갈 것이요, 은은 은대로 생산이 돼서 나갈 것이요, 차원대로 자기가 짓는 대로 생산이 돼서 나갈 것입니다.  우리가 공부하는 것은 모든 것을 한꺼번에 나온 자리에다 되돌려 놓는 공부입니다.  그것은 바로 금인 것입니다.

그러니 기도하는 시간과 기도처를 따로 정해서 기도를 해야 한다고 생각하지 마세요. 내 몸이 바로 기도처이고, 내 생각 하나하나 나오는 것을 나오게 한 근본에 되돌려 놓는 것이 바로 진정한 기도입니다. 그러니 내가 서 있는 그 곳에서, 내가 처한 상황 속에서 기도 아닌 참 기도를 해나가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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