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림 없이 공부하려면... > 길을 묻는 이에게

길을 묻는 이에게


길을 묻는 이에게는
큰스님 법문 중에서 발췌하여 답을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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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들림 없이 공부하려면...

본문

질문

제가 요즘 들어 해결하지 못하고 가슴에 담아두고 있는 질문을 용기 내어 여쭈고 싶습니다. 제가 어려움에 처해서 방황하고 있을 때, 이 마음공부를 할 수 있도록 이끌어 주었던 분에 대한 질문입니다. 그분은 10년 가까이, 크고 작은 선원의 일을 묵묵히 해오셨던 분입니다. 그런데 작년에 갑자기 남편과 아들을 교통사고로 동시에 잃게 되었습니다. 그러고 나서는 선원에 나오지를 않습니다. 이유인 즉, 그렇게 지극 정성으로 절과 스님들을 위해서 정성을 들였는데 나에게 돌아온 것이 하나도 없다고 하면서, 다른 곳에 공부하러 다닌다고 합니다. 그분의 말을 듣고 저는 혼란에 빠졌습니다. 그분의 심정이 이해가 가기도 했고요. 어떤 마음으로 신행 생활을 해야 어떤 경계가 다가오든 흔들리지 않고 굳건하게 이 마음의 길에서 벗어나지 않고 계속 정진할 수 있을지 한편 두렵기도 하고, 의심이 갑니다. 스님, 흔들림 없이 공부할 수 있도록 가르침 바랍니다.  

댓글목록

큰스님 말씀

관리자님의 댓글

관리자 작성일

우리는 누구나 다 자동적인 컴퓨터를 가지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어저께도 과거지만, 과거에서부터 그 컴퓨터에 입력되어 현실에 나오는 것을, 우리가 관을 하면 앞서에 입력 됐던 게 없어지고 새로이 입력된 게 나온다고 그랬습니다. 즉 말하자면 자기 주인이 바로 그 컴퓨터며 에너지며 불성이며 자불(自佛)이라고 볼 수 있죠. 주인이자 자기라고 했습니다. 이 몸뚱이는 물질적인 자기고 정신적인 자기는 바로 주인공이라는 그 주장자입니다. 그게 인간이 살아나가는 데 필요한 에너지죠, 생명력이니까요. 그러니까 현실의 나는 과거의 나를 진짜로 믿어야 된다고 했습니다.

거기서 어떠한 게 나오더라도, 어떤 게 일어나더라도 거기다가 되 입력시키고 거기다가 밀어 던지라고 했습니다. ''너만이 낫게 할 수 있다, 너만이 평화스럽게 할 수 있다, 너만이 이끌어 줄 수 있다.'' 이렇게요. 자기가 자기를 못 믿으면 안되니깐 그렇게 모든 걸 걸고 관하는 거죠.

대신 살아주는 사람은 없습니다. 내가 없으면 아무것도 없는 거예요. 내가 있기 때문에 모든 것이 있는 거죠. 그러니까 지금부터라도 그렇게 한다면 진짜로 문제는 달라지죠. 조그마한 일이든 큰 일이든 입력이 된 거를 그냥 두면 입력된 대로 그냥 현실에 나오거든요. 그렇게 되지 않게 하기 위해서는 여러분이 얼마만큼 진심으로 믿는가가 참 중요한 겁니다. 진짜로 믿었더라면 그렇게 아무 대책도 없이, 그렇게 되지는 않았을 겁니다.

그런데 여러분은 자기를 무시해요. 자기 주처를 무시하고는 만날 밖의 위대한 것을 쳐다보고 만날 밖으로 잘되게 해 달래는 거죠. 다 자기 마음에 달린 거라고 말해 줬는데 뭘 잘되게 해달라는 겁니까? 내가 항상 말을 하죠. 양무제가 그렇게 절을 짓고 옷을 보시하고 먹을 걸 보시하고 그렇게 시주를 많이 하고는 달마 대사더러 물었어요. ''이렇게 내가 많이 했는데 공덕이 얼마나 됩니까?'' 하고 물었단 말입니다. 그런데 달마 대사는 서슴지 않고 ''당신이 아무리 그렇게 했다 할지라도 공덕은 하나도 없다.''고 했습니다. 왜 그랬을까요?

예를 들어서 저 나무, 그 몸체와 가지와 잎새 모든 것이, 열매를 위해서라면 어디다 물을 줘야 됩니까? 뿌리죠! 뿌리에다 물을 줘야 이파리도 싱싱하고 모든 게 다 싱싱해 열매도 굵고 크게 열립니다. 그런데 사람들은 자기 뿌리에다 주질 않고, 항상 남의 이름을 찾고 모습을 찾고 온통 야단입니다. 그러고는 ''내가 이런 공부를 하면 생활에서 어려움이나 좀 없애고 그냥 살겠지.'' 이렇게만 생각하는데, 생활 속에서도 얼마나 어려움이 많습니까? 내가 주장자를 세우지 못하고, 그걸 발견을 못한다면 세균, 영계, 생사, 윤회, 업보에 끄달리면서 살아나가야 하니까 그 고달픔은 말도 못합니다.

그래서 이 공부는 종교라는 이름을 떠나서 자활(自活)하는 공부이고, 또한 어디에 세워 놔도 살아갈 수 있는 자력(自力)을 기르는 공부예요. 그렇게 모두들 자기가 자활할 수 있는 그러한 능력을, 무한의 능력을 가졌으면서도 우리는 자기가 자기를 못 믿어서 자기가 자기를 살릴 수 없는 그런 궤도로 몰고 가는 것입니다. 그러니 나 이외의 밖에서 나를 보호해주고 이끌어 주기를 바란다면 그것은 기복으로 흐를 수밖에 없습니다.

부디 여러분께서 다, 내 안의 자불을 발현해서 제일 일등 가는 인간이 되십시오. 그래서 내 안의 무한 에너지를 자유스럽게 쓸 수 있게끔 내 마음 안에 공치기 할 공마당을 만드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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