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관을 출중하게 갖춰 사람으로 태어났으면서도 떡 해 놓고 빌고, 밥 해 놓고 빌고, 부적 만들어 벽에 붙이질 않나, 베개 밑에 넣질 않나, 몸에 지니고 다니질 않나, 온갖 미신 짓을 다 한다. 이사를 가는데도 어디 가서 물어보니 삼살방이 어떻다, 손이 있으니 못 간다 하며 끄달린다. 갈대처럼 남의 말에 이리 끌려다니고 저리 끌려다닌다. 어째서 그토록 노예로만 살려는가. 안으로도 노예, 밖으로도 노예가 되어 벗어나지 못하면 살아서도 노예요 죽어서도 노예이기를 면치 못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