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행스님의 영상법어
본문
1. 마음의 등을 켜는 것은
부처님께서는 우리가 살아 있는 한 우리 깊은 마음속에 항상 살아 계십니다. 영원한 것입니다.
부처님 봉축일은 찰나찰나 봉축일이며, 오신 것이 없기에 가신 것도 없이 영원한 부처님오신날입니다.
여러분들이 초파일을 맞이하여 모든 사람들에게 이익하게, 마음의 등불을
켜 준다면 우리는 모두를 건질 수 있는 그런 이치도 될 것입니다.
마음의 등이라는 것은, 아무리 소낙비가 쏟아지고 바람이 불어서 온통 나무가 쓰러지고
불이 다 꺼져도 마음의 불을 밝힌 등은 꺼지지 않습니다.
여러분의 차원대로 정성을 지극하게 하시는 게 바로 사월초파일 등입니다.
마음의 밝음! 이러한 등을 켜십시오.
이러한 등을 켜시는 것이 우리에게 공덕이 될 뿐만 아니라
삶의 보람을 갖게 되고, 인간의 도리를 다하게 되고,
세세생생 고의 굴레에서 벗어나는 길입니다.
2. 연등을 밝히는 마음
해마다 부처님 오신 날을 봉축합니다만 올해는 우리가 더한층 부처님 오신 날을 계기로
분발해야 되겠다는 생각이 솟구칩니다.
올해도 여러분이 등을 하나하나 켜면서 내 마음을 계발시키고 내 마음을 진화시키면서
부처님이 가르쳐 주신 그 길의 뜻을 생각해 보셨으면 합니다.
우리가 매달려서 살아가는 이 한 철의 인생,
한 찰나의 살림살이 속에 삼천대천세계의 원리가 다 들어 있습니다.
이것이 우리가 깨치고 가야 할 시급한 문제인데 식구 하나 잘되게 하기 위해서 등을 켜는
그런 어리석은 마음은 버리셔야 합니다.
이 등 하나를 켜는 것은 우리 마음이 항상 온 누리에 같이하고 있고
내가 있기 때문에 상대가 있고 상대가 있기 때문에 온 누리가 있어
조화를 이루면서 화목하게 돌아가는 찰나의 생활이 그대로 밝은 세상이며
여러분 마음에 항상 부처님이 밝아 계심을 나타내는 것입니다.
그러니 부처님이 일러 주신 대로 내 아집을 버린다면 밝고 고통스럽지 않게
부처님의 불제자로서, 만물의 영장인 진짜 사람으로서 자유스럽게 사실 것입니다.
3. 꺼지지 않는 불을 밝히는 칠석, 은혜를 갚는 백중
칠석은 영원한 오늘의 자기 마음 그대로가 밝음이라는 얘깁니다.
그러니 바로 인등이요. 항상 꺼지지 않는 불이요, 항상 꺼지지 않는 그 불은 능력이 풍부하고
천차만별을 다 가지고 응용하기 때문에 바로 자유인의 응용자라고 볼 수도 있겠습니다.
그러니 칠석은 밝게 마음을 해서 백종에 모든 조상 영령들을 위해 마음을 가다듬으라는 뜻이 됩니다.
사람이라면 부모의 은혜를 알아야 일도 잘 풀리고,
지수화풍을 진짜로 감사하게 또 만물만생이 더불어 같이 돌아가니
감사하게 생각하고, 모두가 은혜가 아니 되는 게 하나도 없습니다.
백종날 마음을 한 고장에 두시고 아주 진실하게 하십시오.
4. 참다운 오계(五戒)
첫째, 불살생계이니 일체를 내 생명같이 생각하며 내 몸과 같이 아끼겠습니까?
둘째, 불투도계이니 남의 것을 탐하지 않으며 항상 베푸는 마음을 가지겠습니까?
셋째, 불사음계이니 일체 삿된 마음과 음심을 버리고 항시 마음을 청정케 하겠습니까?
넷째, 불망어계이니 오직 거짓말을 하지 않고 입을 조심하여 항상 진실되게 살겠습니까?
다섯째, 불음주계이니 절대로 술을 과음하지 않으며 자기와 남을 위해서 분수를 지키겠습니까?
이 오계는 여러분들 안에 아주 참다운 아주 보이지도 않는 그 마음속에서 천차만별로 나오는 일부입니다.
전자에는 이 오계를 설할 때"술을 먹지 마라. 도둑질을 하지 마라. 사음하지 마라."
이런 모든 계율이 붙여졌습니다마는 나는 "과음하지 말라" 그랬습니다.
"살생하지 마라." 이러는 거보다도 내 몸같이 아끼고 내 생명같이 아낀다면,
하다못해 산에 올라가다 꽃 한 송이 제대로 못 꺾습니다.
여러분들께서 높이 볼 것도 없고 얕이 볼 것도 없고,
모두 나 아님이 없고, 내 자리 아님 없고, 바로 내 몸 아님이 없고, 내 아픔 아님이 없는 그 자리에,
한자리에 생각하고,천차만별의 그 가지가지마다 내 한마음으로 들고 한마음에서 난다는 사실을 알면
일체 만법이 하나로 돌아가는데 그 하나는 어디로 돌아가는가를 똑똑히 아실 겁니다.
5. 빈 그릇이 되려면
'남을 한 번 때렸으면 너도 한 번 맞는다.' 이것을 바로 인과응보라고 합니다.
그러나 인과응보라고 이름 붙이기 이전에 우리가 한번 생각해 볼 점이 있지 않은가 이렇게 봅니다.
한 번 때렸으면 한 번 맞는다 할 때 '아하! 때린 것도 나고 내가 때렸기 때문에 바로 내가 맞은 것이다.' 이런다면
얼마나 감사하겠습니까?
그러니까 그것이 바로 내가 나를 성숙하게 만드는 수행 과정이라고 생각할 때 거기에는 업보가 붙지 않습니다.
나의 근본 주처인 참나가 현재 나를 다지고 다져서 스스로 느끼고 알고 성숙하게 하기 위해
이끌어가는 것이라고 생각하면 감사한 마음이 들 것이고 업보도 붙지 않고, 비워지고 비워지면서
빈 그릇이 될 것입니다.
6. 물 흐르는 대로, 닥치면 닥치는 대로
라면 한 그릇을 먹으나 밥 한 그릇을 먹으나 하루 살기는 마찬가지입니다.
별다를 것 없어요.
그런데 ‘더 좋은 거 해 먹자, 더 좀 맛있는 거 해 먹자’ 이러는 마음이 파탄을 일으킵니다.
뭐가 생기면 생기는 대로, 우리 집에 들어왔으면 들어온 대로, 가면 가는 것 잡지도 말고,
오는 것 막지도 말고 생긴 대로, 물 흐르는 대로 사십시오.
만물만생이 모두, 물속에서 살아도 물은 그저 그들의 집이 되어 주고
끝없이 흘러가면서 유유하게 흘러갈 뿐이니 "날 보고 살아라.
나처럼만 살면 무엇이 걱정이냐." 합니다.
산은 산대로 묵묵히, "나 같이만 살아라." 합니다.
그렇게만 한다면 무엇이 걱정이겠습니까?
한 철 나면 그뿐인 것, 한 철 동안 공부하던 게 세세생생으로 돌아가고,
세세생생 돌아가는 그 위치의 권한으로 위의 가신 조상들도 다 건질 수가 있고
아래의 자식들도 다 건질 수가 있는데 말입니다.
7. 지혜를 굴리는 삶
마음이 가난하다면 정말 가난하게 사는 법이고 마음이 풍부하다면 정말 풍부하게 사는 법입니다.
그러니 여러분은 마음을 가난하게 두지 마시고, 우울하게 두지 마시고, 항상 보람있게 또는 생동력 있고 겸손하게
항상 웃는 낯으로 대하세요.
지혜가 무기가 되어 굴리는 살림살이를 해야만이 앞으로 풍부한 살림살이가 될 뿐 아니라
대인으로서 세계적으로나 우주적으로나 전체에 공헌할 수 있다는 애깁니다.
8. 한순간 뛰어 넘어라
만약에 속이 상해서 와락 소릴 질렀다고 합시다.
그것도 바로 그대로 놓은 겁니다.
그냥 '한순간 뛰어넘어라.' 이겁니다.
한순간에 뛰어넘어야지, 그것을 붙들고 또 놓치고선 악을 썼구나
그럼 사람이 뭐, 말도 못 하고 악도 못 씁니까?
악을 쓰되 쓰지 말고 쓰지 않되 써라 이겁니다.
여러분!
이것이 그냥 악쓴 것도 놓은 거고 악 안 쓴 것도 놓은 겁니다. 왜 자꾸 걸립니까?
그러니까 이게 뭔가 하는 것도 놓은 것이요, 붙들지 않고 하루 종일 일을 했으니
또 놓쳤구나 하는 것도 놓은 겁니다.
놓쳤다고 하는 것도 놓은 거고 붙들고 있다 하는 것도 놓은 거니까 모두 다 놓으십시오.
9. 마음공부를 하다 보면
마음공부를 하다 보면 말수가 적어지고 또 욕심이 적어지고 집착이 적어지고,
높고 낮고 이런 것에 집착이 적어지고 반항이 적어지고 남을 원망하는 게 적어지고
매사가 다 그렇게 달라집니다.
사람이 스스로 그냥 자꾸 개선이 되죠. 이렇게 해서 금이 되는 겁니다.
자기가 자기를 금으로 만드는 겁니다
10. 사랑하고 삽시다
올해는 우리가
"둘로 안 보는 도리가 뭡니까?" 이렇게 묻기만 할 게 아니라
둘로 안 보는 도리를 내가 실질적으로 알도록 해야 되겠습니다.
그러니 가족에게도 착을 두지 맙시다, 모두가 한 철 살림살이이니까요.
사랑하고 자비를 베풀되, 너 나 할 거 없이 전부 사랑을 베풀되
착은 두지 말자 이겁니다.
아파도 대신 아파 줄 수 없고, 대신 먹어 줄 수도 없고 대신 죽어 줄 수도 없으니,
아예 그냥, 돌아서서 뼈저린 눈물 안 흘리게 우리 탁 놔 줍시다.
그냥 주인공이 끌고 다닐 수 있게 말입니다.
진짜로 자식을 위하고, 남편을 위하고, 아내를 위하고,
형제를 위하고, 부모를 위한다면 진짜로 믿고 탁 놔 버려야 하는 것입니다.
놓지 않으면 고에서 벗어나지 못합니다.
오늘 살다가 내일 죽는다 하더라도 무심으로 돌아가는
그 마음이라야 되지 않겠습니까?
최선을 다해서 사랑하세요. 사랑하고 자비를 베푸세요.
말은 부드럽게 해 주고 사랑해 주고 다 하면서도 착은 두지 마세요.
다 이렇게 열 배 천 배 더 잘해 주되 착은 두지 말고 하시란 말입니다.
이렇게 살다가 이따 죽는다고 하더라도 눈 하나 깜짝 안 하리 만큼
말입니다. 그래야 모두 고에서 벗어나는 것입니다.
11. 고난이 아니었더라면
여러분은
'뭔 소리가 저렇게 많아? 당장 나는 이게 급한데 말이야.'
이러시지마는 그것이 조그맣든 크든, 많든 적든 그것을 가지고 공부할 수 있는,
길을 택하는 재료라고 생각하세요.
재료가 없으면 공부를 못 합니다.
아무 걱정 근심도 없고 누워서 떡 먹기로 그냥 그러고 있는 사람이, 배짱 편안하게 있는 사람이
부딪침이 없는데 공부를 어떻게 합니까?
정신계를 어떻게 발전시키느냐고요.
그러니까 외려 감사하게 생각하세요.
애고가 오고 병고가 오고 환난이 온 것을 감사하게 생각하고 '아하, 이게 아니었더라면 내가 이 공부를,
이 길을 걷지 못할 텐데 이 길을 걷게 돼서 감사하구나.' 이렇게 생각하세요.
12. 몸이 아플 때의 공부 방편
몸이 아플 때 약을 먹는 것과 약을 먹지 않고 공부 재료로 잡고 가는 것의
차이에 대해 여쭈자 스님께서 말씀하셨다.
"약 먹어서 될 일은 약을 먹어야지.
그런데 약 먹지 않아도 될 일은 너희 공부니까, ‘이것도 거기다 놔 봐야겠다.
주인공의사한테 놔 봐야겠다.’ 하는 그것도 공부야. 저것도 공부, 이것도 공부.
공부 아닌 게 하나라도 있나? 요만한 것 하나도 거저가 없어.
바람 한 줄기를 베풀어 줘도 거저가 없다니까?
그래서 모두 고마우니까 모두 내 스승이고, 모두 나 아님이 없고, 모두 내 탓이고,
상대를 원망 안 하고 둘로 보지 않는다는 얘기지."
13. 어떤 것이 불교입니까
일체 만물만생의 생명이 불佛입니다.
만물만생이 서로 마음으로 통하고, 뜻으로 통하고, 말로 통하는 그것이 교敎입니다.
그러니 종교가 다르다 할지라도 모두 불교 안에 있는 것이지 바깥에 있는 것은 아닙니다.
불교를 믿으려거든 그것부터 알아야 합니다.
어떤 것이 불교입니까?
우리가 살아나가는 것이 불교입니다. 구원을 받으려고 믿는 것이 불교가 아닙니다.
바로 내가 자립성 있게 바로 내가 나를 발견해서, 계발을 시켜서 응용을 하는 겁니다.누구더러 해 달라고 해야 합니까?
남의 나무의 열매가 크고 건실하고 먹음직스럽게 잘 열렸다고 해서 그것을 택하렵니까?
우리가 못났든 잘났든 내 마음속에 진정한 내 주인공, 참나가 있는데도 불구하고
잘난 남의 마음으로 내가 구원을 받으려고 애쓰고 방황하고 다니는 그 마음이 얼마나 가엾습니까.
여러분이 만약에 그런 믿음을 갖고 있다면 부모 없는 고아와 다름없는 것입니다.
그러나 내 마음 가운데서 내가 나오기 이전 '나'를 찾는다면 여러분은 고아가 아닌 것입니다.
14. 마음공부의 시작은 마음먹기부터
우리는 한철 살다가는 나그네이다.
그러한 나그네로 살고 있는 우리는 평등한 마음으로 웃으면서, 매사를 내탓을 돌리며 넓은 아량과 지혜를 가진 인간으로 사느냐,
아니면 무슨 짓을 해서라도 살아야 하겠다는 모진 마음으로 나가느냐 각자 판단해 볼 일이다.
다만 한 철 나기 위해 이 세상에 와서 이 도리를 알지 못하고 간다면, 언제 다시 인간으로 태어나서 실현할 수 있을지 도저히 기약할 길이 아득하다는 것을 잊지 말라.
지금 현실의 환난과 고통 때문에 죽을 지경인데 공부할 사이가 어디 있겠느냐고 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런 환난과 고통이 모두 나로부터 나온 것이니 나온 곳에다 되맡겨야 녹아내리지, 그렇지 않고 엉뚱한 곳에서 답을 찾는다면
어떻게 그것이 변해서 돌아갈 수 있겠는가.
그러하기에 환난도 고통도 다 공부의 재료인 것이요, 생활이 그대로 이 공부라 하는 것이다.
그러나 계속해서 역경계가 닥쳐올 때에 그것을 어렵고 지겹고 고통스러운 것으로 느끼지 않고
공부의 기회로 생각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수행이 처음부터 꼬 대단한 결심으로 시작되는 것만은 아니다.
마음이라 한순간에 천리 안팍이라도 드나들고, 한순간에 이 생각 저 생각을 오가는 것이니
한순간에 돌릴 수 있는 것이므로 우선 그 쉬운 '마음먹기'부터 시작하면 된다.
- 다음글마음공부를 하게 되면 24.01.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