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지원 후두둑 나를 떨구고 - 꽃이 지는 모습을 보며
본문
하루 일과를 시작하기 전,
선실에 들어가 인사를 올리는데
큰스님전에 공양 올린 함박꽃잎이
후두둑 잎을 떨구어 소복이 쌓여 있었습니다.
그 꽃잎들은 아~ 탄성과 함께 잠시 저를 우뚝 멈추게 했습니다.
삼배를 드리는데
‘저도 저 꽃잎들처럼 후두둑 근본으로 떨어져 내리겠습니다.’
‘활짝 피었다 지는 꽃처럼 한 점 미련도 없이 떨어져 내리겠습니다.’
‘나라는 생각을 후두둑 떨구어 한마음 근본자리에 하나 되겠습니다.’
불현 듯 발원들이 절로 피어났습니다.
그 꽃잎들을
살포시 두 손 가득 쓸어 안고와
책상위에 놓아둡니다.
오늘 하루
책상위에 놓인
저 꽃잎들을 볼 때마다
나다,
내가 한다,
내가 옳다,
힘들다,
이게 좋다,
너다,
올라오는 모든 생각들을
후두둑 떨구리라 마음 냅니다.
나를 떨군 후라야
활짝 피어날 수 있습니다.
활짝 피어난 꽃만이
미련 없이 질 수 있을 겁니다.
우리에게 주어진
모든 순간에
후두둑 나를 내려놓고
한마음의 꽃을 활짝 피워보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