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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지원 우리의 근본으로 돌아가는 길 다도 - 한마음선다회 수료식 및 입학식

본문

 

계절이 바뀔 때면 바람이 붑니다.

바람이 계절을 실어 오는 것처럼.

 

계절이 바뀔 때면 비가 옵니다.

빗물을 타고 계절이 내리는 것처럼.

 

이렇게 바람이 불고, 비가 오는 날이면

어떤 일을 하면 가장 어울릴까요?


봄을 재촉하는 비가 내리던 36.

계절이 두 번 바뀌는 동안 다도 공부를 함께 해 온

한마음선원 부산지원 한마음선다회의 수료식이 열렸습니다.

또 앞으로 3년 동안 공부를 이어갈 5기 입학식도 함께 가졌습니다.

 

비가 내려 촉촉해진 마당을 지나 연묵당에 이르니

입구에는 꽃바구니에 꽃이 한가득 담겨있고

고운 한복을 입은 선다회 보살님들이 꽃처럼 환한 미소를 지으며

마주 서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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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묵당으로 들어서니 4기생들이 2년 공부의 결실처럼 차려놓은

차상이 빙 둘러 놓여 있네요.

찻상 앞에는 먼저 공부하신 1, 2, 3기 선배님들과

앞으로 공부를 하게 될 5기 신입생들이 앉아 있습니다.

 

차상을 앞에 두고 앉으니

비오는 날엔 그 어떤 일보다 차 한 잔 우려 마시는 일이

어울린다는 생각이 절로 듭니다.

비 소리와 함께 차향은 더욱 깊어져 마음에 까지 스미고

차의 온기가 더욱 따스합니다.

 

수료식이 시작되기 전 연묵당은 고요함의 극치에 이릅니다.

향기마저 손에 잡히고 찻잔에서 피어오르는 김의 소리마저 들릴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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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료식이 시작되었습니다.

20173월에 입학식을 갖고

다도 공부를 시작한 한마음선다회 410명이

한 사람도 빠짐없이 수료증을 받게 되었으니 더욱 특별한 수료식이었습니다.

 

2년 동안 실용다법, 전차 생활다례, 말차 생활다례, 접빈 다례,

테이블 세팅, 수놓기, 도자기체험, 제다, 다식 만들기 등의 수업을 이어오는 한편

매 수업마다 동다송, 다신전에 실린 시 한수를 함께 읊고 마음을 나누며 차인으로 성장해 나갔습니다.  

 

3기 총무인 윤연주 보살님이 팽주가 되고 4기 총무인 정보민 보살님이 봉차자가 되어

차를 우려 정성스럽게 혜도스님께 올렸습니다.

모두가 지켜보는 가운데 차를 우리고 그 차를 받아 스님께 올리는 시연은 시험을 보는 순간처럼 떨리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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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의 시선이 시연으로 모여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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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호 구순희, 일효 김민경, 명은 방성자,

진재 서미경, 은기 엄순필, 진귀 정보민,

혜심경 이연자, 수일성 이정애, 법화선 진민경, 곽순태

한 사람 한 사람에게 모두 수료증을 전달한 지원장 혜도 스님께서 축하의 말씀을 해 주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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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기 신입생들도 스님과 선배님들께 인사를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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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엄숙하니까 벌 받는 거 같아요.”

일순간 웃음이 터지고 팽팽하던 긴장감이 사르르 녹아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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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결 편안해진 가운데 스님께서는 축사를 이어가셨습니다.

차의 빛깔이 수없이 다르다해도 이라는 한자리에서 나왔듯이

우리 모두도 제 각각 다른 듯하지만 본래 마음 자리는 하나입니다.

모두가 나와 둘 아니다라는 마음, 그 마음이 차를 나누는 마음이 아닐까 합니다.

분별하는 마음을 내려놓고 공식의 한생각을 들이고 내어야 할 것입니다.

그런 마음으로 내어주는 차 한 잔은 차가 아니라 자기 근본에 대한 믿음으로 한생각을 들이고 내는 수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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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님께서는 우리가 사는 이유도 수없이 삶과 죽음을 반복하는 이유도 차를 하는 이유도

우리 모두가 근본으로 돌아가기 위해서라는 것을 다시금 상기시켜 주시며 차를 하는 마음에 대해 일깨워주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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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님 말씀을 듣고 보니

바람이 불고 비가 내릴 때 어울릴 일이 따로 있지 않겠군요.

자기 근본으로 돌아가기 위한 일이라면 그 어떤 일도 가릴 게 없구나 싶어지네요. ^^

 

2년의 공부를 마친 4기생들의 소감도 나누었습니다.

 

“30대 초 차를 배우고 싶다는 막연한 생각을 했지만 이후에는 까맣게 잊고 있었는데

한생각을 내었던 것이 이 자리에 와서 차를 배우게 한 씨앗이 된 것 같습니다.

차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다가 하나 하나 알게 되면서 차차로 몸에 익어 가게 하라는 선생님 말씀대로

그렇게 익어가는 것을 느꼈을 때 참 감사했습니다.

                      이제 차는 바로 나이자 감사함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  4기 총무 정보민

 

퇴직 후 선원을 놀이터 삼아 지내보리라 생각하다가 다도를 배우게 되었습니다.

다도는 차분하고 품위 있는 사람만 해야 할 것 같아 망설이다 딸의 적극적인 권유로 하게 되었습니다.

차를 배울 수록 다도 공부가 마음공부와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선생님께서 수업마다 시 한 수를 들려주셔서 참 좋았고

이제는 다도 공부가 마음공부의 든든한 동아줄이 되어 주고 있습니다.” 4기 김민경

 

“4년 전 도량에서 하루찻집을 할 때 다도 선생님의 모습이 너무나 품격 있고 아름다우셨습니다.

그래서 언젠가 나도 다도를 배워보고 싶다 생각하다가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부족하지만 이렇게 배워 일상에서 활용할 수 있어서 더욱 감사합니다.” 4기 방성자

 

4기생들 모두, 다도만 배우신 게 아니라 스피칭 기법도 배우신 듯 정말 표현들을 멋지게 하시더라구요.

다도 공부를 통해 나날이 기품 있어 지고 우아해지신 4기생들을 보니 5기생들의 변화도 기대가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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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료식이 끝나 갑니다.

이쯤 되면 다도 선생님의 소감을 빼 놓을 수 없지요?

4기생들이 행다를 할 때는 행다하는 4기생보다 더 긴장된 얼굴로 지켜보다가

수료증을 받을 때는 그 누구보다 환한 얼굴로 축하의 박수를 치던 바로 그 분.

바로 우순열 한마음선다회 선생님.

 

저도 부족함이 있지만 큰스님의 가르침을 차 공부에 녹여내고자 정성스럽게 해왔습니다.

수업을 통한 차 공부는 수료했지만 매주 꾸준히 스스로 연구하고 배워가는 차 공부는 이제 시작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앞으로 선원의 여러 행사에서 대중들에게 차 공양을 올리면서 배움을 회향하는 4기생들이 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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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을 행복하게 하는 차 한 잔.

응어리진 마음을 녹여주는 차 한 잔.

사람의 소중함을 일깨우는 차 한 잔.

차향만 맡아도, 차 빛깔만 보아도, 한 모금만 마셔도

내가 부처구나,

모두가 부처구나,

우리 존재의 실존에 가 닿게 하는 차 한 잔.

한마음선원 부산지원 한마음선다회가 향해가는 차의 경지입니다.    


이제 3165기생들의 첫 수업이 열립니다.

3년 동안 이어질 5기생들의 앞날을 비추이듯

비 개인 푸른 하늘에서 환한 봄 햇살이 내렸습니다.

 

이제 또 시작입니다.

수료하신 4기생들도 이제 입학하는 5기생들도

다도 공부를 하면서 우리의 근본으로 돌아가는 길 위에 다시 새롭게 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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