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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마음 당신은 대체 인생을 어떻게 살고 있는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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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드라마 얘기 좀 할게요 ㅋ
요즘 좋아하는 드라마 있으세요?
저는 거의 티비를 안보는데 한번씩 드라마에 빠져들 때가 있어요.
요즘 주말이 되기를 엄청 기다렸다가 챙겨보는 드라마가 있답니다.
바로바로 KBS2에서 하는 참 좋은 시절~~~^^

제 인생 최고의 드라마는 '미안하다 사랑한다'였어요. 
그 후로 그 드라마를 쓴 이경희 작가에게 홀딱 반해서 그의 드라마는 거의 다 챙겨봅니다. 
참 좋은 시절도 꽤 오랫동안 기다려왔던 이경희 작가의 작품이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1회부터 본방사수 중이죠^^
중간중간 (제 느낌이지만) 애초의 기획에서 많이 방향이 벗어나기도 하고, 엉성한 구조나 플롯 등 
김 빠지는 스토리 진행을 보이기도 했지만 저는 매회 그 안의 인물들에게 빠져들었어요. 
그러면서 늘 한편의 드라마가 끝날 때마다 역시 '이경희 작가야' 하면서 따뜻한 마음으로 일어서곤 했답니다.^^
왜 역시 이경희 작가냐...

'꼭지' '미안하다 사랑한다' '상두야, 학교가자' '고맙습니다' '이 죽일 놈의 사랑' '착한 남자' ...
전작들에서 보이는 작가의 세계에는 언제나 그야말로 세상 어디에서도 본 적이 없는 착한 인물들이 아주 매력적인 설정과 독특한 캐릭터로 분하고 등장하지요. 
그리고 그 어떤 악한 인물들도 그만의 배경을 갖고 세상에 이해를 구하게끔 기회를 주죠.
그래서 선악의 대립구도나 권선징악처럼 식상하고 단순한 결론을 도출하는 법도 없으면서 보는 이들에게 번번히 이런 질문을 던지는 거처럼 느껴져요. 
당신도 이렇게 착하게 살 수 있어? 이 정도는 되야 진짜 인간이라고 할 수 있지 않겠어? 

'참 좋은 시절' 에도 여지없이 세상 어디에도 없는 착한 인물과 물색없고 철없는 인물들이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며 살아가는 이야기를 보여줍니다.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장소심이라는 여인은 젊어서 연하의 철없는 남편이 집을 나간 후 어린 자식들과 사고로 대소변까지 받아내야 하는 시아버지, 그리고 어린 쌍동이 시동생까지 거두어야 하는 가장이 되어 우직하게 살림을 꾸리며 살아옵니다. 게다가 남편이 밖에서 낳은 아이라는 걸 알면서도 집앞에 버려진 사내아이를 자식 이상으로 정성껏 키우고, 몇 년후 그 아이의 엄마인 걸 알면서도 남편의 여자를 거두어 형 동생 하며 서로 의지하고 살아요. 
온갖가지 마음의 상처를 안고 시아버지 병구완에 대식구들을 먹여살리는 일까지 연약한 몸으로 힘든 내색없이 해오면서 가장 큰 의지처는 시아버지였습니다. 남편이 없는 몇십년 동안 시아버지는 그녀의 남편이자 아버지이자 친구이기도 했던 것입니다. 
철없는 남편이 다시 집으로 돌아왔지만 가족은 쉽게 받아드릴 리 만무하죠. 그리고 얼마 후 시아버지는 모든 갈등의 요소들을 따뜻하게 감싸안고 눈을 감으십니다. 
장례후 쌍동이 시동생들이 시아버지 이름이 걸린 문패를 형수의 이름으로 바꾸어 걸어둡니다. 그를 본 형이 항의를 하지만 소용없는 일이었어요. 오히려 동생들은 가장은 오직 형수 뿐이라며 형의 존재를 부정하는 말들을 뱉고 사라져버리죠. 
이에 문패를 보며 대문 앞에서 남편은 안에 있는 아내에게 소리쳐 묻습니다.   

"누나야, 내 진심으로 궁금해서 묻는데... 누나 니는 대체 인생을 어떻게 살아온기고? 어떻게 살아왔길래 모두가 누나 니편만 드는고?"

드라마에 너무 심취해있었던 걸까요?
그 장면에서 저의 볼에 성질급한 눈물이 뚝하고 흘러 떨어졌습니다. 
그 소리가 왜 저한테 묻는 것처럼 들렸을까요...ㅎㅎ
마치 누군가 저에게 "당신은 대체 어떻게 살고 있는가?" 라고 물어오는 것처럼 들렸던 그 질문에 숨이 멈출 것 같은 막막함을 느꼈다고나 할까요... ^^
비록 드라마라고 하지만 다가오는 모든 인연을 마다하지 않고 마음을 다해 보필하며 묵묵히 자기 몫을 살아온 여인네를 보면서 굳이 나라면? 이라는 대입을 하고 싶지는 않았지만 그 질문에는 생각해보지 않을 수 없더군요..^^

나는 대체 어떻게 살고 있는가...
모자라게 생각되었던 많은 것들이 떠올라 가슴이 쿵 하고 내려앉기도 하고, 그래도 잘 살아가려고 애쓰고 있다고 정체모를 누군가에게 반박하거나 혹은 설득이라도 시키고 싶었지요.ㅋ  

정작 질문을 받은 드라마 속의 누나는 움찔도 하지 않습니다. 어차피 그녀가 인생을 살아오면서 타인의 인정을 바란 적도 없었고, 밸도 없는 바보라는 놀림을 받으면서도 남편이 있건 없건 한결같이 자식은 물론이요 시아버지, 시동생, 남편의 여자와 아이까지 거두며 살아온 삶이니까요. 그녀가 세간의 잣대로 규정하는 의무나 도덕을 생각하고 따지며 살았다면 어떻게 되었을까요..? 
그녀에게는 모든 인간 군상들이 그냥 마주하면 모두가 안쓰럽고 짠한 인생들이었기에 보듬을 수 있었던 게 아닐까 저는 생각이 돼요. 
그래서 드라마 속 캐릭터긴 하지만 그런 삶을 만나는 것만으로도 좁은 저의 그릇이 저렇게 넓어지려고 조금 더 애쓰며 살고 싶어지고 더 따뜻해지는 것 같고... 그러네요^^
그래서 저는 이 작가를, 이 드라마를 좋아하지 않을 수 없고, 얼마남지 않은 엔딩을 아쉬운 마음으로 기다리고 있답니다.

여러분은 어떻게 살고 있나요?^^
 
드라마 ost 두 곡, 선물로 투척하고 잠자리에 들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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