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아이 죽은 후 의욕 잃어... > 길을 묻는 이에게

길을 묻는 이에게


길을 묻는 이에게는
큰스님 법문 중에서 발췌하여 답을 올립니다.

건전한 게시판 문화를 위하여 성격에 맞지 않는 게시물, 광고 등 유해성 글들은 관리자가 임의로 이동, 삭제할 수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 질문을 올리기 전에, 게시된 글들을 참고하시면 많은 도움이 됩니다.

딸아이 죽은 후 의욕 잃어...

본문

질문

불교가 무언지 잘은 모르지만 부처님 가르침이 좋아 절에 다니는 불자입니다. 금년 6월에 저희 딸아이가 학교 내 수영장에서 익사한 사건이 있었습니다. 이제 겨우 9살, 피지도 못한 어린 꽃이었는데 말입니다. 저는 자식을 잃은 고통으로 말미암아 죽음의 유혹마저 느끼고 있습니다. 어찌 이렇게 가혹한 일이 있을 수 있는지, 정녕 저의 업으로 인한 자식의 희생인지 아니면 그 아이가 이승에서의 생명이 그 뿐인지 아직도 저는 그 아이가 엄마를 부르며 집으로 올 것만 같습니다. 이세상 단 하나의 핏줄이었던 그 아이가 없는 세상은 아무런 의미가 없는 듯 합니다. 절에서 49재를 모셨습니다. 제가 그 아이를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입니까? 그 아이가 저에게 다시 딸로서 환생하여 올 수만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해 봤습니다. 제가 이 고단한 삶을 헤쳐 나갈 수 있는 길을 제시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댓글목록

큰스님 말씀

관리자님의 댓글

관리자 작성일

어느 부모가 자식이 잘못되기를 바라겠습니까? 물론 서로 구름처럼 모였다 헤어졌다 하는 인연에 의해서 부모의 인연을 맺고 자식의 인연을 맺었기 때문에 그 인연 줄을 뗀다는 것이 참 어렵습니다. 어렵기 때문에 자식을 마음으로 못 잊어하고 잘 되기를 원하는 그 부모의 마음은 변치 않는 것이겠지요.

그렇지만 부처님께서는 그것을 고, 집, 멸, 도로 설명하셨습니다. 우리 인간이 살아나가는 것을 왜 ‘고(苦)’ 라고 하셨을까요? 말하자면 여러분 육신의 모든 세포가 육신으로 봐서는 법망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니까 악업, 선업이 거기 포함해서, 모두가 악업 선업으로 인해, 예를 들어서 부모의 인연이든 자식의 인연이든, 자식이 부모가 되고 부모가 자식이 되는 인연들, 또는 짐승이 사람이 되고 사람이 짐승으로 퇴보되고, 또 승화되기도 하고 이러한 인과가 모두, 거기에서 수십 억 마리가 지금 회전을 하고 있습니다. 그러니 때로는 즐거운 일도 나오고, 때로는 속상한 일도 나오고, 때로는 우환이 생기고, 때로는 병고가 생기고, 절망이 생기고, 이별이 생기는 일이 수없이 일어납니다, 그 악업 선업으로 인해서 말입니다.

 그래서 부처님께서 모든 것에 속지 말라 하셨습니다. 환상에 속지 말라. 일어나는 대로 모든 것을 내려놔라. 즉 말하자면 방하착 하라고 하셨습니다. 그러면 우리가 작업을 어떻게 해야만 되겠습니까? 거기서 나오는 거든지, 또 오관을 통해서 들어오는 거든지, 내가 있기 때문에 우주도 있고, 생활도 있고, 생존도 있고, 부처도 있고 모두가 있는 겁니다. 각자 내가 없다면 아무것도 없는 겁니다. 그래서 어떤 것이 먼저냐고 한다면 각자 내가 먼저입니다. 여러분이 계시기 때문에 부처도 있는 거지 여러분이 존재하지 않는다면 부처도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여러분이 넘어지면 일어날 힘도 여러분에게 있다는 것입니다. 여러분 속에서 나오는 것을 다시 그 자리에 맡겨 놓는다면 이미 가설은 다 돼 있으니 밝게 스스로 밝힐 수가 있는 겁니다. 산 사람의 마음과 죽은 사람의 마음은 동일합니다, 체는 없어도 말입니다. 그러니 엄마의 마음에 스윗치가 올려져서 밝게 불이 들어온다면 나와 자식이라는 인연으로 가설된 그 자리도 더불어 밝게 불이 들어올 수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그런데 그렇게 하지 않고 어두운 마음으로 애착하는 마음만 가지고 항상 그리워하고 있다면 그 아이의 마음이 밝게 깨어날 수가 없지 않겠습니까? 둘이 아니니까요.

그러니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내가 살아가는 생활의 모든 것을 근본에 놓아서 근본에서 해결할 수 있게 해야지, 그러지 않고 밖으로 구하고 몸을 동동 구르면서 달려나가서는 나에게도 공덕이 없고, 나와 인연됐던 자식에게도 공덕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아셔야 해요. 그 자리에서 만든 인연이니 그 자리에서 해결할 수 있도록 똘똘 뭉쳐서 밀어 넣고 새털처럼 가벼운 마음으로 살아가세요. 오직 마음에서 벌어진 일이니 마음으로 해결해야 과거의 아픈 인연들이 한 찰나에 벗어나 더 나은 인연으로 다시 만날 수도 있을 테니까요.

목록

대한불교조계종 한마음선원(13908) 경기 안양시 만안구 경수대로 1282Tel. 031-470-3100Fax. 031-470-3116
Copyright (c) 2021 HANMAUM SEONWON. All Rights Reserved.
"이 제작물은 아모레퍼시픽의 아리따글꼴을 사용하여 디자인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