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쁜 꿈도 좋게 돌리면 되는지...
본문
질문
여쭙고 싶은 것은, 예를 들어서 어떤 계획된 일을 앞두고 전날 밤 꿈을 꾸었을 때 이상하다는 느낌이 들고 별로 좋지 않을 것 같다는 예감이 드는 경우, 다음날의 일정이 취소 가능한 것이라면 취소하는 것도 어려움을 피할 수 있는 한 방법이 되는지, 아니면 주인공에 관하여 좋지 않은 것도 좋게 바꾸어 쓰면 되는지 궁금합니다
댓글목록
큰스님 말씀
한 생각에 자기를 구덩이에 넣을 수도 있고 한 생각으로 인해서 자기를 구덩이에서 건져낼 수도 있는 마음의 도리, 그래서 한 생각이 그렇게 중요합니다. 꿈을 꾸고서는 ‘나쁜 꿈을 꿨으니까 오늘 조심해야지..’ 하고 걱정근심을 하면 꼭 나쁘게 돌아옵니다. 독 안에 들어도 못 면합니다, 그거는.
그런데 항상 얘기하듯이, 아들이 부르면 아버지의 말과 행동을 하다가 옆에서 부인이 부르면 금방 남편이 되고, 어머니가 부르면 또 금방 자식이 되듯이 우리 살림살이는 시공이 없이 돌아갑니다. 고정되게 한시도 머물러져 있지 않아요. 그리고 안 되는 것도 잠시요, 한 찰나요, 되는 것도 한 찰나입니다.
그러니 일거수일투족 다 나를 깨우치게 하기 위한 주인공의 나툼임을 믿고, 좋게 할 수도 있는 거다 하고 믿으란 말입니다. 못났든 잘났든 자기 자신의 자성을 믿지 않는다면 누구를 믿습니까? 허공을 믿겠습니까, 이름을 믿겠습니까, 형상을 믿겠습니까, 이 세상에 누구를 믿을 겁니까?
그래서 세상만사가 꿈이자 생시고 생시이자 꿈이라고 했습니다. 모든 것이 내 몸뚱이 속에 다 감겨져 있던 것이 나오는 거니까, 나온 그 자리에다가 모든 걸 놓아야 바뀌어서 돌아가는 거죠. 꿈도 거기서 나온 거고 생시도 거기서 나온 거고 사는 것도 거기서 나온 거고, 내가 형성된 것도 거기서 형성이 된 겁니다. 그러니 모든 것을 거기다 맡겨 놓지 않고 어떻게 하겠어요!
어린 자식들이 부모를 믿고 의지하듯 배울 때는 그래야 돼요, 어른이 될 때까지는. 어른이 되면 그때는 위도 알고 아래도 알면서 평등한 걸 알게 되니 맡기고 안 맡기고 할 것도 없이 그때는 그냥 목마르면 물 마시고, 배고프면 밥 먹고, 잠자고 싶으면 잠자고, 똥 누고 싶을 때 똥 누면 얼마나 시원하겠습니까
- 이전글세상의 종말에 대해서... 21.10.25
- 다음글딸아이 죽은 후 의욕 잃어... 21.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