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맡겨지지 않고 불안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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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
좋은 말씀에 항상 감사 드립니다. 눈앞의 현실에 흔들리지 않고 느긋하게 믿음을 갖고 모든 것을 주인공에 맡기려고 해도 쉽지가 않습니다. 불안한 마음까지도 주인공에 던지려고 해도 순간 순간에 불쑥불쑥 안에서 불안감이 솟아 올라옵니다. 현실적으로 코앞에 닥치는 문제들에 대해서 초연해지기란 정말 어렵습니다. 현실적인 문제들은 어떡하든 해결해야 되니까요. 지금 당장 해결되지 않는다고 해도 조급해 하지 않고 주인공에 대한 믿음을 놓지 않으려면 어떻게 마음을 가져야 하는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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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스님 말씀
그런 생각이 일어나는 것은 타고 내리는 것을 몰라서 그래요. 타면 내리고, 내리면 탄다는 것을 몰라서, 걸림 없이 돌아가는 줄을 몰라서 그렇게 걱정을 하는 겁니다. 즉 말하자면 50% 물질 세계의 되는 것만 알았지 그 물질 세계로 나오게 할 수 있는 영향력을, 보이지 않는 데서 걸림 없이 돌아가는 자체를 모르기 때문입니다.
조급하지 않아 천하없어도 마찬가지입니다. 마음이 체가 없어서 빨리빨리 생산을 해서 현실로 나오게 하는 작업도 어려운 작업입니다. 그런 건데 그냥 욕심과 부질없는 급한 마음을 가져서 되겠습니까? 좀 느긋하게 마음을 가지고, 예를 들어서 ‘안되게 해서 좋은 일이라면 안되게 하고, 되게 해서 좋은 일이라면 되게 해라!’ 하고 놓아야 되는 거죠.
왜냐하면 남의 돈을 빌려 가지고 가게를 한다 뭐를 한다 하는 것도, 하게 해 가지고 망한다면 그건 안 하는 것만도 못하지 않습니까? 그러니까 못하게 될 거라면 못하게 하고, 되게 하려면 되게 하라고 놓으라는 겁니다. 양단 간에 ‘너만이 알아서 할 수 있다’하고 해결을 봐야 그게 지혜로운 마음이죠. 그저 아무 거라도 하기만 해서 좋은 것이 아니거든요, 그렇지 않아요? 그렇기 때문에 그것을 양단 간에 점을 찍으려면 그렇게 해서 놓는 겁니다. 그리고 우직스럽게 믿는 사람은 조급하지도 않아요. 왜 믿질 못하고 조급하게 구는지 모르겠어요. 어련히 할까 봐서, 어련히 자연적으로 안 생길까 봐서요.
그러니까 모든 것을 그렇게 거기다, 되고 안 되고를 다 맡겨 버리면 그 일이 되든 안되든 모든 것이 서로 상응하며 흥감하게 돌아가는 그 맛을 알게 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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