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인한 생각 자꾸 떠올라요. > 길을 묻는 이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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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인한 생각 자꾸 떠올라요.

본문

질문

참선을 하다 보니까 아주 거칠고 잔인한 생각 또는 이상한 생각이 떠오르는데 어떻게 해야 할까요? ‘한마음 주인공, 너만이 할 수 있어’라고 해도 잘 없어지지를 않습니다. 그리고 무례한 생각도 너무 많이 떠올라요. 그런 생각들을 하지 않으려고 애를 쓰니까 더 떠오르고 그냥 놔두니까 너무 주체할 수 없이 올라옵니다. 그런데 그 생각은 제가 고의적으로 하는 생각도 아니고 누군가가 생각을 대신 하고 있는 것 같으니 어떻게 해야 합니까? 또 습을 없애려고 ‘한마음 주인공, 너만이 할 수 있어’라고 했는데도 그 습이 매우 질기게 없어지질 않아요. 어찌 해야 좋을지 가르쳐 주시기 바랍니다 

댓글목록

큰스님 말씀

관리자님의 댓글

관리자 작성일

우리가 목에다 걸고 다니는 염주는 찰나찰나 돌아가는 것을 표현해 놓은 겁니다. 그리고 또 백팔번뇌를 비유해서 해놓은 거라고 하는데 그걸 백팔 번뇌라고만 해서는 안 된다고 봅니다. 우리가 생각을 하지 못하면 목석이죠? 육체가 없으면 무효죠? 생명이 없어도 무효입니다. 그러니 어떻게 생각나는 것을 망상이라고만 밀어붙이겠습니까? 생각나는 것이 바로 나를 성장시키는 재료라고 봐야죠. 팥죽을 끓이다가 보면 익으려고 할 때 팥죽 방울이 수없이 올라오죠? 그럼 그걸 다 망상이라고 하겠습니까? 팥죽 방울이 그렇게 많이 나오는 거는 팥죽이 끓다 보니 익으려고 나오는 건데 말입니다.

그래서 팥죽 솥에 팥죽 방울 일어나듯이 망상이 일어난다고 하는데 그게 망상이 아니라 나를 발전시킬 수 있는 재료라고 생각하라는 겁니다. 그거는 바로 나를 성장시키기 위한 재료다. 팥죽을 익히기 위해서 팥죽이 끓는 거와 같이 그건 성장력을 주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그것은 망상이 아니라 나를 성장시키기 위해서 자꾸 일어나게 하는 것이니까 감사하게 생각하고 거기다가 일임해서 놓으라는 거죠. 그걸 망상이라고 하면서 떨쳐 버리려고 몸뚱이로 아무리 해봤자 몸뚱이 떨어지면 입도 떨어지고, 입 떨어지면 말도 떨어지는데 뭐 남는 게 있겠어요?

그리고 사실 내가 망상을 한다고 생각을 하니까 망상이지 아니 누가 망상이라고 이름을 지어놨는지, 그것도 사람이 지어 놨을 테죠. 그것에 왜 흔들립니까? 그래서 망상은 바로 여러분이 물리가 터질 수 있게 하는 수련이자 여러분을 성장시키는 것이기 때문에 끊는 게 아니라 그대로 여여하게 넘어가는 과정일 뿐이라고 생각하셔야 합니다.

그리고 습이라고 말할 것도 없지만 습이라고 하는 것은 그 습을 없애기 위해서 생긴 말입니다. 그걸 알리기 위해서 습이라 한 겁니다. 그러니까 살아왔던 관습으로 그런 거니까 그 관습을 없애라, 습이 본래 있는 게 아니다, 그러니까 어떤 것이 올라오더라도 ‘나오게 하는 것도 너니까 안 나오게 하는 것도 너 아냐?’하고 그렇게 그냥 놓아 버려라 이겁니다.

그래서 굳이 업식이라고 이름해서 부를 필요가 없다는 겁니다. 왜냐하면 모르면 업식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내가 과거에 얼마나 죄를 지었길래 이러냐고 그러는데, 그러는 걸 보면 웃음이 슬그머니 나와요. 인간으로서 활딱 벗어나지 왜 저렇게들 못 벗어나고 저러나 싶고, 그냥 자유스럽게 뛰어야 되는데 자유스럽게 뛰질 못하게 마음을 외려 붙들어 매놓고 있으니 말입니다. 그런데 본래는 자유스럽게 해 놓은 거거든요.

우리가 이 세상에 사람으로 나오기까지 엄청난 그 과정을, 수 없는 억겁동안을 걸어왔습니다. 그런데 그걸로도 모자라서 여기에 쓸리고 저기에 쓸리고 해서 진짜 부처님의 골수를 모르게끔 여러분 마음을 그렇게 만들 겁니까? 그래서 부처는 너무 가까워서, 위 속눈썹하고 아래 속눈썹하고 붙어서 깜박거리듯이 그렇게 작용을 하는 것이 바로 부처님 법이라고 표현하기도 했습니다. 그렇게 부처님은 아주 가깝게 자기하고 있기 때문에 멀리 따로 있다고 생각해서 애써 바깥에서 찾으려 하거나 구하려고 할 것이 아니라 그냥 그대로 모든 것을 참 나라는 내 자부처가 하고 있을 뿐이다 하고 믿고 다 놓으라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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