습관적인 일상의 노예 같아... > 길을 묻는 이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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습관적인 일상의 노예 같아...

본문

질문

일상 속에서 수행을 추구하는 30살 된 사람입니다. 그런데 하루 하루가 습관과 관습, 무의식적인 행동으로 일관하고 있으니 제 자신의 자유의지는 정말로 존재하는지 의심스럽습니다. 일상적이며 무의식적이고 습관적인 행동의 노예같이 생각되는 저에게 따뜻한 가르침의 말씀을 해 주셨으면 합니다. 

댓글목록

큰스님 말씀

관리자님의 댓글

관리자 작성일

살아가다 보면 내가 사는 모습이 만날 거기가 거기고 지지하게 하루 하루를 살아가고 있는 것처럼 느껴질 때가 왜 없겠습니까. 그렇지만 지지하다는 생각 자체도 놓고 지켜본다면, 자기도 모르게 마음이 고정되지 않고 찰나찰나 바뀌어지면서 변하고 있음을 알 수 있을 것입니다. 전자에 모자랐던 것이 채워졌을 수도 있고, 전자에는 잘했는데 지금은 그 마음이 타락이 돼서 그냥 줄어들 수도 있는 겁니다. 그러니깐 본래 고정됨이 하나도 없이 바뀌어 돌아가고 있는 거죠. 이 세상의 모든 것은 자유스럽다는 사실입니다.

그런데 내 몸 속에 들어 있는 의식들이 자발적으로 마음을 내서 잘 이끌어가게 되는 게 아니라 내가 마음을 내야 알아듣고, 즉 마음으로부터 두뇌를 통해서 사대(四大)로 통신이 돼서 움죽거려준다는 거, 그걸 꼭 아셔야 합니다. 그래야 하나하나 업식들이 바뀌어집니다. 그렇게 하다 보면 속의 모든 의식들이 화(化)해서 바뀌어집니다. 화한다는 건 바꾸어진다는 것을 말합니다.

왜, 컴퓨터에 입력이 되면 그대로 나오죠? 그런 거와 같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제자리에다 놔라 하는 것은 뭐냐? 그 입력된 것이 나오는 자리에다 되 입력을 한다면 앞서에 입력된 게 없어지는 것입니다. 그 자리에서만이 과거의 모든 인과성·업보성·유전성·영계성·세균성 이 다섯 가지가 없어지고 팔자운명도 거기 붙지 않는다 이겁니다. 그게 바로 입력된 게 없어지기 때문입니다.

그것은 과거에 살던 모든 것이 의식 속에 잠재해 있기 때문에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자기 차원이 주어져서 바로 배우처럼 배역을 맡아 가지고 나오는 것입니다. 그 차원대로 내가 배역을 맡았기 때문에 거기에서만이 뱅뱅 돌고 있는 거죠. 과거에서부터 내가 행하고 익혔던 습들이 오늘날에 한데 부합이 됐고, 지금 살아가는 습이 미래에 가기 때문에 지금 공부하는 분들은 미래에 그 습을 짊어지고 가기 이전에 놓는다는 얘기입니다. 미래에 갈 것은 오늘에 녹이고 과거에 진 것도 바로 오늘에 녹인다 이겁니다. 과거에 지었던 습을 오늘에 놓는다면 미래에는 붙을 것이 없죠. 현재에 붙을 것이 없는데 어찌 미래에 붙을 것이 있겠습니까?

그렇기 때문에 우리가 바로 오늘에 놓지 못하면 미래에 다시 또 짊어지고 나오니 세세생생 항상 그 업보에 끄달리면서, 윤회에 끄달리면서, 유전에 끄달리면서 살아야하는 고된 아픔과 고독함, 외로움, 가난함을 다 겪어야만 하는데 이게 또 한 번만 겪고 그만두는 게 아닙니다. 유전이 되어서 항상 업보로 얽히고설켜서 돌아가니까 끝이 없는 겁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왕지사 이 생에 몸을 받아서 배역을 맡아 가지고 나왔으면 끄달리지 말고 아예 다 녹여버려야 한다는 겁니다. 오늘에 우리가 익히고 새기고 있는 이 공부가 세세생생을 가면서 자기의 인연줄을 다 녹여서 풀어버리고 벗어나게 되는 공부이니 어찌 소홀히 생각하고 갈 수가 있겠습니까. 습관적으로 산다는 그 생각도 나온 그 자리에다 놓고, 보다 진지하게 자신의 삶의 자세를 돌아보는 계기가 되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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