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과 담배를 끊지 못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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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
담배와 술을 끊지 못하는 사회인입니다. 아침에 일어나면 새로 인생이 시작된다고 다짐하면서도 어느 때 보면 담배를 물고 있는 저 자신을 봅니다. 스님 말씀대로 주인공에 맡기고 끊어보려 하지만 믿음이 적어서인지 순간 경계에 끄달려 다시 실패하고 그럽니다. 속으로 들뜨고 즐기는 습이 깊이 내 몸에 뿌리박혀 하루아침에 되지 않겠구나 생각하고 108배를 하기로 마음먹고 시작했으나 이틀만에 유야무야 되었습니다. 그래서 제 생각에는 게으르고 미련한 제가 할 수 있는 걸로 간단한 기도를 매일 드리는 것이 어떨까 생각하는데 꾸중과 가르침을 바랍니다. 그리고 좋은 기도문이라 하면 무엇이 있을까요
댓글목록
큰스님 말씀
한번 생각해 보세요. 지구에 붙어서 사는 생명체들이 얼마나 많습니까? 그렇죠? 그것들이 지구에는 다 쓸모가 있습니다. 하나도 쓸모 없는 게 없어요. 공존해서 돌아가면서 분담을 해서 자기의 소임대로 해나가는 부분이 다 주어져 있습니다. 그런데 그렇게 넓게 포착을 못한 사람은 ‘에이구! 요것 때문에 내가 귀찮아 죽겠고, 조것 때문에 내가 힘들어.’ 이러고 모두들 그럽니다. 그런데 그게 아닙니다.
그것을 모르겠걸랑 우리 몸뚱이 속을 좀 보십시오. 지구라고 생각하고 혹성이라고 생각하십시오. 속에 뭐 별거 다 있죠. 보기 싫은 것도 있고 징그러운 것도 있고 별의별 게 다 있어요. 그런데 그것이 혹성을 움죽거리게 하고, 이런 것도 나오게 하고 저런 것도 나오게 하고, 아주 건강하게 막 돌아다니게 만들 수 있는 그런 친구들이란 말입니다. 그러니 하나도 쓸모 없는 게 없어요. 하다 못해 뱃속의 거위 하나도 쓸모 없는 게 없어요.
예전에 어느 사람이 자꾸 배틀배틀 앓고, 옆구리가 이만큼 뭉쳐 가지고는 앓으니까 병원에서는 죽을 병에 걸렸다고 그냥 내 보냈어요. 그런데 어떤 스님이 탁발을 하러 왔다가 그것을 보고서 거위가 뭉쳐서 저렇게 애를 쓰니 거위 약을 먹고 담배를 알맞게 좀 먹이라고 그러더래요. 그전에는 거위 약이 없었지 않습니까. 그러니까 담배를 좀 먹이라고 그러시더랍니다. 그래서 담배를 하루 세 번씩 일주일을 피우니까 그 덩어리가 다 없어지더랍니다, 그래서 살아났답니다. 그러니까 어느 거 하나 약 아니 되는 게 없는 겁니다. 모두가 지나치게끔 하니까 병이 되는 거지 정도에 알맞게만 해서 굴리고 돌리면 다 약이에요.
술 먹지 말라는 것도 그냥 먹지 말라는 것이 아니에요. 약주로 자기의 체질에 맞게 알맞게 먹으면 피 순환이 잘 되고 건강에도 좋죠. 그런데 그것을 그냥 넉 다운이 되게 막 먹어대고 하니까 몸 안에 중생들이 도저히 감당을 못하는 거죠. 작용의 감당을 못하니까 몸뚱이가 나빠질 수밖에 없죠. 이렇게 되는 겁니다, 모두가.
그러니까 중도, 중심을 지켜라 이거죠. 중도로써 중심을 지킨다면 항상 회전이 됩니다. 가정에서도 말다툼을 지나치게 하면 싸움이 돼서 이혼을 하기도 하죠. 그 별거 아닌 거 가지구요. 인생살이가 뭐 그렇고 그렇지, 이렇게 생각하면 아무 것도 아닌 거 가지고 기뻤던 일은 다 잊어버리고 요만한 것 가지고 그냥 툭탁거리고 그러다가는 나중에는 큰 것까지 그냥 파산이 돼 버리죠.
그러니 모두가 마음 중심의 지조를 지키면서 항상 한마음으로 마음에 불을 붙이고 사세요. 거기에다 붙이면 내면 세계나 바깥 세계가 아주 밝아집니다. 밝아지는 것도 여러분이 지혜로운 마음으로써 굴림을 굴려야 밝아진다 이겁니다. 하여튼 너무 지나치면 안되겠죠. 하지만 그 양을 잘 조절하여 생활에 맞게, 내 몸에 맞게 하는 것도 마음의 주인이 이끌어 주어야 그렇게 되지 않겠습니까? 그러니 거기다가 맡길 수 밖에요.
하여튼 우리 모두가 중심을 지켜서 중도로서 중용을 할 수 있는 그런 의욕과 패기와 광대한 자유를 갖게끔 정신계를 길러야만 자기 자신의 문제, 생활에서 오는 문제뿐 아니라 모든 문제를 둘이 아니게 타파해 나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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