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이성 운이 없는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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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
저는 올해 만 29세 되는 남학생입니다. 가난하지 않은 중산층 집안에서 태어나 저 나름대로 어긋나지 않고 잘 살아왔다고 생각합니다. 정신계 쪽은 고등학교 때 눈을 떴는데 어떤 분은 제가 예전에 중국 쪽에서 많이 윤회를 하였으며 심지어 히말라야 쪽에서 가사를 입고 수행하는 모습을 보셨다고도 하시더군요. 꼭 그래서는 아니겠지만, 이상하게 이생에 전 이성 운이 별로 없었습니다. 스님께 이런 질문을 드리는 게 상당히 죄송스럽습니다만, 왜 아직까지 여자친구라 부를 수 있는 사람이 하나도 없었는지 그게 궁금합니다. 어쩌면 시간과 함께 흘러가는 것이 가장 좋은 것인지 모르겠습니다만, 앞일을 알지 못하는 중생인데다, 당장 근 10여 년의 외로움과 연세 드시는 부모님이 저를 조급하게 하고 있습니다. 어떤 마음가짐을 가지고 어떻게 생활을 해야 할는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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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스님 말씀
법우님이 그래도 수 없는 억겁 동안 진화되어 나오면서, 선근의 인연이 있었기 때문에 이렇게 마음공부를 할 수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인연이 없다면 모이질 않습니다. 손수건 하나를 들어도 인연입니다. 손수건을 내가 들어주지 않는다면, 이게 무엇에 필요하겠습니까? 손수건이란 이름조차 없어질 것입니다. 우리가 써주니까 바로 손수건이라는 빛이 있는 겁니다.
그렇듯이 우리가 생활 속에서 만나는 인연들이 한철 동안의 만남인데, 이 만남에 의해서 구덩이에서 빠져나오느냐 구덩이로 들어가느냐는 문제가 있는데 이 점을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그러기에 인의롭게 생각하고, 지혜롭게 생각하며, 착하게 마음을 쓰고 선한 일을 많이 하며, 악한 생각을 갖지 말고 항상 부드럽게, 더불어 같이 내면이나 외부 모두에 직결되고 가설되어 있는 한마음 속에 모든 것을 맡겨놓으세요. 외롭다는 생각도 참으라는 게 아니라 맡겨놓고 거기서만이 해결할 수 있다는 믿음을 가지고 물러서지 말며, 진실로 맡겨 놓으면 자기라는 게 없어집니다.
인위적이 아니라 마음으로부터 무조건 조건 없이 사랑한다면 아마 나에게도 조건 없는 사랑이 올 것입니다. 그러니 이 미묘한 도리를 생각으로만 하지 말고 직접 실험해 보세요. 실험을 해보지도 않고 나에게 맞는 인연이 오기만을 백 세 날을 기다린들 오겠습니까?
인연을 만나고 안 만나고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마음 공부를 열심히 해서 이 한 생에 생사윤회에서 벗어날 수 있느냐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렇지 않고 수 억겁을 살아가면서 사람도 됐다가, 짐승도 됐다가 이리저리 끌려 다니면서 근근덕신 살아갈 수만은 없지 않습니까?
사람이 깨우치고 본다면 구경선에 올라가서 평등공법에 이르면 나쁜 것도 좋은 것도 없이 그저 싱긋이 웃고 살수 있는 그런 이치가 있는데, 때에 따라서는 깨우치게 되면 아주 밝게 웃을 수 있고, 아주 진하게 울 수 있는 그런 자유인이 돼요. 값싼 사랑을 추구하기보다는 진한 자비를 말씀드리고 싶군요. 모든 사람이 욕정을 가지고 사랑이라고 그러는데 그건 아니에요. 진한 사랑은 자비예요. 더럽고 깨끗한 거를 떠난…. 안 그런가요? 모르겠걸랑 그렇게 생각하고 배워요.
인간 육신의 욕정은 사랑이 아니에요. 그건 사람이 살려고, 의지로 할 수 있는 둥지를 만들려고 모두 야단이지 진짜 사랑은, 죽어가든 병신이 되든 어떠한 문제가 일어나든, 죽어도 같이 죽고, 살아도 같이 사는 동체로서 나아가는 그 마음이 자비예요. 그래서 아주 진정한, 높고 낮음이 없는 정 때문에 살고 죽어야 한다 이 소리예요. 사랑보다도 정이 깊다면 자비가 돼야지 않겠어요? 그렇게 해 나간다면 영원토록 둘 아닌 도리를 알게 될 뿐만 아니라 진실하기 때문에 보이지 않는 수많은 손들이 한 손이 돼서 돌봐주는 진정한 자비가 생겨요.
그리고 법우님이 이 공부를 열심히 해서 차원이 높아진다면 법우님에게 맞는 인연도 차원이 높아져서 다가선다는 것을 알고 마음공부 열심히 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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