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생에도 부부가 되는 것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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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
예전에 스님께서 수레를 끄는 당나귀와 그 당나귀를 심하게 다루었던 주인이 남편과 부인으로 나와서 반대로 무척 맞았다고 하셨는데, 우리 인간이 부부로 살다가 죽어서 다시 태어난다 할 적에 똑같이 또 부부로 태어납니까? 몹시도 궁금합니다. 제가 남편을 너무 구박을 많이 해서 다음에 몸을 바꿔서 태어나지 않을까 걱정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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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스님 말씀
어떤 사람은 그렇게 했답니다. “당신은 여자가 되고 나는 남자가 되고, 한번 바꿔서 살아볼까 하노라.” 그랬답니다. 그렇게 수 해를 사랑을 하면서 살다가 남편이 죽었는데 그 이튿날 부인이 마저 죽더랍니다. 그 부인과 남편이 하루사이에 죽으니까 장사도 같이 지내버리고 제사도 같이 지냈답니다. 그런데 자식들 꿈에 말입니다. 부부가 나타나서 하는 소리가 “얘야! 아버지는 너희 자식으로 나가느니라. 그런데 나는 여기서 태어날 수가 없겠구나.” 그러더랍니다.
그래서 “왜 그러십니까?” 하니 “너희 아버지는 너희 집 딸로 태어나고, 나는 저기 가서 너희 아버지보다 먼저 태어나야겠다.” 이러더랍니다, 어머니가 하시는 말씀이. 그래 왜 그러냐고 하니까 “내가 너희 아버지를 아내로 삼으려면 내가 먼저 태어나야지 되지 않겠느냐.” 그러더랍니다. 자식이 꿈을 꾸고선 야! 이상하다고 나한테 물으러 왔어요. 정말 있었던 이야깁니다. 그래서 평소에 그렇게 하셨느냐니까 평소에 그렇게 하셨답니다. 그랬는데 뭐 걱정입니까? 그러니까 어떻게 마음먹고 가느냐는 게 제일 문제라 이겁니다.
우리는 지금 이 사바세계의 모든 거를 다 그냥 훌떡 벗어버리려고 공부하는 사람들이니까 “선한 것도 놓고 악도 놔라!” 이랬거든요, 우리 공부하는 데는.
왜냐하면 선하게 살다보면 또 악이 붙어 돌아가니까 선도 놓고 악도 놔야 되거든요. 그럼 이 세상에 굳이 뭐, 나온다 들어간다 할 것도 없죠. 왜? 여러분이 난데 내가 왜 몸을 받아서 또 나옵니까? 여러분도 이왕 나온 몸들도 많은데, 그렇죠? 아, 순간순간 여러분이 내가 되는데 무엇 때문에 그럽니까? 사람 모습을 좀 잘 그려가지고 나왔다 하면 너 집이 참 잘 돼 있구나. 그러면 거기 좀 들어가서 며칠 살다 나오면 되죠. 안 그렇습니까? 그렇게 자유자재하고 살 생각을 한다면 그렇구요. 그렇지 않고 살면서 싸우고 고생을 하고 그냥 아옹다옹하면서도 정이 드는 것이 좋다면 또 그렇게 한번 해 보시고. 마음대로 하세요, 그건.
그러니 지금부터라도 구박을 많이 하지 마시고요, 살면 그 몸으로, 그 모습으로 얼마나 많이 살겠습니까? 그러니까 사랑하시면서, 그저 화가 나시더라도 부드럽게 말씀하시면서 사랑하십시오. 그러면 우리가 앞으로 또 남의 자식으로 태어난다 하더라도 언제나 지혜로운 폭넓은 그런 대장부로서 태어나서 이 세상을 아주 늠름하게, 수백 명 수천 명을 자기의 한생각으로 이끌어 갈 수 있는 대장부가 되리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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