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가 여일하게 되려면... > 길을 묻는 이에게

길을 묻는 이에게


길을 묻는 이에게는
큰스님 법문 중에서 발췌하여 답을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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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가 여일하게 되려면...

본문

질문

저는 신심을 내서 금강경을 아침 저녁으로 독송을 하는데 공부가 여일히 되지 않는 것 같습니다. 어떻게 하면 공부가 여일하게 되어질까요. 가르침 바랍니다 

댓글목록

큰스님 말씀

관리자님의 댓글

관리자 작성일

옛날 얘기를 한번 해야 되겠군요. 결제가 시작되면 스님들이 한 절에 모여서 참선을 하든가 경을 읽든가 하다가 해제가 되면 나가서 공부를 하기도 합니다.

그런데 나가서 공부를 하다가 결제가 돼서 다들 들어왔는데, 그 절의 주지 스님께서 “너희들은 무슨 공부를 하고 왔느냐?”하니까 전부 무슨 경을 읽었다, 무슨 경을 읽었다 하는데 한 스님만은, “저는 잠자고 밥 먹고 똥 싸고 있었습니다.”하거든요. 똥 싸고 밥 먹고 잠잤다고 하는 말에, “이놈! 공부도 안하고 그렇게 잠만 자고 똥만 싸고 했으니 너는 부목이나 해라.”하고는 불 때는 데로 내쫓았습니다. 그래서 나무를 패서 주지 스님 방에 불을 때느라고 그 앞을 지나다니는데 어느 날 이 스님께서 노래를 했답니다.

벌이 어쩌다가 방에 들어가서, 그건 입산한 걸 말하는 겁니다. 어쩌다가 벌이 방에 들어가서 유리가 반사되는 거를 보고 그것이 문인 줄 알고 자꾸 입으로 거기를 쪼니까 고만 입이 뭉그러져서, 몸이 떨어지니까 입도 떨어지더라. 그게 아니라는 것을 떨어지더라고 말을 하는 겁니다. 몸이 떨어지니깐 입도 떨어지고, 입이 떨어지니깐 말이 떨어지더라는 얘기입니다. 그 뜻이 무슨 뜻이냐 하면, 사람이 사량으로 책을 보고 이론으로만 알고 하다가 이 몸이 없어지면 그것도 없어지고 만다는 얘기죠.

그러나 내면세계의 참나를, 주인공을 믿고 물러서지 않고 거기다 모든 것을 맡겨 놓을 수만 있다면, 몰락 맡겨 놓을 수 있다면 그 가운데서 내 참 맛을 볼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니 어디까지나 사량적인 마음으로 물질을 보고 글자 풀이를 하고 그러면서 소리를 내서 읽는 것은 진짜 금강경을 배우는 것이 아닙니다. 경을 읽지 말라고 하는 게 아닙니다. 이 경을 읽는 자가 누구인가? 그것을 찬찬히 생각해 보시란 말입니다. ‘누가 읽고 있는가?’하고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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