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인공 되뇌어야만 하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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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
자기 주인공을 찾는 데는 항상 되뇌면서 그 자리에 일임하고 관하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말하자면 경전을 읽는 것보다 주인공을 관하는 것이 더 빨리 근본에 도착할 수 있는 지름길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어리석은 질문이라 생각되지만 알고 싶은 마음에 이렇게 여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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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스님 말씀
내가 하는 말의 뜻을 알아야 합니다. 말의 뜻을 아신다면 글을 보더라도 글을 보는 게 아니라는 말입니다. 여러 말이 필요 없어요. 육바라밀이니 팔정도니 하고 말하는 것도 실천을 하지 않는다면 그건 이름일 뿐입니다. 그렇듯이 주인공도 아무리 불러 보세요. 내 뿌리를 믿지 않는데 나오나.
나무들도 봄에는 푸른 싹을 가지고 있다가 가을이 되면 낙엽이 져서 앙상한 가지만 남아도 내년 봄에 푸르게 이파리가 필 것을 생각하고, 비바람이 치든 눈보라가 치든 다시 봄이 되면 그냥 잎이 피고 꽃이 피어요. 그거와 같이 우리 사람도 아등바등하지 마시란 말입니다. 저런 나무들은 해가 바껴야 그렇게 되지만 우리는 고등동물이기 때문에 한 찰나에 바뀔 수가 있는 겁니다. 아등바등하면 오히려 못 믿게 되기 때문에 내가 나를 지원해주지 않는 거죠.
그래서 여러분이 이 도리를 자세히 아신다면, ‘일체 만법은 한 구멍으로 나오는구나. 그러니 한 구멍으로 되 맡겨놔야 되겠구나. 모든 경계가 바로 나를 성숙시키는 과정이구나.’하고선 주인공을 믿고 감사해야 됩니다. 그렇게 하다보면 어떤 어려움이 있어도 믿고 맡기게 됩니다. 해 달라는 것이 아닙니다. 둘이 아닌 까닭입니다. 입으로만 부르고 다니면서 ‘주인공 해주시오.’ 이러는 게 아니에요. 주인공이 모든 것을 하고 있는데 무엇을 또 해 달라는 겁니까?
그러니까 입으로 부르고 다니는 게 아니라는 말입니다. ‘주인공, 당신이 있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도 당신이다.’ 하는 걸 관하는 거예요. 그렇잖아요? 네가 있다는 것을 네가 증명을 하지, 딴 데서 증명할 도리가 없어요. 그러니까 주인공이라고 부르지 않아도 한마음 속에서 증명할 수밖에 없으니까 그렇다는 겁니다. 거기서밖엔 증명 못하거든요. 그러니까 생각 자체를 그렇게 하고 관하라는 겁니다. 일을 하면서도 한시 반시도 떠나지 않는 거예요. 내면에다가 자나깨나 그렇게 하고, 또 간절히 하는 마음이 있어야 되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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