맡겨 놓으면 천도되는 것인지? > 길을 묻는 이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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맡겨 놓으면 천도되는 것인지?

본문

질문

항상 이끌어 주시고 살펴 주셔서 감사합니다. 스님의 법문을 읽고 들으면서 스님처럼 마음을 쓰고 살려고, 스님은 마음을 어떻게 쓰시고 사시나? 어떻게 하면 스님처럼 행을 할 수 있나? 항상 화두 아닌 화두를 가지고 살고 있습니다. 한마음이기 때문에 생각이 없는 중생이나 생각이 있는 중생이나 산 중생이나 죽은 중생이나 할 것 없이 일체 모든 영령들을 건질 수 있는 눈이 열린다 하셨는데 무조건 한마음 주인공을 믿고 그 자리에 맡겨 놓으면 다 천도가 되는 것인지요? 

댓글목록

큰스님 말씀

관리자님의 댓글

관리자 작성일

옛날에 들은 얘기입니다만 이런 일이 있었답니다. 아주 어려운 보살이 절에 정성스럽게 다녔는데 그때는 기름을 켰기 때문에 기름 살 돈이 없고 남의 집에 가서 일을 해주고 기름을 조금조금 얻어서 칠석에도 백중에도 쓰기 위해서 그렇게 모았답니다.

그런데 어느 날 말입니다. 자기 주장자가 완벽하게 서 가지고 자기 생각에 의해서 불이 당겨지는 것을 자기는 느꼈습니다. 그럴 때에 ''아하! 일을 해주고 얻는 것이 기름이 아니라 내 마음 속에 그대로 있으며, 그대로 한생각에 촛불이 당겨지는구나’하는 걸 느꼈습니다. 그러면서 무슨 생각이 들었느냐 하면 ‘간절하게 기름을 얻어서 불을 켜도 그것은 한계가 있고 조금 바람만 불어도 꺼지니 이 노릇을 어쩌나’ 하고선 부처님의 공덕을 어떻게 해야만이 다 갚을 수 있나 하는 생각에 눈물이 젖어서 흐느끼고 있었습니다.

그러는 순간 어느 지게꾼이 관을 지고서 앞을 지나갔습니다. 그래서 어디서 사람이 죽어서 이렇게 가십니까, 하니까 “저 뒷마을에 사람들이 전부 지금 죽어 나옵니다.” 그래서 왜 그렇습니까, 그러니까 지금으로 치면 장질부사로 사람이 전부 쓰러지니까 집집마다 모두 비고 관군이 나와서 바깥에다 내다 놓고 야단들을 하는데 죽어나가는 사람이 하루에도 몇 사람인지 모른다고 그러거든요. 그런데 그게 뒷마을까지 퍼져 가니 네 동네 다섯 동네가 다 씨도 안 남겠다고 걱정이 크다고 하면서, 나도 짊어지고 가지만 이거 정말 우리 부모가 아니라면 짊어지고 갈 수가 없다고 그러더랍니다.

그 소리를 듣고선 가만히 앉아서 그대로 장질부사를 앓는 동네 전체를 놓고선 인등을 켰습니다. 그런데 기름을 얻어다가 켜는 거는 번잡하고 시간이 걸리고 그렇지만 마음의 촛불을  한 찰나에 켰답니다. 그래서 거기서 인등을 켜고 손을 한데 모으고서는 관하고 앉아있으니까 모두 일체제불의 등이, 모든 일체제불의 마음의 공등(空燈)이, 즉 말하자면 한마음의 등이 그냥 온 누리에 밝았답니다. 온 누리에 밝았으니 그 광력이 아픈 사람들의 동네까지 전부 미쳤어요. 그래서 세균을 그냥 둘이 아니게 하나로 뭉쳐서 그 의식을 다 안고는 깨끗하게 싹 처리를 해 버렸답니다. 그렇게 해 버리니 이틀 사흘이 지나도 사람들이 죽어나가기는커녕 전부 살아나더랍니다.

여러분의 촛대가 완전히 자리잡고 있어야 급하면 급한 대로 한생각에 불을 당길 수가 있는 거지, 촛대가 갖추어 있지도 않는 데다가 어떻게 불을 켜며, 그리고 그 불이라는 것도 없는 건데 여러분은 자동적으로 불이 있다고 해도 믿지 않으니까 촛대도 마련을 안하고 불을 켤 자가발전소도 완벽하게 돼 있지 않고 이런다면 아무리 급해도, 팔자운명이라는 게 막 닥쳐와도 그건 어쩔 수가 없는 겁니다. 독 안에 들어도 못 면하는 것이죠. 그걸 자기가 다 마련을 해놨어야 해결할 텐데 그렇지가 못하거든요.

여러분이 여러분 중심 촛대에 불을 켜지 못한다면 어떻게 조상님들 촛대의 불이 켜지겠습니까? 이건 자동적으로 이어진 연결된 둘 아닌 도리입니다. 가깝게 본다면 자기 깊숙한 마음 내기 이전과 또는 깊숙한 마음 속에서 촛대에 불이 당겨진다는 것과, 현실의 불이 당겨지면 모든 사람들이 연결이 돼서 다 가설이 돼 있기 때문에 밝게 살 수 있는 겁니다. 모두가 그렇죠. 가다오다 그렇게 할 수 있는 그 사실을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마음은 체가 없어서, 마음의 씨라는 거는 아무리 헤아릴 수 없이 내놔도 내놓은 사이가 없는 겁니다. 그렇기 때문에 마음공부를 해라 이러는 겁니다. 마음공부를 하게 되면 그렇게 되는데, 많은 사람들이 ‘왜, 나는 그렇게 하려고 그래도 안 되느냐?’ 이러죠. 내가 한다고 하니깐 안 되죠. 여지껏 얘기했지 않습니까?

내 몸 속에 내가 얼마나 많은데, 간장공장에도 내가 있고, 방광공장에도 있고, 식도공장에도 있고, 공장마다 내가 있는데 내가 한다, 이거는 꼭 해줘야겠다, 이런 마음을 내줘야지 하니깐 안 되죠. 한마음으로 들어져야 되는 건데, 우주 전체가 들어져야 되거든요. 그런데 자기 혼자만 들고 있으니 그게 될 일이 있어요? 그래서 나를 빼놓고 하라고 하는 겁니다. 나를 빼고 더불어 같이 해야 된다, 나라는 게 있으면 절대로, 나 혼자 개별적으로 뭐를 하려면 되지가 않는다, 한마음이 듬뿍 들려야 우주간 법계에 한마음으로서, 산천초목도 전체가 한마음이 돼야만이 된다 이겁니다.

그러니 촛불 하나가, 그 여인의 꺼지지 않는 마음의 인등 하나가 나라를 다 지키고 밝게 켰다는 얘기를 그냥 옛날 이야기로만 생각지 마시기 바랍니다. 내 한마음이 나를 건지고 가족을 건지고, 나라를 건지고 국민을 건질 수 있다면 그 공덕은 말로는 형용할 수 없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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