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운을 차릴 수 없어요. > 길을 묻는 이에게

길을 묻는 이에게


길을 묻는 이에게는
큰스님 법문 중에서 발췌하여 답을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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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운을 차릴 수 없어요.

본문

질문

작년에 스님께서 주신 답변에 힘입어 마음 공부를 열심히 하려고 나름대로 애쓰고 있습니다만, 요즘은 어찌나 몸이 아프고 사는 게 고달프게 여겨지는지 이게 바로 지옥이구나 싶습니다. 몸과 마음이 온통 지쳐 있으니 마치 검은 먹구름에 뒤덮인 밤하늘에 놓인 기분입니다. 이 수렁에서 헤어날 힘이 필요합니다만 기진맥진이 바로 이런 때를 두고 하는 말인지 도무지 기운을 차릴 수가 없어서 병원에서 약도 지어 왔습니다. 어떻게 하면 힘찬 에너지가 철철 넘칠 수 있을까요. 오늘도 수없이 생각했습니다. 어떻게 하면 내 안에 강한 힘이 가득 차서 내 가족은 물론 내가 가르치는 학교의 수많은 학생들에게 좀 더 생기발랄한 모습으로 기쁨을 나눠줄 수 있을까 하고요. 참 어리석지요? 스님의 인자하신 말씀을 감히 청해 봅니다. 

댓글목록

큰스님 말씀

관리자님의 댓글

관리자 작성일

여러분이 작다 크다 싫다 좋다 하는 것도 없이 닥치는 대로 안으로 굴려서 놓고, 또 바깥으로 나갈 때도 이렇게만 항상 할 수 있다면 정말이지, 여러분은 이 세상에서 둘째 가라면 억울하다고 하리만치, 즉 말하자면 상품 중품, 하품자리가 한데 합쳐진 자유인이 된다는 얘깁니다.



우주적으로도 그렇지만 생활도 그렇고, 내 몸으로부터, 가정으로부터, 사회로부터 진출해 나가는 활용은 가짓수를 헤아릴 수가 없는 것입니다. 그럼 우선 내 몸을 이끌어 가지고 다니는 것에 대해 말하자면, 내가 그 줄을 잡고 단추만 누를 줄 알아도 내 몸을 잘 끌고 다닐 수 있습니다. 병고에 관한 것도 그렇고 모든 것이 그렇습니다.



보십시오. 몸은 물질로만 돼 있는 것 같지만 물질뿐만 아니라 종합병원이 안에 있습니다. 종합원자력발전소라는 얘깁니다. 그럼으로써 우주적으로도 줄이 있다고 그랬죠? 그렇기 때문에 모든 일체, 저 풀 한 포기까지도 전부 그 한 줄에 매여 있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거기에는 죽이는 약도 있고 살리는 약도 있고, 바로 한마음 속에 다 들어 있단 말입니다. 만약 목이 아프다면 ‘그거는 거기에서 해결할 수밖에 없다.’ 하는 생각이 들 때에 바로 그 단추가 눌러지는 겁니다. 한 줄에 다 연결이 되어 있으니 단추만 누르면 바로 병원으로 연락이 되는 거죠.



그렇게 연락이 되기 때문에 자기가 자기 분신으로서 의사가 되면서, 생명체들이 좀 많습니까? 간이면 간 부위에 공장장이, 즉 말하자면 병원 원장이 돼 가지고 그걸 치료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걱정하는 것도 팔자라 이겁니다. 걱정을 하니까 팔자 운명이 그렇게 된다 이거예요. 걱정을 왜 합니까. 안으로 단추만 누르면 거기서 어련히 알아서 할까 봐 걱정을 하느냐 이겁니다.



사람이 한 번 죽지 두 번 죽습니까? 아예 자기를 버리고 들어간다면 빨리 들어갈 텐데 모르니까 자기를 버리지 않는 겁니다. 버리질 않고 살던 습, 착, 욕심이 꽉 차 가지고 내가 죽으면 어쩌나 하면서 병원으로 걸어 들어가는 거예요. 그런 마음으로 들어가서 수술을 받고 나니까 아예 기진맥진해지는 거죠. 고장난 부위를 고친다고 해도, 그 부위에 적합한 약인데도 불구하고 딴 부위에는 그 약이 적합하지 않을 때 부작용이 또 나는 거죠. 이것을 깊이 생각하세요.



만약에 병이 들어서 죽는다면, 죽는대도 네 탓이요, 산대도 네 탓이요, 죽는 것도 내가 죽는 게 아니고 네가 먼저 죽음으로써 몸이 벗어지는 겁니다. 한데 합쳐서 한 생명들이 모두 구성이 됐기 때문에 나라는 존재가 이렇게 형성된 거지, 너희들이 없는데 내가 형성될 리가 있느냐, 그러니 너희들이 다 알아서 하라고 맡기는 겁니다. 부위마다 너희가 알아서 해, 하고선 내맡겼을 때 내 껍질은 건당 따라 다니는 겁니다. 이게 이름과 같은 겁니다. 건당 따라다니는 이름과 같은 거죠.



만약에 당장 간이 파괴됐다고 합시다. 지금 이렇게 글을 읽지도 못할 거 아닙니까. 그런데도 내가 나라고 할 수 있을까요? 여러분 속에 그 생명들이 살아 주기 때문에 여러분이 있는 겁니다. 몸의 부위 부위에, 그 양면에 단추가 있다는 거, 태양의 근거지도 바로 여기요, 우주의 근거지도 여기요, 세계의 근거지도 여기요, 국가의 근거지도 여기요, 뭐 전체가 다 여기입니다. 줄줄이 여깁니다. 줄줄이 사탕이에요.



그러니 닥치는 것을 겁내지 마세요. 패기가 있어야 하고 긍지가 있어야 하고 믿음이 있어야 하고 물러서지 않아야 합니다. 가정에서도 그렇고 가족들이 모두 몸 건강하고 건실한 것이 제일입니다. 여러분이 옷 벗을 때까지는 건강하게 계시다가, 옷도 그렇지 않습니까. 찢어지고 그런 걸 입고 다니는 것보다 깨끗하게 입으려면 바꿔 입지 않습니까? 기름 묻고 찢어진 거를 입고 다니면서 냄새 피우는 것보다 낫지 않습니까.



그러니 몸도 건강하게 끌고 다니면서 관하고 사신다면 얼마나 좋습니까. 인간의 법이 부처님 법이요, 부처님 법이 인간의 법입니다. 여러분 중에도 그런 분들이 있으실 거예요. 내가 이 도리를 진작 알았더라면 이렇게 되지도 않았을 걸 하시는 분들 말입니다. 그러나 이미 그렇게 돼있는 분들도 그래도 해 나가면 더디더라도 환경을 조성하여 차츰차츰 그 부위가 살아날 수 있는 이치가 있습니다.



그러니 우리가 누구한테 기댈 게 아니고, 또 남의 말에 기댈 게 아니고, 사주팔자에 기댈 게 아니고, 부적이나 역학에 기댈 게 아니죠. 인간이라는 고등동물로 태어났는데 인간답지 않게 조그마한 종이조각, 남의 말, 그런 데다가 보람있는 자기 생명을 붙여서 한만히 돌리지 마십시오.



자기가 얼마만큼 귀중하고 쓸모 있고 개발력 있고 생동력 있고, 이 세상에 없어서는 안 되는 존재인지를 아셔야 합니다. 한 생각에 우주의 근본을 다루면서, 또 한생각에 만물을 다루면서, 한생각에 만물을 건지면서, 한생각에 한마음으로 돌리면서, 한생각에 불국토를 만들 수 있는 그런 인간이기 때문에 소중하다는 걸 정말로 알고 살면서 소소한 데 매여서 흔들리지 마시고 생동력 있게 나와 남에게 이익줄 수 있는 그런 사람이 되게끔 항상 관하면서 사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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