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하다면 아무짓이나 해도 괜찮은지... > 길을 묻는 이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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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하다면 아무짓이나 해도 괜찮은지...

본문

질문

업이 공하다면, 아무 짓이나 저질러도 괜찮다는 말씀이신지요? 그러면 악업을 실컷 저질러 놓고도 그냥 놓으면 업이 다 없어지나요? 혹시 어떤 신통력으로 사람을 이상하게 만들어 놓고 난 후에 그냥 놓으면 업이 되지 않나요? 이해가 잘 되지 않습니다. 요즘 불자들이 업에 대해서 잘 모르고 공하다고 마구 행동하는 것 같아서 한 말씀 듣고 싶습니다. 그러면 지어놓은 업도 다 없앨 수 있으면 어떠한 짓을 해도 괜찮겠네요. 진짜 지어놓은 업은 다 없앨 수 있습니까? 그냥 놓으면 무심이 돼서 공으로 되는 건지요?  

댓글목록

큰스님 말씀

관리자님의 댓글

관리자 작성일

사람들이 있기 때문에 질서가 있고, 또는 여러 가지 말로써 규정을 만들어 놓기도 했습니다. 만약에 그런 질서나 규정이 없다면 질서가 문란하겠죠. 인간으로 이 세상에 태어났기 때문에 질서와 교양, 교육, 충성, 효도, 의례의식이나 천(天)·지(地)·인(人)이 질서있게 돌아가는 자연의 법칙, 이러한 문제들을 여러분이 더 잘 아시리라고 믿습니다.

인간으로 태어났다고 하면 기본적으로 내가 생각해서 ‘이것이 옳다, 저것이 옳다, 이건 취하면 안 된다, 된다’하는 걸 이미 알고 있다 이겁니다. 여러분이 고등동물인 인간으로 태어났다면 의례의식이나 모든 절차 계율 같은 것은 이미 아시리라고 믿고 넘어가야 합니다. 우리가 세상에 있는 거는 얼마든지 배울 수 있는 것 아닙니까? 그런 걸 배울 수 있는 여건도 내가 있기 때문에 배울 수 있는 겁니다. 그러니 그런 거는 으레 지킬 줄 알아야 하는 거라고 봅니다.

그래서 여러분한테 말씀드리는 것은 항상 부처님의 법을 누가 되게 해서도 아니 되고, 가르치는 스님네들한테 누가 되게 해서도 아니 되고, 셋째는 자기에게 누가 되게 해서도 아니 된다고 얘기하는 겁니다. 그러면서 자기가 이 세상에 나왔으니까 모든 게 자기 탓인 줄을 알아야 합니다. 좋았든지 나빴든지, 좋은 일이든지 나쁜 일이든지 생기는 상대성 원리가 어디에서부터 나왔습니까? 나로부터입니다.

그러니까 모든 걸 내 탓으로 돌려야죠. 모든 거는 내 탓으로 돌려야 한다 이겁니다. 내가 이 세상에 났으니깐 부딪침도 있고 상대도 생겼고, 세상도 벌어졌고 우주도 벌어졌습니다. 그러니까 내 탓으로 돌리면서, 내 탓으로 돌리게 되면 화목을 도모할 수도 있고, 의리와 도의를 절대로 허탈하게 생각을 안 하게 됩니다. 저절로 말입니다. 그러고 부드러운 행동과 부드러운 말을 하면서 항상 자기 탓으로 돌리면서 감사함을 항상 느끼고 돌아가는 것이 이름해서 계향이라고 봅니다.

우리가 내면에 자기 자성신을 세우고 꼭 해야 하는 것이 있습니다. 자기 주인공에서 안팎으로 살펴볼 때 나쁘게 생각이 되고 나쁘게 닥치고 이러는 것은 ''나쁘게 나오게 하는 것도 너니까 좋게 돌려서 나오게 하는 것도 너 아니야?’하고 거기다가 되놔야 합니다. 반면에 안에서도 좋은 마음이 생기고 바깥에서도 좋은 행을 하고 좋은 일을 하고 착한 일을 하고 이럴 땐 감사하게 놓습니다. 깊은 내면세계를 떠나지 않고 물러서지 않는 그 마음이 바로 이름해서 정향이라고 생각합니다. 계향 정향만 잘 해도 우리가 향을 피워 놓고 초 켜놓고 아무리 빌어봤던들 바깥으로만 찾아 공덕이 하나도 없는 그런 일보다 훨씬 나을 겁니다.

진짜로 나를 이끌어가고 진짜로 나를 이익하게 하고 업보를 타파하고 과거의 모든 번뇌망상 생사윤회 모든 것을 타파할 수 있는 그 에너지는 바로 자기가 가지고 있는 것입니다. 옛날에 어느 수좌 스님이 동짓날 팥죽을 쑤다가 팥죽방울이 끓어서 올라오니까 요것도 문수, 요것도 문수하고 쳤다는 얘기가 있습니다. 여러분 몸뚱이가 팥죽 솥이라면 어떻게 생각하시겠습니까? 팥죽 솥에서 팥죽방울이 나오는 거지 딴 데서 올라오고 딴 데서 뺏어가고 이러는 게 아닙니다. 망상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것도 바로 그 속에서 나오는 거니까요. 그러니 거기에 속지 말라 이런 겁니다. 속지 말고 그냥 놓으라는 거죠. 미리 ‘이것도 팥죽 솥에서 나오는 구나’하고 탁 놓아야 합니다. 사실이 그렇습니다.

몸 속의 의식들이 과거에 어떻게 살았느냐에 따라서 나오는 거니까, 업식이 그림자처럼 따라다니며 나오는 거니까 나오는 대로 거기다 되놓는다면 바로 번뇌와 망상, 생사, 윤회 모든 것을 타파하는 겁니다. 녹이는 겁니다. 용광로에다가 헌쇠든지, 새 쇠든지 넣으면 다 녹아서 새로 재생이 되듯이 말입니다. 그 작업만 한다면 쇠는 녹아서 저절로 생산이 돼서 나가는 거거든요. 그러니 나중에 어떻게 될까 말까 이런 거추장한 생각을 마시고 진실히 믿고, 용광로에 쇠를 넣듯이 구정물이 나올 땐 맑은 물로 바꿔서 써라 이런 겁니다. 그렇게 자기한테 주어져 있는 것을 잘 다스려서 유위의 질서도 지켜나가고 보이지 않는 업의 굴레에서도 벗어나는 것이 참 사람으로 사는 본의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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