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생활 속에서 수행하는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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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
세속에 살면서 결혼을 하면 남녀가 함께 살게 됩니다. 하지만 애욕이 윤회의 근본이라는 부처님 말씀처럼 부부관계를 하면 마음공부에 방해가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앞으로 결혼을 하게 될 청년 불자이오나 마음공부가 무엇보다도 소중하다는 생각에서 올리는 질문입니다. 부부관계를 되도록 갖지 않는 것이 공부에 도움이 되는지 아니면 관계를 갖더라도 주인공을 믿고 관하면 자성을 발견할 수 있는 것인지 알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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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스님 말씀
늘 여러분에게 얘기하는 겁니다만, 가정에서 살면서 불교를 믿는 이들이 ‘기도를 한다, 수행을 한다’ 하면서 집에 있는 식구들을 굶주리게 하고 집도 제대로 돌보지 않고 백일 아니라 천일 동안 기도를 드린들 무슨 소용이 있겠습니까? 그것은 그만큼 진실하고 정성스럽게 하라는 것이지 그거 한다고 다른 걸 다 무시하라는 것이 아니지 않습니까. 나중에 애들은 이탈이 되고 가정 파괴가 오고 한다면 그건 누구의 책임입니까? 모든 사람들의 책임입니다. 부처가 하나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없어서 없는 게 아니라 하나가 아니기 때문에 하나도 없는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한생각이 중요합니다. 법당에 자주 나가되 끈질기게 날짜와 시간을 따질 필요도 없습니다. 백일만 지구가 돌아가나요? 그러면 기도드리고 왔을 때는 지구가 멈춰지나요? 한날 한시, 일분 일초도 떠나지 않게 되는 자체가 그대로입니다, 그대로. 이걸 끊어뜨리지 않아야지 한다면 끊어지는 법이고, 끊어뜨린다 끊어뜨리지 않는다는 그 자체가 없어진다면 여여하게 그대로인 것입니다. 그래 여북하면 여래하고 하지 않았습니까. 부처님만 여래가 아니라 그 마음이 바로 부처이기 때문에 여여하게 돌아가는 사람들은 다 여래죠.
그러니 우리가 평상시에 그대로 컴퓨터에, 과거의 입력이 된 컴퓨터에다가, 주인공이라는 게 바로 그거니까 편리하게 맡겨놓고 여여하게 사는 마음법이 얼마나 편리합니까? 그런데 그거를 뭐 참선을 한다 하고 그냥 꿇어앉아서, 지금 일분 일초가 바쁜 세상인데 구부리고 앉아서 그렇게 해야만 되느냐. 아, 가서 일하는 것도 참선이요, 먹는 것도 참선이요, 똥누는 것도 참선, 자는 것도 참선, 사랑하는 것도 참선 아, 모두 참선 아닌 게 없지 않습니까.
가정을 이루었으면 잘 이끌고 살아 나가는 게 바로 종교라는 거를 왜 모르느냐 이겁니다. 서로 다복하고 아무리 나쁜 형편이라 하더라도 부드러운 말을 해주고 평등한 마음으로 웃으면서 받아들여줄 수 있는 그런 능력을 길러라 이겁니다.
‘천상천하 유아독존’이라고 한 뜻이 무엇인 줄 아십니까. 높은 것도 높고, 얕은 것도 높고, 풀 포기는 풀 포기대로 높고, 높지 않은 게 하나도 없기 때문에 바로 독존이라고 한 것입니다. 자기만이 높다고 한 것이 아니라 말입니다. 이렇게 광대하고 심오하고 그러면서도 그대로 생활 속에서 이루어지는 어마어마한 길이 바로 불법이다는 것을 진실히 믿고 실천해 나가신다면 내 앞에 어떤 난관이 닥쳐도 지혜롭게 해결하고 나가실 수 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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