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인공은 마술쟁이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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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
저는 부모님께서 구독하고 계신 현대불교 신문을 우연히 접하면서 이 마음의 도리를 공부하기 시작한 대학생입니다. 스님께서는 모든 것을 주인공에 놓고 관하라고 가르치십니다. 그런데 다른 어떤 수행을 하지 않고 무조건 주인공만 찾으면 모든 것이 다 해결이 되는 것 인지요? 주인공은 할 수 없는 것도 할 수 있게 만드는 마술쟁이인가요?
댓글목록
큰스님 말씀
주인공이라는 것은 이름이지 알맹이는 아닙니다. 아니긴 하나, 주인공이라고 하는 이름을 알맹이에다 붙여놨으니까 그건 알맹이입니다. 누가 대신 밝혀주는 일도 없습니다. 누가 대신 뺏어 가는 것도 없습니다. 단 자기만이 자기를 발전시킬 수 있고, 자기만이 자기를 여유 있게 할 수 있고, 자기만이 자기를 다스려서 자기와 남을 둘로 보지 않고 모두 이익 되게 할 수 있습니다. 그 장본인이 주인공입니다. 주인공이라는 근본은 바로 자기의 전선과 같은 겁니다. 여러분이 사는 걸 보면, 딴 이름은 잘 된다면 좇아서 가고 못 된다면 안 가고 이렇게 온통 난리가 납니다. 그런데 전선부터, 근본부터 알아보고서 걸어가야 이탈이 되질 않는데 거기는 이차적으로 생각들을 해요. 생각이 아예 안 날 때도 있죠.
그래서 믿는다는 것은 주인공 이름만 알아서 되는 게 아니라, 물론 이름도 알아야겠죠. 그런데 그 이름이 여러분에게 뭘 해주는 게 아니라 그 이름을 누가 말을 했던가 하는 겁니다. 또 무엇이 있어 그 이름을 믿고, 자기 주인공을, 불성을 진정코 믿고서 거기다 놓게 했던가 하는 겁니다. 그 이름이 말해주는 게 아닙니다. 천리 바깥에서도 들을 수 있고 천리 바깥도 볼 수 있고 천리안에 다, 도리천 안에 다 있는 그 자체를, 보고 듣고 알고 있는 그 자체를 바로 여러분이 다 가지고 있는 거죠. 가지고 있는데도, 샘물이 있다는 걸 번연히 알면서도 그걸 마음대로 퍼서 자유스럽게, 요런 용도에는 요 한 바가지만 뜨면 되고, 저런 용도에는 두 바가지가 필요하고 이런 작용을 못하는 거죠. 그냥 자동적으로 그렇게 되는 건데 말입니다.
그러니 옛날에 공부하던 사람들을 보면 10년, 20년, 30년 이렇게 가는 분도 있고 10년 안에 깨우치는 분들도 있고 그렇습니다, 육조스님도 깨우치시고도 물질세계와 정신세계가 혼합해서 둘이 아니게 돌아가는 것을 자유스럽게 모두 가르치기 위해서도 그렇고, 자기가 실천을 해봐야 하기도 하기 때문에 10여 년을 그렇게 돌았다고 했습니다. 그러니까 남들은 주인공을 부르면 된다는데 왜 나는 안되나 이렇게 급급해 하시지 마세요. 쉽게 그렇게 배우는 건 쉽게 없어지죠.
하여튼 신문을 통해서라도 이렇게 마음공부를 해나가고 있다니 참 감사합니다. 내가 지금 어느 자리에 있든 자기의 생활 속에서 근본을 놓치지 않고 그렇게 열심히 해나가면서 이렇게 조금조금 체험해 나가신다면 아주 신기할 겁니다. 그리고 삶에 대한 맛이 날 겁니다. 하지만 모두 여러분이 믿는다고는 하지만 주인공 주인공, 이름만 알지 진짜로 자기 뿌리인 주인공이 자기와 콤비가 돼서 항상 함이 없이 여여하게 살아가고 있다는 걸 진짜 아신다면 아마 깜짝 놀라실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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