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당하게 살아가려면...
본문
질문
스님의 가르침을 마음으로 받아들이고 일체를 근본에 맡겨놓고 살아가려고 하지만 능력의 한계에 부딪히게 되면 팔자를 생각하게 되고, 나의 운명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스님, 삶을 살아가면서 어떤 고난과 역경에 봉착하게 되더라도 일체에 걸리지 않고 당당하게 살아갈 수 있는 방법을 일러주십시오.
댓글목록
큰스님 말씀
우리가 그냥 아무렇게나 살고 우연히 사는 것 같지만, 팔자 운명으로 인해 사는 거 같지만 그게 아닙니다. 아까 말을 잘못했다면 그 잘못한 게 지금 나한테 돌아올 뿐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될 수 있으면 침착하게 한생각 해서 잘 말하고 잘 생각해라 이런 뜻입니다. 그 도리를 모르고 함부로 말하고 행동해서 내 앞에 닥쳐오는 거는, 팔자 운명도 아니고 그대로 그냥 자신의 탓입니다. 팔자 운명이 어디 붙어 있을 수가 있겠습니까. 돌 하나 풀 한 포기도 다 쉴 사이 없이 돌아가고 우리 인생살이도 쉴 사이 없이 돌아가고 있는데 어떻게 거기 팔자니 운명이니 붙을 수가 있겠습니까? 다만 살아가면서 내가 생각을 잘못하고 행동을 잘못하고 계산을 잘못해서 그런 것이죠.
그렇다고 해서 계산을 하라는 게 아니라 눈 뜨고 있지 않습니까. 귀 열고 있죠, 발 움죽거리죠, 냄새 맡죠, 다 이렇게 뚫어져 있다는 말입니다. 그래서 그냥 스쳐 가는 대로 앞뒤를 보고 행하라는 말입니다. 그것이 그대로 연기법이며 그대로 공법이며 그대로 세상 법이에요.
우리는 살아오던 습을 놓질 못해요. 그 습을 뗄래야 뗄 수가 없는 게 지금도 그렇게들 살아가고 있고 또 살아왔으니까, 못한다 한다가 너무나 많고 또 알면서도 그대로 그냥 행하고 그렇지 않습니까? 자기가 실천을 한번 해볼 생각도 안하고 말입니다.
나는 지금 인생살이에 극치적으로 들어가는 말을 하는 겁니다. 천차만별의 그 광대한 법은 누가 죽는다 안 죽는다, 굶어 죽는다 잘 먹고 산다를 떠나서 지구를 집을 삼아서 살고 있는 생명들입니다. 그래서 이 도리를 웬만치 납득하고 이해하기 이전에 진짜로 내가 나를 움죽거리게 하는구나, 살리는구나, 그리고 형성시켰다는 걸 아신다면 어떤 것도 부럽지 않고 어떤 거에도 집착하지 않고 당당하게 살 수 있습니다. 그건 왜냐하면 내가 그토록 알고 믿고 당당하니까 어떤 게 온다 하더라도 뭐 당황할 것이 없게 되는 거죠. 그렇다고 해서 꼭 잘되게만 하는 것이 부처님 법이라는 것이 아닙니다. 잘되고 못되고 양 갈래 길을 다 자기 한손에 쥐어야만이 그게 부처님 공법이라 합니다.
그렇게 됨으로써 이 지구라는 집이 달라집니다. 옛날에는 물에 죽고 불에 죽고 세계가 극란을 겪었지만 지금은 사람들 마음에 의해서, 심성에 의해서 모든 게 전멸할 수도 있고 전부 살릴 수도 있고 그렇습니다. 그런데 그렇게 하는 반면에 세세생생 불국토를 만들 수 있다 이런 문제죠. 예를 들어서 진짜로 나를 믿는다면, 각자 나를 믿는다면 거기에 힘이 있기 때문에, 힘이 배출돼 나오기 때문에 내 육체로서의 나는 걱정할 게 하나도 없어요. 걱정할 게 요만큼도 없어요.
나라의 걱정도, 하늘이 무너질까 하는 걱정도, 지구의 막이 터져서, 즉 말하자면 오존층이 파괴돼서 다 죽는다 하더라도 아무 걱정이 없어요. 물론 그런 힘이 있어야 아무 걱정이 없겠죠. 아무 걱정이 없는 반면에 그것이 다 대치가 되는 것이니 그토록 묘한 마음의 법칙을 다 시험해 보시고 알 수 있으려면 먼저 자기가 자기 인생의 주인이 되어서 살 수 있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 이전글무정물도 윤회하는지... 21.10.25
- 다음글진정한 부모의 도리 21.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