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공부의 길 > 길을 묻는 이에게

길을 묻는 이에게


길을 묻는 이에게는
큰스님 법문 중에서 발췌하여 답을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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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공부의 길

본문

질문

스님, 속가에서 불법을 실천 해나가다 보면 왠지 나만 손해를 보는 것 같고 남들로부터 어리석은 사람이 되는 것 같습니다. 나와 남을 둘로 보지 않고 모든 것을 내 탓으로 돌리고 살아가야만 하는 이 마음공부의 길을 언제까지나 끝없이 가야만 하는 것입니까? 스님께서 가르쳐주신 가르침을 실천하면서 살아가는 이 길이 어떤 의미가 있는지 가르침 바랍니다 

댓글목록

큰스님 말씀

관리자님의 댓글

관리자 작성일

그래서 옛날에 길을 만들어놓고 거기다 써 붙이기를, 한 군데는 길이 돌 사닥다리 골짜기로써 험하다고 써놓고, 한 군데는 아주 대로(大路)로 좋은 길이라고 써놓고, 또 한 군데는 가다보면 춤도 추고 술을 마시는 주막도 있고 쉴 자리도 많은 좋은 길이라고 써 놓았습니다.

그런데 이 세 길을 가만히 보면은, 공부에 뜻이 없는 사람이 볼 때는 대로가 좋다고 갈 거고, 또 공부에 뜻이 있는 사람은 ‘내가 대로를 찾으려고 왔느냐? 험하더라도 내가 갈 길은 꼭 가야만 하지.’하면서 험하지만 바른 길을 택해서 갈 테고, 또 그냥 논다니 같은 사람은‘뭐, 젊음이 십일홍 넘어가면 다 없어질 텐데 아니 놀고 어떻게 가랴.’ 그러고선 험한 길을 되돌아서 가고 그럴 거예요.

그렇게 세 길로 나누어져 있는데 수행자가 택한 길은 아주 험악하고, 불쌍한 사람들이 죽은 해골도 그냥 널비하게 있고, 불쌍하게 죽은 축생들의 해골도 널비하게 늘어져 있고, 귀신도 많은 그런 길이에요, 아주 소로(小路). 그런 길을 걷고 있는데, 가면서 모조리 집어먹지 않고는 해결할 수가 없지요. 둘이 아니다 하면 집어먹는 거니까. 둘이면 집어먹을 수가 없어요. 안 그래요? 그러니까 모조리 집어먹고 가다보면은 길은 빨라지고 정말 나를 수도 있는 길, 그냥 떠서 가는 길이 생기지요.

그렇듯이 만약에 지금 우리 앞길에 별의별 것이 다 쌓여있다고 한다면, 축생이나 아귀, 아수라 같은 차원이 낮은 것들이 죽어서 쭉 있으면은 이걸 치우고 길을 가야만 하겠죠? 그래서 정말 참 선의 길은, 아주 천야만야하고 좁은 골짜기고 길이 험하고 사람이 죽어서 해골이 이리저리 구르고 그러는 데가 바로 우리 지금 공부하고 가는 길이죠.

그러니 속지 마십시오. 어디까지나 자기 자신에게 자기가 속지 마세요. 우리가 지금 공부하는 것은 말하면서도 하지 않는 법, 눈으로 보면서도 보지 않는 법, 귀로 들으면서도 듣지 않는 법, 길을 걸어 다니면서도 걷지 않는 법, 이 네 가지를 다 한데 합쳐서 놓는 법이며 바로 이것이 삼매에 드는 법이며, 참선이며, 참 행이며, 도 행이며, 이것이 바로 인간이 자기를 깨우쳐서 광대무변한 법을 들이고 내는데 손색이 없고, 걸림이 없고, 여여함을 뜻하는 겁니다.

그러니 우리가 때에 따라서는 꿈에 뭐가 보이든, 낮에 서로 상대가 생기든, 어떠한 것을 보더라도 굴하지 말고, 어떠한 걸 보더라도 속지 마시고, ‘아! 저것도 모를 때 내 모습이겠지.’하고 이해를 하시고, 또 때에 따라서는 꿈을 잘못 꾸었다 해도, ‘화해서 모습을 보이는 게지, 저것도 내 모습이겠지.’ 이렇게 자꾸 하나로 돌린다면, 우주도 축이 있어야 돌아가고 지구도 축이 있어야 돌아가듯이, 맷돌도 축이 있어야 돌아가고 모든 기계도 축이 있어야 돌아가듯이 우리 인간도 축을 빼놓고는 안됩니다. 축으로 인해서 비행기 프로펠라가 돌아가듯이 말입니다.

그러니 우리가 지금 이 도리를 배워서 생활이나 일체만법을 운용하고 나가면서, 영구적이고도 영원하면서 윤회에 끄달리지 않고 여여하게 활용할 수 있는 중용의 중심적인 생활을 하는 것이 길이요, 진리요, 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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