죄와 업을 녹이는 도리 > 길을 묻는 이에게

길을 묻는 이에게


길을 묻는 이에게는
큰스님 법문 중에서 발췌하여 답을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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죄와 업을 녹이는 도리

본문

질문

저는 사회에 그릇된 죄를 지어 교도소에 들어갔다가 부처님 법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곳에서 생활하던 중 스님의 법문을 접하게 되었고, 모든 것을 제 탓으로 여기며 무사히 출소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사회에 돌아오고 나서 하고자 하는 일이 되지 않으면 “내가 죄가 많고 팔자가 사나워서 이런 고통을 겪는구나. 우리 집안 조상님들이 나를 도와주지 않아서 남들처럼 쉽게 일어서지를 못하는구나!” 하며 자책 아닌 자책을 많이 하게 됩니다. 그런데 수감시절 항상 수지독송했던 뜻으로 푼 천수경에는 “죄는 본래 자성 없고 마음 따라 일어나니 마음 만일 없어지면 죄업 또한 스러지네. 죄와 망심 모두 놓아 마음 모두 공하여야 이를 일러 이름하여 진실한 참회라 하네.”라고 쓰여 있던데, 저처럼 죄와 업이 많아서 저를 도와줄 부모도 없고 의지할 만한 사람도 없는 사람도 부처님의 말씀처럼 저의 근본자리에 맡겨놓기만 하면 죄와 업이 녹아지고, 장애 없이 하고자 하는 일을 어렵지 않게 해나가며 행복한 삶을 살아갈 수 있는지 가르침 부탁드립니다 

댓글목록

큰스님 말씀

관리자님의 댓글

관리자 작성일

일체 만법이 나한테 부딪치고 돌아가는데 내가 공한 도리를 안다면, 내가 공했는데 업보가 어디에 붙나요? 상대도 공했고 나도 공했는데 어디에 업보가 붙고 인과가 붙느냐 이겁니다. 간단히 비유해 보면 알잖아요?

그러니까 전생이라는 걸 붙이지 말라 이거예요. 과거를 붙이지 말아라. 왜? 전생에 살던 습성을 내가 지금 현재에 가지고 있고 불성은 전생이나 지금이나 똑같으니까 내가 가지고 있는 건데 구태여 왜 그거를 업보다, 인과다 하느냐 이거죠. 그리고는 무슨 조상의 탓을 하질 않나, 또 부모가 어떻게 해서 자기가 잘못됐다고 자식들이 원망을 하는데 그런 사람을 보면 참 기가 막혀요.

아, 내가 낳기 이전도 조상이요, 부모가 낳기 이전도 조상인데 아니, 조상이 둘이냐는 겁니다. 부처 낳기 이전도 조상이요, 다 조상인데…. 그런데도 조상 탓을 한단 말입니다. 그래 어느 부처가, 어느 부모가 자식 잘못돼라고 하느냐는 겁니다. 그런 법은 없어요, 그 뒷면의 뜻을 보면. 잘못돼서 내가 죽게 되고 부모로 인해서 죽게 됐다 하더라도 오히려 뜻으로는 고맙게 생각을 하고 부모를 속썩이는 게 안타까워서 울어야 할 것인데 왜 부모를 원망합니까.
업보가 있다고 한다면 소멸이 안돼요. 여러분의 마음이 진짜 중요한 겁니다. 그냥 생각을 하고 사느냐 한생각을 하고 사느냐의 문제입니다. 내가 생각을 하면 나 혼자만 생각을 하는 게 아닙니다. 몸 속의 모든 생명들이 다 더불어 같이 해주기 때문에 생각을 할 수 있는 겁니다. 그거를 알면 한생각이 되는 거고 그걸 모르면 그냥 생각이 되는 거죠.

그래서 과거 수많은 세월을 걸어오면서 습이 많아진 그 자체를 어떻게 단번에 소멸을 시킵니까. 참회를 아무리 해도 참회한 것이 도로 없어지고 또 다른 일을 저지르게 되는 거죠. 그러기 때문에 “모든 것을 내 안의 근본에 맡겨놓아라. 이 몸은 시자일 뿐이다. 심부름꾼일 뿐이다. 나의 원동력인 근본이 나를 움죽거리게 하고 보게 하고 듣게 하니 모든 거를 거기다가 맡겨라.” 하는 겁니다.

죄를 지었든지 안 지었든지 일거수일투족을 다 거기다가 맡기라는 겁니다. 왠 줄 아십니까? 살아오면서 물들은 습관과 업장이 너무 진하기 때문에 업장을 소멸시키는 데는 그 방법밖에 없기 때문이죠. 모든 걸 관하고 놓으면은 그 반면에 소멸이 되니까요. 소멸이 되니깐 이루어지는 겁니다. 소멸이 안되면은 그게 이루어지지 않죠.

그러니까 업보라고 생각하는 그 자체가 바로 업보라는 거죠. 그러기 때문에 못 벗어나는 겁니다. 다만 성장하는 수행 과정이지 업보가 아니에요. 누가 자기 잘 되려고 안 하는 사람이 어디 있겠어요. 모르니까 그러는 거지. 자기가 모르니까 불어닥치는 일들이 고통스럽다고 하는 거지, 모든 걸 수행 과정으로 알면 힘이 들지 않아요, 남을 탓하고 원망하지 않게 되죠. 그러니까 감사할 수밖에 없는 겁니다.

그리고 우리 인간은 태어나서부터 아마도 사형선고를 받고 사는 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겁니다. 사형선고에다가 무기 집행유예를 받고 한 계단 한 계단 조심스럽게 마지막 계단까지 가는 것입니다. 절더러 이런 말을 한다고 심하다고 하실 지 모르지만 그것을 가만히 생각해 보신다면 아마 더 잘 아실 겁니다.

그렇게 우리가 공부하는 길에서 한 계단 한 계단 올라가는, 깊은 정글 속을 지금 가는데 거기는 사자도 있고 호랑이도 있고 또는 부딪치기만 하면 말아서 피를 빠는 풀들이나 나무들이 있다고 합시다. 그런데 그 정글을 지나가야 대로(大路)가 나오는데 어떻게 거기에서 남을 탓하고 죄와 업을 탓하면서 정신을 팔 수 있겠습니까? 오직 가는 길, 어떠한 게 닥친다 하더라도 지금 걸어가는 길만 가야 하지 않겠습니까.

그러니 지금부터라도 일체를 내 안의 근본에 맡겨놓고 지극하게 믿고 실천해 나가신다면 내 앞에 대로(大路)가 열릴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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