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공부를 해야 하는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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죄송하지만 모르는 게 있어서 글을 올립니다. 본래 공한 데서 나왔는데 왜 공부를 해야 하는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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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스님 말씀
우리가 애당초에 생명이 생기기 이전에 지수화풍에 의해서, 흙과 물과 바람이 한데 합쳐서 따뜻한 원기(火)를 줌으로써 생명체가 생기고, 생명체가 생기기 이전 불(火)이라는 자체의 불성(佛)을 얻은 것입니다. 그렇게 네 가지가 한데 합쳐서 수없는 미생물이나 혹성의 문제가 나온 것입니다.
미생물이 수없이 흘러나와도 묘한 것은 그 미생물은 넷이 동업자가 돼서 태로 낳고 알로 낳고 화해서 낳고 습한 데서 낳고 이래서 네 가지로 화현을 했는데, 물의 성품은 물의 성품대로 물에서 살게 했고, 바람의 성품은 바람의 성품대로 날아서 살게 했고, 습한 데서 난 것은 그런 성질이 있기 때문에 바로 이 땅에서 살게 했단 말입니다.
그런데 거기에 아주 기묘한 것은 불의 성질입니다. 불의 성질은 뜨거운 것뿐만 아니라 인간의 생명의 근본, 나기 이전을 주셨습니다. 그래서 그 불 자체는 모든 것을 포괄하게 돼 있고 또는 모든 게 같이 이끌어 돌아가는 한마음의 끝없는 진리! 이것은, 누가 생명이 더하고 덜함도 없는 소중한 불이라는 보배가 우리에게 전부 주어진 것입니다. 그렇게 해서 미생물에서부터 쫓고 쫓기면서 단계단계, 즉 말하자면 미생물의 세계 곤충의 세계 동물의 세계, 진화된 인간의 바로 밑에 있는 코끼리라든가 소나 말 등이 있고 나서 인간은 제일 마지막에 됐다 합니다.
그런데 인간이 되기까지 먹히고 먹고 쫓고 쫓기면서 부딪치면서 뼈아픈 세월을 지나오면서 진화돼서 인간까지 왔기에 만물의 영장이라고 이름을 붙였습니다. 그렇지만 인간으로 세 번을 태어나서 살아야 제대로 된 인간이 되는 것입니다. 그런데 인간이 금방 된 사람은 가끔 짐승의 짓을 해서 행동이 부드럽지 못하고 악한 문제들이 많이 있다고 봅니다.
그러니 우리는 한생각에 돌려서, 과거도 현재도 미래도 없이 우리가 지금 돌아가는 이 시점의 공한 자체를 부처님께서는 색이 공이고 공이 색이라고 하셨습니다. 그러니 아까 말한 그 자체가 얼마나 묘한 도리입니까? 물에서는 물 성질을 띄고 나왔기 때문에 물에서 살고, 습한 흙에서 살고 또는 날라 다니며 살다가 불성을 본래 다 가졌기에, 우리가 좋고 나쁜 것을 알고 있는 인간이 되었단 말입니다.
그러나 여러분의 몸 속에 있는 중생들은 여러분이 생각하는 것처럼 그렇게 잘 아는 게 아닙니다. 그건 왜냐하면 여러분이 과거에 인연 지은 대로 악업 선업을 지은 대로 인연에 따라서 바로 여러분의 몸 속에 뭉쳐 있는 것입니다. 그걸 고(苦) 덩어리라고 하지요. 그러나 그 자체 생명의 의식들은 내가 잘못됐다 잘됐다 이걸 모릅니다. 그러니까 인간의 마음이 바로 자기의 몸에 있는 중생을 제도하고 다스리며 나가야 된다, 안에서 나오는 것은 안에서 나오는 것대로 둘이 아닌 까닭에 놓고 바로 다스려야 한다는 얘기입니다.
왜냐하면 여러분이 나오기 이전의 악업 선업이 담긴 마음의 배낭을 짊어진 채 나왔으니 과거가 또 어디 있겠습니까? 이미 짊어지고 나왔는데 말입니다. 미래는 오지 않아서 없다고 했지만 미래도 여기 있습니다. 정신계로부터 물질계로 나오니까 정신계와 물질계의 그 깊은 사연들은 삼합이 한데 합쳐져서 돌아가고 있는 것입니다.
그렇기에 지금 현실에 극락과 지옥이 다 여기에 있습니다. 사람이 소로 살다가 소의 습을 놓지 못해서 도로 소로 태어나고, 사람으로 그냥 살다가 보면은 회향을 잘 못해서 도로 중세계 차원의 삶을 가지고 다시 또 이 세상에 태어나게 됩니다. 그러니까 한 철 사는 동안에 우리는 필연적으로 벗어나야 된다는 얘기입니다. 깨우치지는 못했다 할지라도 그 불기둥이 자기를 움죽거리게 한다는 사실을 알아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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