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도를 해야 하는 이유? > 길을 묻는 이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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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을 묻는 이에게는
큰스님 법문 중에서 발췌하여 답을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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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도를 해야 하는 이유?

본문

질문

며칠 전에 선원에서 행하는 새해맞이 촛불재에 참석을 하였습니다. 돌아가신 부모님과 조상님을 위해서 해마다 거행하는 행사였지만, 올해는 더욱 더 마음이 간절해지면서 내가 혼자 사는 것이 아니고, 나뿐만 아니라 일체 조상님들과 더불어 이 마음공부를 하고 있다고 생각하니 감사의 눈물이 하염없이 흘렀습니다. 그런데 아직은 공부가 부족하고 업장이 두터워서 마음으로는 느껴지고 감응은 되지만, 우리가 숨이 다해 죽게되면 어떤 상황이 벌어지기에 천도를 꼭 해야 하는 것이며, 살아 생전에 어떻게 공부를 해야만 자손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고 자유스럽게 벗어날 수 있는지에 대해서 의문이 생깁니다. 가르침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댓글목록

큰스님 말씀

관리자님의 댓글

관리자 작성일

부처님께서 49년 동안이나 법을 설하시면서 한 사람을 만나면 한 사람에게 가르쳐주시고 두 사람을 만나면 그 두 사람을 위해서 함이 없이 설법을 하셨는데, 그렇게 설법을 하시고 행으로 보여주셨고, 말로 가르쳐 주셨는데도 불구하고 그냥 착이 조잘이 조잘이 붙어가지고는 사대가 흩어져서 원점으로 돌아가니깐 한 발짝도 딛지 못하겠다 하는 겁니다. 살아 있을 때 자유롭지 못하고 마음도리를 몰라서 재산에 집착하던 습이나 자식들에게 가지는 집착이 잔뜩 있으니까 욕심을 내 몸뚱이보다 더 크게 가지고 있으니까 친척집으로 자식들 집으로 친구 집으로 그냥 돌아다니는 겁니다. 그러니까 천도재를 하는 방편이 생긴 겁니다.

또 한 가지는 자기가 사대로 흩어져서 없어지면 자기의 고 덩어리가 인과로서 맺어진 인연들이 전부 화해서 큰 곤충으로 변하고 또 인간의 인연을 맺은 인과는 그냥 머리를 풀어 산발하고 전부 늘비하게 늘어있으니, 그림자처럼 자기를 쫓아다니니까 어찌 한 발짝인들 벗어날 수 있겠습니까? 요게 첫째 대목입니다.

둘째는, 여러분이 만날 ‘아제 아제 바라아제 바라승아제’ 하고 반야심경 독경하고 있고, 기독교인들은 ‘요단강 건너가 만나리’ 합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가만히 생각을 해보니깐 천도가 이래서 생겼구나 하는 거를 느낄 수 있는 겁니다. 나도 전에 어렸을 때는 그런 생각을 했죠. 왜 만날 음식을 괴어 놓고 염불하고 잔뜩 벌려놓고 그러나 그랬더니 그런 생각을 하자마자 이런 생각이 납디다. 아, 그걸 눈으로 보고 만날 가지 않습니까? 글쎄요, 모두 몸뚱이가 있는 줄 알고요, 살아서 생전에처럼 몸뚱이가 있는 줄 알고 강에 가서 배 올 때를 기다리는 거예요. 그런데 그걸 어떻게 합니까? 강을 건너가려고 배 올 때를 기다리고 있는 거예요, 글쎄. 그 도리를 잘 모르는 영혼들이 말입니다.

그러니 5백 생을 기다린들 그 배가 오겠습니까? 자기가 체가 없다는 것을 알면은 한생각 끄덕이면 한찰나에 건너갈 수 있고, 내 마음이 공했는데 강이 어디 있으며 건너갈 거는 어디 있겠습니까? 건너간다는 말은 어디 할 게 있습니까마는 건너가기 위해서 배를 기다리고 영혼들이 그렇게 죽 섰다니 말이 됩니까? 아, 그렇게 배 올 때를 기다리고 있으니 그 영혼들이 어떻게 건너갑니까? 자기가 몸이 없다는 것을 알면 빠져 죽을 것도 없고 그럴 텐데 빠져 죽을까봐 건너갈 수도 없죠, 참 묘한 도리입니다. 여러분의 한생각이 자기를 홀랑 벗겨 놓을 수도 있고 홀랑 씌워 놓을 수도 있으니 말입니다. 참, 그러니까 만물의 영장이죠.

그러고 세번째는, 불 속에 들어가면 타 죽을까봐 뛰어넘지 못하기 때문에, 타 죽을까봐 불바퀴 소용돌이에 못 들어가기 때문에 뛰어넘지 못한다 이겁니다. 자기 마음이 그렇게 만들어 놓고, 마음은 체가 없는데도 불구하고 몸이 있는 줄 알고 타 죽을까봐 애쓰는 그 점을 좀더 생각해 보셔야 할 겁니다.

그러니까 모두 늘비하게 인과 법칙으로 인해서 악업 선업을 자기가 만들어 놓고 자기가 거기를 넘어갈 수 없는 그런 일 단계와, 또 물에 빠져 죽을까봐 못 가는 이 단계와 타 죽을까봐 못 넘어가는 삼 단계, 단계 없는 단계가 내 한생각을 돌리면은 그만큼 일 단계도 없고 이 단계도 없고 삼 단계도 없건만 그렇게 해 가지고서 자기가 자기를 이끌어갈 수 없는, 영원토록 세세생생에 끄달리는 그런 고 덩어리를 짊어진 채 그저 만날 쳇바퀴 돌듯 해야 하는 그런 인생이 돼서는 안되겠다는 얘기입니다.

우리가 살아서 그 도리를 모른다면 죽어서도 모릅니다. 그래서 우리가 마음공부한다고 하면서 진짜 행을 안 하고 실험을 안 하고 체험을 안 한다면 생활 속에 부처가 있다는 그 사실을 알 수가 없는 것입니다.

이 도리를 여러분이 잘 아셔야만이 한생각에 우주 법계를 두루 할 수 있는 그런 눈이 될 것이요 귀가 될 것이요, 한마음으로 전부 두루 할 수 있을 겁니다. 그리고 그런 도리를 모르고 돌아가신 조상님들을 위해서 백종이나 촛불재를 할 때 마음을 모아서 모두가 한자리하도록 정성스럽게 지낸다면 위로는 묵은 빚을 갚고 아래로는 빛을 줄 수 있는 그런 자손들이 되시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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