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소공포증이 심한데... > 길을 묻는 이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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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소공포증이 심한데...

본문

질문

제가 인제 얼마 있으면 군대에 가게 됩니다. 그런데 저는 다른 것은 문제가 되지 않는데 고소공포증이 심합니다. 마음이 심약하고 아직 공부가 부족해서인지 조금만 높은 데 올라가게 되면 공포감이 심하게 밀려와서 군대생활을 잘 할 수 있을지 걱정이 많이 됩니다. 군생활을 하면서 고소공포증에 휩싸이지 않고 저의 주장자를 잃지 않으면서 국방의 의무를 충실히 할 수 있도록 가르침 부탁드립니다.  

댓글목록

큰스님 말씀

관리자님의 댓글

관리자 작성일

곧 군대에 가는 청년인가 본데 한생각을 잘 굴려서 지금부터는 미리 높은 데라는 생각이 들걸랑 그 생각을 내려놓으면 현기증이 나지 않을 거예요. 얕은 데라고 생각을 해 보세요. 그럼 옆으로 떨어질 데도 없죠. 그러고 어떤 공포심을 가지지 말고 ‘죽이거나 살리거나 너 알아서 해라’ 하고 맡겨놓으면 높은 데를 올라간 게 아니라 그냥 평평한 소로 길을 가고 있는 것처럼 생각을 바꿀 수 있어요. 그럼 현기증도 안 나고 젊은 패기가 그냥 용솟음치죠. 그렇게 주인공에다 맡겨서 그 패기를 기르도록 하세요. 그렇게 패기가 나오면 기운이 생기죠.

그리고 우리 마음은 본래 약하지도 강하지도 않다는 걸 알면, 그런 생각을 못하면 얼른 쉽게 말해서, 그냥 덤벙 뛰어 넘지를 못한다 이거지요. 그러니깐 다 놓고 뛰어봐라 이거예요. 앞뒤를 다 놓고 그 가운데 주인공에다 탁 놔버리면 자기 현재 의식이 이러니 저러니 할 게 없어지는 거죠. 그러기 때문에 내 한생각이면 몸 속에 있는 생명의 그 의식들도 다 한마음으로 따라줘요. 따라주게 만들어야 돼요. 바깥에서 들어오는 것도 들어오는 줄 모른다면, 주장심을 가지고 자기 주인공을 믿지 않는다면 바로 집에 주인이 없는 거와 같아서 바깥에서 세균이 들어오든 영계가 들어오든 유전성이 들어오든 그건 막을 수가 없는 거예요. 안의 내 집에 주인이 있어야만이 바깥에서 나그네가 와도 “거 누구요?” 하고 알 수 있을 텐데, 그렇게 해서 아는 사람이면 들이고 모르는 사람이면 들이지 않을 수 있는 거죠. 이렇게 해야만이 내 몸을 잘 이끌어 갈 수 있어요. 모든 게 다 그래요.

나로부터 이 세상이 있는 거지 내가 없는데 뭐가 있습니까? 그리고 믿을 게 뭐가 있겠어요. 누가 대신 죽어주지도 못해요. 아파주지도 못하고 먹어주지도 못하고 똥눠주지도 못하고 자주지도 못해요. 그러니 누가 있어 대신 해 주겠습니까? 그러니까 현재에 나는 내가 나기 이전 영원한 근본을 안 믿을 수가 없는 거죠. 그 근본으로 인해서 어머니 아버지의 정자와 난자가 만나는데 자기 영혼이 거기 포함됐기 때문에 삼위일체가 구성된 겁니다. 그러니 자기를 어째 믿지 않겠어요? 미생물에서부터 수억겁을 흘러 오면서 쫓고 쫓기고 진화돼서 이렇게 사람까지 됐는데 자기를 끌고 나온 진짜 자기를 믿지 못한다면 말이 안되죠? 자기를 믿지 못하면 자기 몸뚱이가 벌써 구덩이에 들어가서 일어나지 못하고 구덩이에 빠져서 허덕이는 문제들이 한 두건이 아니에요.

그러니까 어디에서 무엇을 하든 나의 뿌리, 주인공에서 일체를 하고 있음을 놓치지 말고 열심히 관하도록 하세요. 군대 가서도 무서움증이 일어나거든 미생물에서부터 자기를 이끌고 나온 자기 주인공을 믿고 일체를 그 자리에 맡겨 놓으면 바로 마음이 편안해지면서 서서히 그런 두려움이 녹는 것을 느낄 수 있을 테니까 열심히 정진해서 앞으로는 편하게 사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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