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을 쉬지 않고 일을 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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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
평생을 쉬지 않고 일을 했는데 사는 것은 점점 어렵기만 합니다. 이젠 지치고 자신감도 없습니다.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스님께서 일러 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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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스님 말씀
모두들 어떡하든지 그저 돈 벌어서 잘 살 궁리만 하시는데 말입니다. 내가 이런 소리를 하면 어떤 분들은 그러시겠죠. “그럼 먹고살아야 되지 않습니까?” 하고 얘기할 겁니다. 그런데 여러분이 혼자 사는 게 아니기 때문에, 얼른 쉽게 말해서 지금 당장 먹을 게 없어도 ‘나 혼자 먹으려고 그러는 게 아니잖아. 속의 자생중생들 너희들을 대신해서 내가 입도 빌리고 몸뚱이를 빌려서 다 심부름해 줄 뿐이지, 너희들이 먹는 거니까 너희들이 먹고 싶은 거 알아서 해.’ 이렇게 할 수 있는 그런 믿음이라야 된다 이겁니다.
사람이 살아나가는 데 그까짓 것 하늘이 무너진들 어떻고 땅이 꺼진들 어떻습니까? 당장 먹을 게 없어도 없단 소리 하지 마세요. 나는 예전에 그랬습니다. 언젠가 선원에 내일 먹을 게 없다고 그러는데도, 쌀 두 가마 있는 걸 딱딱 긁어서 누굴 주라고 그랬어요. 그래서 그 쌀 두 가마니를 그냥 준 거예요. 그래도 그냥 우리 스님들은 다 믿으니까요. 그런데 그 날 밤에 누가 쌀 두 가마니를 트럭에다가 싣고 덜덜덜덜 들어온 거 있죠?
이렇게 마음을 너그럽게 쓰면서 사세요. 이게 다 네 거 내 거 따로 정해져 있는 게 아니에요. 우리가 마음먹기에 달려있고 우리가 하기에 달려있는 겁니다. 나누어 먹을 수 있는 것도 무에서 유로 나오는 겁니다. 유에서 무로 들어가는 거는 우리가 없어지는 걸 말하는 거죠. 그래서 무에서 유로 창조를 해낸다 이런 뜻이죠. 이 공부는 정말이지 하기 쉬우면서도 만나기가 어렵다 이런 뜻이에요. 그런데 하다가 “그렇게 아무리 해도 안되는데요, 뭐.” 하고선 자기가 자기를 무시해요. 그러나 절대로, 어떠한 일이 있어도 죽는 것도 네가 죽게 한다면 죽는 거고, 네가 형성시켰으니까 살리는 것도 너고 죽이는 것도 너니까 너 알아서 하라고 하면 책임이 있죠. 책임을 져야죠. 자기가 책임을 다 가지고 있으면서 거기다 이름만 부르면 되나요?
눈물나고 아프고 시린 자기의 모든 문제를 공부하는 계기로 삼아서 자기한테 물어보세요. 하나하나, 적은 거든지 큰 거든지 앞에 닥친 거든지 ‘너만이 해결 할 수 있어! 너만이 굶지 않게 할 수 있어!’ 또 아픈 사람은 ‘너만이 낫게 할 수 있어!’ 그러면 금방 보살이 응신으로 화해요. 응해주는 화신으로 화해요. 화해서 응해준단 말입니다. 마음에서 나가는 이름이 보살이거든요, 마음에서 나가는 게 보살이라는 말입니다.
그러니까 여러분이 자신으로서 한번 실천해보시고 경험해보시고 그 진의를 하나하나 체험하고 돌아간다면, 남한테 돈 취하지도 않고 궁색하지 않게 살아갈 수 있습니다.
어떤 분들은 많이 체험을 해서 아주 슬기롭게 잘 살다가 어느 날 갑자기 안된다고 합니다. 근데 안되는 원인이 그동안 중학교 다녔으니까 고등학교로 올라가라 이런 뜻인데도 그걸 캐치 못하고 주저앉는 겁니다. 어떤 체험이 되는 것만 진리가 아니라 안되는 것도 진리다 이겁니다. 안되는 것도 알아야 되는 것을 잘 이끌어 나갈 수가 있어요. 그러기 때문에 고거 안되는 걸 ‘안되는 것도 너가 하는 거니까 알아서 되게 하는 것도 너잖아.’ 그냥 태평하게 ‘안되는 것도 너가 하는 거니까 알아서 해!’ 하고 ‘그걸 가르치려고 하니깐 고마워.’ 이러고 하면 그냥 담박 돌아가는데, 알았으니깐…. 이걸 모르면 그냥 오래 가요. 빨리 알아채면 그냥 빨리 확 돌아가 버리는데 말이에요.
우리가 마음이 벗어나야 몸에서 벗어나고, 우리를 마음대로 굴릴 수가 있고 우리 생명체를 마음대로 다룰 수 있어요. 그렇게 조복을 받아야 내 마음대로, 어디가 아프면 ‘아프게 해서 되니? 안되잖아!’ 이러면 그냥 금방 돌아가거든요. 또 그뿐이 아니에요. 어떠한 문제가 생겼을 때 ‘저거를 어떻게 하면 좋지?’ 할 때 내 안의 의식들이, 즉 얼른 쉽게 말하자면 원자에서 입자가 다 나가서 해결하듯 하는 거죠. 그러니까 어떤 경우이든 어떻다 어떻다 말로는 할 수가 없어요. 그러니까 여러분이 스스로 알아보시기 바랍니다. 내가 여러분 하소연을 다 들어주면 참 좋겠지만 오히려 그것이 빨리 도의 길을 이루는 데는 더디게 하는 겁니다.
그러니 항상 어떠한 일이 있어도 그거를 감지해서 원만히 치워버리시고 내가 없는 자유인으로 사십시오. 내 말 뜻을 잘 알아 들으셨으리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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