낚시와 나물 캐는 것에 대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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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
저의 남편이 낚시를 무척 좋아합니다. 그래서 제가 되도록 살생이니까 하지 말라고 하면 나물 캐고 버섯 따고 하는 것 또한 살생이 아니냐고 오히려 저에게 반문을 해서 할말이 없어집니다. 취미로 동물을 잡는 것과 식생활을 위해서 나물을 캐는 것은 다르다고 얘기를 해주고 싶은데 정리가 잘 안됩니다. 스님께서 가르침 주십시오
댓글목록
큰스님 말씀
우리가 공해서 찰나찰나 고정됨이 없이 돌아가기 때문에 어디 먼지 붙을 자리가 없습니다. 본래 죄 붙을 자리가 없는데 여러분이 관습에 의해서 마음을 그렇게 가지고 가니깐 그렇습니다.
일체 생명들이 다들 천차만별로 모습을 가지고 있습니다. 무정물도 그렇고 나물도 그렇고, 어느 거 할 거 없이 다 그렇습니다. 식물뿐만 아니라 모든 것이 다 모습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우리가 시금치 한 줄기 생거를 갖다가 턱 잘라서 생으로 먹었다고 합시다. 그러면 그것이 어디로 갑니까? 먹으면 어디로 갑니까? 내 피 한 부분이 되고 내 몸 한 부분이 되지 않습니까? 그렇죠? 그러니까 그 생명은 나와 둘이 아니게 되고, 그 시금치라는 체(體)는 내 몸의 한 부분이 됩니다. 즉 내가 되는 겁니다. 그래서 오줌 누고 똥 누면 그게 거름이 돼가지고 또 딴 부분으로 갔다가 다시 나한테로 옵니다. 그렇게 연방 돌아가고 있습니다.
그런데 물고기를 낚는다, 소를 잡는다, 돼지를 잡는다 하더라도 한마음의 도리를 모르기 때문에 살생이 되고 죄가 되는 겁니다. 이 도리를 모르기 때문에 살생이 되고 죄가 되는 거지, 이 도리를 알면은 죽여도 자비요, 죄가 되지 않습니다. 왜냐? 바로 내 몸의 한 부분이 되고, 내 생명이 되기 때문입니다. 생명의 근본은 수만 개를 넣는다 하더라도 두드러지지 않습니다. 체가 없기 때문입니다. 알아듣기 쉽게 영이라고 해도 좋고 혼이라고 해도 좋고 영혼이라고 해도 좋습니다. 영혼을 만 개를 집어넣어도 두드러지지 않습니다, 하나입니다. 그 하나도 없는 겁니다. 그 하나마저도 체가 없는 겁니다. 넣으면은 내 생명이 되고 물질은 바로 내 몸 한 부분이 되니까요. 그래서 내가 한생각을 내면은 무명이, 만약에 소라고 하면 소의 무명을 벗고 사람이 금방 되는 겁니다. 사람의 의식 속에 넣는다면 그 사람의 모든 의식을 배워서 그냥 사람으로 형성이 되는 겁니다.
그런데 모르기 때문에 죄를 짓는 거고 살생을 하는 겁니다. 내가 항상 그러죠. 죄가 있다면 뭐가 죄가 있겠느냐. 강도질을 했다 하더라도 몰라서 죄를 짓는 것이다. 여러분 눈에는 보이는 사람 숫자만 보일 겁니다. 그런데 만약에 이 허공에 듣는 분들이 많다면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지금 여러분 한 분이 듣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여러분 속에 수십억 마리가 지금 같이 듣고 있습니다. 어떻습니까? 염주알같이 서로 붙어 돌아가니까 말입니다. 이렇게 묘한 도리입니다.
그래서 여러분이 안에다가 맡겨 놓으면 그걸로 인해서 두뇌로 올라가서 두뇌에 상신이 되면은 바로 같이 작용을 하면서 통신이 돼 가지고 사대로 통신이 됩니다. 그래서 이 공부를 제대로만 한다면 천체물리학이든지 천체과학이든지, 천체의학이든지, 철학이든지, 천문학이든지 어떠한 거를 막론해 놓고 동시에 작용할 수 있는 겁니다.
마음 한 점이 우주를 싸고도 남고 덮고도 남습니다. 마음공부가 말로는 형용할 수 없는 도리입니다. 그래서 모든 것을 할 양으로 노력해야 알게 되는 거지 그 사람이 하려고 안 하는데 어떻게 그게 알아집니까? 그래서 지금 한 철 배낭을 짊어지고 나왔다가 그 업식을 홀랑 벗어버리고 우리가 세세생생에 끄달림 없이 돌아가는 자유인이 된다면 정말 시쳇말로 ‘왔다’입니다.
그래서 지금 외국 사람들도 이 정신계를 타파할 양으로 그냥 노력들을 하는데 하물며 ‘오십시오, 오십시오.’ 해서 이렇게 말하는데도 안 한다면은 그건 인연이 없다고 봐야죠. 그래 인연 없는 중생은 어떻게 할 수도 없다고 그랬습니다. 그래서 고기를 잡거나 그래도, 예전의 선지식들께서 고기 한 점을 먹어도 그 고기 한 점에 붙었던 그 소의 무명은 벗어진다는 겁니다. 그래서 그 도리를 능가한 사람이 먹는 고기는 그냥 고기가 아니라 그 무명을 벗겨주는 보살행이라는 얘깁니다.
소를 하나 건진다 무명을 벗겨준다 하더라도 소의 마음이 바로 나와 둘이 아니게 딱 한데 합치면 두드러지지 않습니다. 그거는 형체가 없는 거니까 두드러지지 않고 그냥 나로 화해 버리는 거죠. 나의 속을 거쳐서 바로 탄생이 된다는 겁니다. 꺼내도 줄지도 않고 넣어도 두드러지지도 않습니다, 체가 없는 거니까요. 그래서 그렇게 한다면 바로 나고 드는 게 없이 내 마음이 항상 물질세계와 정신세계가 합류화돼 가지고 돌아가기 때문에 사무사유를 한데 합쳐서 중용을 하는 격이 되는 겁니다. 그러니까 그대로 앉아서 소를 무명을 벗겨줘도 아픔을 느끼지 않으면서 금방 벗어나게 되고 무명이 벗겨지고 그 영혼은 내가 되어 가지고 바로 환생을 시키는 거죠. 그러니깐 그대로 사람이 되는 겁니다. 그러니 그 즉시에 무명이 벗겨지는 겁니다. 그런데 그렇지 않고 취하는 마음으로 죽인다면 그건 살생이 되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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