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토록 믿었는데... > 길을 묻는 이에게

길을 묻는 이에게


길을 묻는 이에게는
큰스님 법문 중에서 발췌하여 답을 올립니다.

건전한 게시판 문화를 위하여 성격에 맞지 않는 게시물, 광고 등 유해성 글들은 관리자가 임의로 이동, 삭제할 수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 질문을 올리기 전에, 게시된 글들을 참고하시면 많은 도움이 됩니다.

그토록 믿었는데...

본문

질문

그토록 믿었던 사람에게 배신을 당하고 보니 정말 이 세상에 누구를 믿으면서 살아야 하나 하는 생각에 삶의 의미가 없어지고 세상이 싫어집니다. 정말 그 사람을 위해서 열심히 살았는데, 이제 어떻게 살아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이 마음을 어떻게 다스려야 할는지요 

댓글목록

큰스님 말씀

관리자님의 댓글

관리자 작성일

누구든 자기가 만들어서 행복하게 사는 거지 누가 행복을 갖다 주는 게 아닙니다. 누구를 기대고 누구를 믿고 그렇게 살 것이 아닙니다. 누구를 기대고 믿었다면, 100% 믿었다면 아마도 100% 후회가 되거나 미움이 생기고 배신감을 느끼고 그럴 겁니다, 아마.

그러니까 무엇이든 밖으로 믿지 말고 자비하게 사랑하라 이겁니다. 밖으로 믿지 말고 그대로, 나는 그대로 두고 사랑하라 이겁니다. 거기다 착을 두지 말고요. 천 냥을 주었더라도 착을 두지 말고, 만 냥을 주었더라도 착을 두지 말고요. 자기가 굶으면서 주라는 게 아닙니다. 가진 돈을 내버리라는 것도 아니고 물질을 내버리라는 것도 아닙니다. 쌓아 놓고 살더라도 좋은 일을 하면서 관리만 하라는 거죠. 내가 말하는 것은 가지고 있는 돈을 버리라는 게 아니고 그 돈을 가지고 살아도 당신 것이 아니라고 하는 겁니다. 나는 관리인이다 이겁니다, 관리인! 내 거라고 생각한다면 그 돈은 다 나가요. 언제고 다 나갑니다. 그러나 그 돈을 관리한다고 생각할 때 그건 내 돈도 아니고 네 돈도 아니죠. 그래서 돈입니다.

그러니 우리가 밥 한 그릇에 숟가락 서너 개를 끼워 놓고 같이 먹더라도 마음이 편안해야 그것이 즐거움이고 보람입니다. 그야말로 고기반찬에 음식을 잘 해 놓고 먹으면서도 그냥 울고불고, 속으로는 부아가 치밀고 해서 티격태격하고 먹다가 수저를 놓고 뛰쳐나가고 이렇게 한다면 그건 삶이 아니라 지옥이죠. 그런 지옥을 누가 가져오나요? 자기네들이 가져오지요. 여러분이 돈이 아무리 많아서 부처님한테 처덕처덕 갖다 놓는대도, 또는 절을 지어 주고 부처님 제자들에게 의복을 해 준다 하더라도 이 도리를 모르고 ‘이렇게 해 주었으니 내가 잘될 거다.’ 하고 기복으로만 나간다면 공덕이 하나도 없습니다.

스님들이 왜 출가 해서 스님 노릇을 하는 줄 아세요? 여러분한테 돈 받아서 먹고 살 양으로 스님이 되는 게 아닙니다. 그렇게 생각한다면 정말 오산입니다. 여러분이 하나도 안 갖다 주어도 눈 하나 깜짝 안 합니다. 여러분이 먹고 살려고 어렵게 벌어서 상점에 가서 물건을 사시죠? 그런데 여러분을 위해서 돈을 주고 상점에 가서 물건을 사 오지, 상점을 위해서 물건을 사 오십니까? 마찬가지로 우리 스님들을 위해서 여러분이 오시는 게 아닙니다. 냉정하게 판단을 하십시오. 바로 여러분을 위해서입니다. 그래서 남편과 자식을 위하여 여러분이 오거나 아내와 자식을 위해서 남편이 오신다 하더라도, 그 가족을 위한다고 정성을 들이는 것이 바로 자기를 위한 것입니다. 남편이 잘되고 자식이 잘돼야 내가 편안하고 좋으니까 말입니다.

이렇듯 모두가 자기 자신들을 위해서 사는 거지, 다른 누구를 위해서 사는 게 아닙니다. 부모가 돌아가셨다 해도 자기가 가난하고 밥을 굶고 죽겠을 때, 무슨 일이 있어 죽겠을 때는 그 부모님을 여읜 슬픔으로만 우는 게 아니라, 자기 신세까지 첨보해서 애절복통을 하고 울게 되죠. 동시에 울음이 터지는 거죠.

그 뒤에 자기가 돈이라도 벌어서 살 만하고, 자식들을 낳아서 키우다 보면 부모 마음을 그때서야 조금 짐작하고, ‘아휴! 우리 부모가 살아 계실 때 내가 그러지를 않았더라면 좋았을 걸….’ 하는 생각을 하게 되죠. 그래서 불법이라는 이 자체가, 우리 사는 것이 불법이지 우리의 삶을 떠나고 우리 자신을 떠나서는 불법이 없습니다.

그러니 자기가 한 일을 모두 알고 있고 바로 그 일을 하게 했던 그 자체, 자기를 형성시킨 자체에다가 ‘네가 했으니까 네가 알아서 나를 이끌고 다니고, 네가 형성시켰으니까 사는 것도 네가 알아서 끌고 다녀라.’ 하고 모든 것을 믿고 맡겨 놓는 겁니다. 잘못된 게 있어도 ‘너밖엔 해결 못한다.’ 하고 믿고 거기에다가 맡겨 놓고 산다면 바로 나도 발견하고 내 몸도 건강해지고 집안도 편안하고 화목해져서 모두가 좋은 거거든요.

그렇게 너그럽고 자비하게 생각을 하면서 일체를 내 탓으로 돌리고 ‘거기서 나온 거니까 거기서만이 해결할 수 있다. 내가 있으니까 상대가 있는 거다.’ 하고 모든 것을 그렇게 놓고 간다면, 바로 내 속에서도 한마음 한뜻으로 자꾸 좇아가게 됨으로써 자동적으로 천백억화신으로 화한다 이겁니다. 털구멍을 통해서 바깥 경계를 다, 마음을 조절하면서 일들을 다 하고 안에서 일어나는 것도 다 조절을 합니다. 안에서 보살들이 용도에 따라서 관세음이 됐다가 지장이 됐다가, 산신이 됐다가 용신이 됐다가, 지신이 됐다가 판사가 됐다가, 의사가 됐다가…. 이렇게 화해서 조절을 합니다.

그러니까 아픈 것도 고정된 게 아니요, 사는 것도 고정된 게 아니기 때문에 속에서 일어나는 모든 것이 고정됨이 없이 용도에 따라서 다 원활하게 순환을 하고 있거든요. 그러니 유전성이라든가 업보성이라든가 그 모두가 다 무너진다 이 소립니다.

목록

대한불교조계종 한마음선원(13908) 경기 안양시 만안구 경수대로 1282Tel. 031-470-3100Fax. 031-470-3116
Copyright (c) 2021 HANMAUM SEONWON. All Rights Reserved.
"이 제작물은 아모레퍼시픽의 아리따글꼴을 사용하여 디자인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