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계만 잘 지키면 되는지요? > 길을 묻는 이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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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계만 잘 지키면 되는지요?

본문

질문

인터넷을 통해 불법을 인연하게 되었고, 부처님의 제자로서 불자의 길을 가기 위해서는 오계를 수지하는 것이 정식 불자가 되는 과정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오계의 내용을 보면 불법이 아니더라도 어느 사회, 어느 종교에서든지 꼭 실천해 나가야 할 덕목이 아닌가 생각이 듭니다. 그렇다면 오계라는 덕목이 어떤 의미가 있는지요? 그리고 오계만 잘 지킨다면 참다운 불자가 될 수 있는지요?  

댓글목록

큰스님 말씀

관리자님의 댓글

관리자 작성일

어찌 오계뿐이겠습니까? 모든 분들이 이 사방의 한 사람으로서 오계를 받는다고 생각을 해 보십시오. 또는 물질과, 여러 모로 그 형상을 볼 때에 하나도 헛되이 볼 수 없고, 헛되이 들을 수도 없고, 헛되게 행동할 수도 없는 것입니다. 모두가 같이 돌아가고 같이 나투고 그렇게 하면서도, 우리가 계를 지킨다 하는 것도 오계만 지키는 게 아닙니다. 벽을 치면 봇장이 울리듯이, 이 세상만사 만물이 다 저렇게 우리를 가르치고 있듯이 끊임없이 흐르고 있는 물도 우리를 가르치고 있습니다. 안에서도 천차만별로 생명들의 모습들이 뛰고, 밖에서도 천차만별로 돌아가는 그 상황을 묵묵히 지켜보면서 끝없는 길을 걷고 있는 것입니다. 산도 묵묵히 지켜보면서 끝없는 길을 걷고 있습니다.

그런데 사람의 마음이 간사해서 낮은 걸 보면 낮다고 생각을 하고 높은 걸 보면 높다고 생각을 하게 됩니다. 우리가 좀더 넓고 지혜 있게 생각을 한다면 낮은 거에도 끄달리지 않을 거고 높은 거에도 끄달리지 않을 겁니다. 왜냐하면 낮은 게 없으면 높은 것도 없는 것이니까요. 높은 게 있기 때문에 또 낮은 것이 있으니까 알고 보면 모두 평등한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가 마음공부를 증득하지 못하고 오계를 방편으로만 설하고 받는다면 그것은 아무 의미가 없습니다. 받는 사람과 주는 사람이 둘이 아니며, 둘이 아닌 까닭에 온누리에 부처님의 그 뜻이 한 찰나에 함께 하시는 것이니까요. 그래서 계를 받는 사람들의 마음가짐이 참 중요하지만, 계를 설하는 사람의 한생각이 무척 중요합니다. 그 생각을 어떻게 하고 어떻게 받았느냐는 문제 말입니다. 그래서 수계를 하게 되면 책임을 따르게 되는 것입니다.

여러분이 지금 공부를 하시는데, 줄창 얘기하지만 수없는 나날을 모습을 바꿔 가면서 진화돼서 인간까지 성장됐을 때 과거는 지나갔으니까 없고 미래는 오지 않았으니까 없습니다. 따라서 ‘오늘도 없구나. 공했구나. 오늘은 고정됨이 없이 고정관념이 없이 고정 행이 없이 돌아가니, 찰나찰나 나투며 돌아가니 그 또한 없구나. 어떤 거 할 때 나라고 할까. 내가 생각했다고 할까? 그 이름 없는 이름을 붙일 수 없는 그 도리가 바로 주인공이구나. 색이자 공이고 공이자 색이니 어떠한 것을 이름해서 붙일 수 있겠는가. 그것을 이름해서 주인공이라고 했으니 주인공의 뜻에 모든 것을 놓고, 거기서밖에는 들이고 내고 해결을 못한다.’ 하고 맡겨 놓으라고 하는 겁니다. 육신은 그대로 따라갈 뿐입니다. 그러니 그 뜻을 잘 아신다면 진짜로 믿을 것입니다. 그걸 믿지 않으면 오계도 지킬 수 없습니다.

오계를 받아서 지녔다고 하지만 문 밖에 나서면 오계를 그냥 의식으로만 받았다는 생각을 하실지 모릅니다. 그러나 계(戒)란 그것을 진실하게 실천을 하는 것이 정말 중요합니다. 그래서 무조건 ‘술을 마시지 말라.’가 아니라 어떠한 상황에서 술을 마시게 되더라도 과음을 하지 말라고 하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과음을 하면 식구들도 불안하고 몸도 병이 들고 모두가 여러 가지로 나쁜 것이니 그것을 바로 고치라는 겁니다. 그렇게 고치면 자기 신상에도 좋을 뿐만 아니라 마음으로서 결정을 짓고 실천하는 사람은 실천하는 대로 통신이 되게 돼 있습니다. 오계를 받아 실천하는 사람에 한해서 말입니다.

통신이 뭐냐 하면, 아직 가설이 되지 않은 사람이 있고 가설을 해서 통신을 할 수 있게 만들어 놓은 사람도 있는데, 내 집에 전화를 가설을 해야 전화를 걸 수도 있고 전화를 받을 수도 있지요? 그런데 방에 녹음장치를 해서 붙여 놓았다면 연방 자기가 살아나가는 그 자체가 그대로 녹음이 돼서 그냥 통신이 된단 말입니다. 마음속에 자동통신기가 있어서 항상 우주법계에 상응이 되고 자기가 어떻게 사느냐에 따라서, 어떻게 말하고 어떻게 행하고 어떻게 지키나 하는 것을 다 알게 돼 있습니다. 자기가 한 것대로 천리 밖에서라도 알고 있으니 이걸 어떡합니까? 여러분 자신에게 다 녹음장치가 있고 컴퓨터가 있고 통신기가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기 때문에 자기가 잘못하면 그렇게 통신이 되고 다 알게 되는 거지, 누가 뭐 뺏어가고 갖다 주는 게 아닙니다. 자기가 하는 대로입니다. 그래서 과거에 지은 거나 미래에 올 것이나 모두 현실에 내가 하기에 달렸습니다. 정말이지 세세생생 발이 묶여서 그 의식을, 즉 말하자면 모든 관습을 떼지 못해서 죽어서도 살아 있는 양 생각하고 착각을 하고 물에 빠져 죽을까 봐 강도 못 건너가고, 산이 높아서 못 건너가고 불에 타 죽을까 봐 못 건너가고 이러니 그저 다시금 재생이 돼서 나오든가 천도가 돼서 직접 나오든가 이러질 못한다 이겁니다. 그렇듯 남의 손을 빌려서 항상 해야만 되니 이게 무슨 까닭입니까?

그렇기에 여러분이 생각하는 것처럼 오계를 받는 게 가볍지는 않습니다. 여러분이 오계를 받으려고 하고 신심을 내서 진실하게 행을 하신다고 하면서도, 그걸 가상으로 생각하지 않아야 된다는 결론입니다. 여러분은 무겁고 깊숙하고, 어저께도 없고 오늘도 없고 내일도 없는 그 무거운, 평등 진리에서 참, 거짓이 없다는 사실을 분명히 알아야 합니다. 그리고 오계를 받든 십계를 받든, 받되 그것도 거죽으로 하라는 게 아니라 안으로 놓고 진실하게 행하라는 겁니다. 일체 사람들이 전부 움죽거리는 거 모두 자기 주장자가, 즉 불성이 자기를 이끌어 가니깐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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