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상천하 유아독존의 의미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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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
부처님께서 태어나시자마자 일곱 발자국을 걸었고 천상천하 유아독존이라고 말씀하셨다는데 정말로 일곱 발자국을 걸었고 천상천하 유아독존이라고 말씀하셨는지, 또 그것이 상징적으로 표현한 것이라면 그 뜻이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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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스님 말씀
그것은 모습이 아니라 뜻을 가르치려는 것이라고 볼 수 있겠죠. 부처님께서 천상천하 유아독존이라고 말씀하신 뜻은 결코 부처님 당신만이 천상천하 유아독존이어서가 아닙니다. 그것은 삼라대천세계, 즉 우주천지와 세상의 근본이 바로 우리들의 마음의 근본에 직결되어 있다는 뜻입니다. 여러분 마음의 근본, 마음의 성품이야말로 여러분이 이 세상에 나오기 이전부터 이미 우주천지의 근본이었음을 가르쳐주신 것입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시공을 초월해서 항상 밝아있기에, 있다 없다는 말조차 붙일 수 없는, 그래서 본래부터 있어온 이 마음의 근본을 깨우치고자 수행을 하고 있는 것입니다. 만약 여러분이 자기의 근본을 깨우친다면 일차적으로는 자기 육체를 구성하고 있는 숱한 중생들을 다 제도하여 마친 것이 되는 것입니다.
그리고 부처님께서 이 세상에 오셔서 사방을 둘러 보셨다는 것은 모두가 다 무공(無空)이요, 무색(無色)이므로 모두 다같이 돌아가고 있다는 뜻을 비유하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부처님께서 일곱 발자국을 떼어 놓으셨다는 것은 ‘모두가 다 한몸이요, 한자리이면서도 또한 너가 있고 나가 있느니라. 우리의 생활은 바로 찰나찰나의 연속이지만 항시 여여하므로, 그것이 곧 그대로 진리의 길이니라’하는 뜻을 우리에게 말없는 말씀을 통해 가르쳐 주신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본래 진리, 이 마음의 근본은 말로써 다 표현할 수가 없을 뿐만 아니라 학식이나 지식으로도 다 그려낼 수가 없습니다. 그러므로 역대 부처님과 선지식들께서는 말없는 가운데 가르치셨고, 말없는 가운데 배우셨던 것입니다. 그래야만 말하기 이전, 생각나기 이전, 태어나기 이전의 본래 근본을, 즉 인간은 어디로부터 와서 어디로 가고 있는지를, 그리고 왜‘본래 여여하게 걷고 있는 것이다’라고 그러는지를, 지혜롭게 참구할 수가 있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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