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사람이 되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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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
스님! 인간으로 태어나서 참다운 사람이 되려면 어떻게 수행해 나가야 합니까? 그리고 임제 스님께서도 참사람이 되어야 한다고 하셨다는데 참사람의 경지는 어떠한 경지인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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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스님 말씀
우리가 과학적으로 생각할 때도 지·수·화·풍으로 뭉쳐서, 바람과 흙과 물과 이 모든 것이 한데 합쳐서 큰 성을 이루어서 그것이 바로 우리 지구라는 집이 됐고, 바로 대천세계라는 집이 됐고 중천세계도 있고 하천세계도 있고 이렇게 돼서 우리가 지금 조화를 이루고 돌아가는 것이 전체 아닙니까? 당장 우리가 살아나가는데 물이 없어도 아니 되고 불이 없어도 아니 되고 흙이 없어도 아니 되고 바람이 없어도 아니 됩니다. 그럼으로써 사대가 공해서 태양이라는 그 자체의 따뜻한 그런, 보람 있는 밝음이 생긴 겁니다.
우리의 마음도 역시 그러한 밝음이, 우리를 전부 이끌어 줄 수 있는 그 밝음이 되기 때문에 바로 우리의 한마음 그 한 점의 근본이 태양의 근본도 될 것이요 천지의 근본도 될 것이요 우주의 근본도 되니, 이 오온에 스스로 밝아서 돌고 스스로 밝아서 걸릴 게 없는데 어찌 이 오온에 칠보가 가득차 있지 않다고 하겠습니까? 그러니 아니 닿는 데가 없거늘 사람들은 모습과 이름을 칭하고 거기에 자기의 그 삶을 취하려고 하니 그것이 가는 곳마다 걸려요. 그러니 그 걸리는 것에서 언제 어느 때에 벗어날 길이 없다고 해서 부처님이 그렇게 가르쳐 주신 겁니다. 부처님이라는 이름도 이름인 것입니다. 그것은 똑바른 ‘참사람’을 이르는 것입니다. 참사람이라는 것이 부처님이라는 얘깁니다.
그러니 우리가 참사람 되려고 욕심을 부리지도 말고 또는 참사람 아니 된다고 걱정할 필요도 없고, 오직 자기가 본래 가지고 있는 그 한 점의 공한 자리에, 공한 데서 나오는 거 공한 데다 다시 놓는다면, 다시 맡겨 놓고 믿음을 진실하게 갖는다면, 그리고 물러서지 않는다면 바로 거기에서 자기의 마음을 스스로서 알게 됩니다. 그러면 그때는 부처님의 마음도 모든 중생들의 마음도 모든 걸 다 알게 되며 남을 해하지 않는 마음, 둘로 보지 않는 마음이 되죠. 이 자비라는 것은 헐고 깨끗하고 더럽고 이런 것이 몰락 없는, 높고 낮음도 없고 부처 중생도 없는 그러한 한 점의 그 내놓을 게 없는 이런 빈 그릇 자체를 말합니다. 바로 우리가 찰나찰나 나투면서 밝게 비추어 주는 바로 손 없는 손이요 발 없는 발이요 길 없는 길이라. 평림하여 평손이요, 평발이요, 이것이 바로 한 손 들어서 천지를 삿갓으로 쓰고 한 손 들어 해와 달을 꿰어 굴리면서, 한 발 들어 이 산 저 산 푸른 산 한 발 디디니, 목마르면 물 마시고 대장부 살림살이 이만하면 족하다는 말이 얼마나 참사람의 마음이겠습니까?
참사람의 마음이라는 것은 물 한모금 떠마실 때, 여러분이 목마를 때 물 먹겠다 하고 계산하고 먹습니까? 무심으로 그냥 떠먹습니다. 그게 바로 참사람의 활용입니다. 여러분이 금을 가졌다면 그걸 얼른 내놓지 않지만 걸레를 빨아 쥐었다면 빨리 내던질 겁니다. 빨리 빨아서 얼른 짜서 얼른 놓습니다. 금을 가졌더라도 걸레 놓듯 빨리 짜서 빨리 놓으십시오. 신발 벗어 놓고 올라가듯…. 아시겠습니까? 금을 가졌다고 해서 이걸 소중히 생각하는 건 절대 금물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갖지 말라는 게 아니에요, 관리인만 돼라는 얘깁니다. 착을 두지 말고 욕심부리지 말고 분수를 알고 살고 건너뛰지 못할 걸 건너뛰다가 개천에 빠지지 말고, 구덩이에 빠지지 말고 서서히 침착하게 산이 태산같이 이렇게 있으면 서서히 돌아가고, 구덩이가 있으면 구덩이에 채워 놓고 물이 흐르듯이, 이렇게 침착하게…, 어떠한 악조건이 닥친다 하더라도 안으로 굴리면서, 거기서 나온 거니까, 악조건도 자기로 인해서 나온 거니까 그 자기 주인공 한 점에 모든 것을 맡겨 놓으셔야 합니다.
그러니까 자기로 인해서 악조건이 나온 것이지 딴 사람으로 인해서 나온 건 아니거든. 잘못했든 잘했든 자기가 있어서 나온 거니까, 거기에다가 모든 것을 맡겨 놓고서 한번 안으로 굴려서 바로 다시 놓는 그런 그 침착한 마음, 그리고 남을 원망하지 않고 둘로 보지 않는 그 마음을 갖는다면 스스로서 수레바퀴 돌듯 하는 겁니다, 시간과 공간도 없이….
이것이 참사람의 법입니다. 부처님의 법이라기 보다도 참사람의 법을 알아야 부처님께서 가르쳐주신 그 뜻도 알 것이요, 한마디 한마디 해 놓으신 그 뜻을 바로 우린 지금 현실에 맞추어서 현실의 용어로, 우리는 그때에 방편으로 쓰던 것을 현실의 방편으로써, 언어로써 이렇게 대치해서 그것을 서로에게 이득이 있고 공덕이 되게끔 이렇게 전달을 하는 것이 바로 우리가 악조건의 그 구정물 핏물 고름물을 전부 한데 합쳐서 한데 새겨서 말갛게 만들어서 생수물을 해서 떠 주는 거나 마찬가지입니다. 그러한 한 방울의 생수가 아니라면 이건 전달할 수가 없는 겁니다. 부처님의 그 뜻을 전달할 수가 없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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