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대한 법이 생활 속에 있다던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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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
스님께서 항상 말씀하시기를, 한마디 말을 하지 않아도 오고 감이 없이 전달이 되고 미국이다 할지라도 마음만 내면 서로 전달이 되고 돌하고도 전달이 된다고 하셨는데, 그것이 우리 생활 속의 법이라는 게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어떻게 해서 그런 위대한 법이 우리 이 삶 속에 있는 것인지 말씀해 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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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스님 말씀
늘 말씀드리지만, 우리가 일체 만물과 더불어 같이 말을 하고 들으면서 서로 공생하고 공체로서 돌아가며 조화를 이룬다고 했습니다. 그것이 바로 보살이며 부처며 그것이 인간이며, 그것이 법신이며 보신이며 화신이라고 했습니다.
여러분 뱃속에는 청룡 황룡이 없습니까? 여러분의 뱃속에도 바로 청룡 황룡이 지금 꿈틀거리고 있습니다. 정맥 동맥이 꿈틀거리고 있듯이 말입니다. 그러니 그 하나하나 움죽거리는 게 용이 아니고 뭐겠습니까? 삼각원형을 이루고 돌아가면서 우리는 지금 부처를 자기한테다 두고 자기 몸뚱이는 탑돌이를 하고 있는 거나 마찬가지입니다. 그런데 자기가 변소에 들어가면 부처가 없습니까? 법당에 들어가야만 부처가 있습니까? 법당의 형상만 부처입니까? 자기 형상은 보지 못하고 이러고 살고들 계시는 겁니다. 그런데 그 형상이 자기 형상이요, 그 마음이 내 마음이요, 모두가 둘이 아닌 것입니다. 그렇게 믿으신다면 아마도 부처님이, 그 부처님 마음이 바로 자기 마음이기 때문에 자기가 아는 것을 부처가 알고 부처가 아는 것을 자기가 알고 있으니 껄껄 웃을 겁니다. 한번 하늘을 쳐다보고 웃고 한번 땅을 내려다보고 눈물을 흘리면서 자비로 이 만물을 다 법비로써 적셔 줄 것입니다.
나는 이날까지 살면서 부처가 돼야지, 내가 위대하게 돼야지, 이런 적이 없어요. 왜? 사람은 어디까지나 지옥을 거치지 않는다면 부처를 이룰 수가 없듯이 겪어 보지 않으면 사람이 될 수가 없어요. 자기가 경험 안 해 본 것은 아픈 줄도 몰라요. 아, 남이 그렇게 아팠다더라 이런 정도지 그렇게 실감나게 알지 못해요. 어디고 한 번씩은 다 들어가서 물 속에 빠져보기도 하고, 불 속에도 뛰어들어 보기도 하고, 떡그릇에도 엎드러져 보기도 하고…, 번연히 알면서도 엎드려져 보는 그러한 패기가 있어야 하고 물러서지 않는 마음이 있어야 이 공부는 하는 것입니다.
이 세상에 비구 비구니가 따로 없고 여자 남자가 따로 없고, 애 어른이 따로 없는 것입니다. 여러분이 언제 적부터 어른입니까? 어른 된 지 며칠이나 되십니까? 또 늙었으면 애 된 지가 며칠이나 됐습니까? 이것이 우리가 모습을 바꿔서 옮겨 갈 뿐이지 죽는 게 아닙니다. 그래서 생사윤회에 걸리지 말라고 했습니다. 본래 온 것이 없기 때문에 본래 갈 것도 없습니다, 이 모두가요. 이렇게 된 상황을 잘 아신다면 사량으로만 알고 이론으로만 알아서도 그 속의 근본을 몰라서 자비가 나오질 않아요. 스스로 자비가 나와야 할 텐데 스스로 자비가 나오질 않으니까 가상적으로 어떻게 해 보려고 하니 그게 되나요? 가다 가다가 그냥 그것은 어디로 가 버린 채 금방 자비를 냈건만도 그건 말뿐이고 이론뿐이었지 돌아서면 그냥 도둑놈이에요.
그래서 이런 말이 있어요. 자면서 먹을 줄 알아야 하고, 먹으면서 쌀 줄 알아야 되고, 싸면서 잘 줄을 알아야 한다. 이건 끊임없는 길을 말하는 거죠. 자는 것은, 우리가 모든 것이 그 공한 한 점에서 나오는 거 한 점에다 다시 맡겨 놓는 작업을 하는데, 습이 다 떨어져서 녹아 버리니까 그만 푹 쉰 거를 말하는 겁니다. 그 푹 쉰 사람이, 빈 그릇이 된 그 사람이 만약에 이 모든 법을 굴린다면, 하나 깔축없이 걸림 없이 굴릴 거라 이겁니다. 담았다 꺼냈다 담았다 꺼냈다 해도 항상 그릇은 비워 있을 테니까. 그러니 그렇게 담았다 꺼냈다 담았다 꺼냈다 하는 게 아니라 담으면 싸 버려, 담으면 싸고 담으면 싸면서 또 자죠. 이 세 가지의 이 뜻이 우리 평생을 배워도 못다 배우는 이런 진리가 거기에, 근본이 거기 들었어요. 그래서 자고 먹고 싼다 하는 그 세 마디에 부처님 법이 다 들어 있다는 말입니다. 그러니 그것이 여러분 생활의 법이 아니고 무엇이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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