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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을 묻는 이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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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 발견과 화두수행

본문

질문

제가 주인공 자리를 발현한 것은 아니지만 일체를 주인공에 맡기며 생활하다 보니까 마음이 편해짐을 느낍니다. 그런데 주인공을 발견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합니까? 저는 종종 ‘주인공은 누구인가.’ 하거나 ‘주인공 당신은 누구십니까?’ 하고 화두를 염합니다만, 스님께서는 우리가 태어난 자체가 화두이니 화두를 따로 염하는 것은 별로 좋은 방법이 아니라고 하신 말씀이 생각나 혼란스럽습니다. 마음이 편할 때 주인공을 발견하기 위한 방법과 화두를 염하는 것이 바른 수행인지 알고 싶습니다.  

댓글목록

큰스님 말씀

관리자님의 댓글

관리자 작성일

아니, 화두가 따로 있나요? 내 몸이 수박이라면 ‘요놈이 뭘꼬?’ 하고 평생을 돌아봐야 맛을 못 봐요. 맛을 몰라. 그냥 무조건 넘어서야 된다 이 소립니다. 무조건 이 마음의 칼로 쪼개서 맛을 봐라 이겁니다. 그러니까 주인공에 모든 것은 맡겨 놓고 ‘당신만이 당신이 있다는 것을 증명해 줄 수 있다!’ 하고 아예 무조건 들어가는 거예요, 그냥 수박 속으로. 수박을 놓고 ‘이게 뭣고’ 하기 이전에 그냥 수박 속으로 들어가는 겁니다, 무조건.

이 수박을 내 몸뚱이라고 합시다. 수박을 놓고 요놈이, 이 주인공이라는 놈이, 요놈이 뭘꼬 한다면 이게 물론 관이라고도 할 수 있고 참구라고도 할 수 있죠. 그런데 지금 세상은 훌떡 넘어서야 할 세상이에요. 그렇게 빨라요. 우물쭈물하다가는 자전거에 치이듯이, 우물쭈물해서 되는 게 아닙니다. 그렇기 때문에 그대로 그냥 잘라 먹고 넘어가라 이겁니다. 부처님이 앞에 있어도 그냥 먹고 넘어가라 이 소리예요. 일체 만법을 다 거기다가 맡겨 놓고 넘어가는데, 고놈만은 왜 놓지 못하고 고놈만 고놈이 뭘꼬 하느냐 이 소립니다. 고놈이 뭘꼬 하기 이전에 그냥 그놈도 꿀떡 집어삼키고 넘어서라 이겁니다. 그럼 맛을 알게 될 거다 이거예요, 고놈 맛을. 고놈이 뭘꼬 하고 아무리 그래 봤자 그냥 울타리 밑에서 맴도는 거와 같습니다. 그러니까 그놈을 꿀떡 집어삼켜서 먹고 넘어서서 길을 걸어라 이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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