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어디로 돌아가고 있습니까? > 길을 묻는 이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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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어디로 돌아가고 있습니까?

본문

질문

우주가 돌아가고 있는데 저희는 어디로 가고 있습니까?  

댓글목록

큰스님 말씀

관리자님의 댓글

관리자 작성일

어디로 간다고 하는 그 사람 자체가, 그 성품은, 그 말은 어디로부터 좇아 나왔습니까? ‘지금 어디로 갑니까?’ 했잖아요. ‘어디로 갑니까’ 하고 말을 했는데 그 말은 어디로부터 좇아 나왔습니까? 만약에 마음에서 나왔다고 한다면, 그 마음은 또 어디로부터 나왔습니까? 무조건 자기 주인공을 믿고, 벌써 거기에서부터 모든 것이 나오고 있고 자기 성품으로부터, 자기 마음이라고 합시다. 자기 마음으로부터 모든 일체 만법이 움죽거리고 있으니 거기에 무조건 모든 것을 맡겨 놓고 거길 믿고 또 감사하게, 우리가 좋으면 감사하게 생각하고 또 거기 맡겨 놓는 겁니다. ‘참 감사하구나.’ 이렇게 하고, 또 안되는 거면 ‘어휴, 안되는 것도 당신이 끌고 가는 거, 당신이 길잡이가 돼서 잘 끌고 가야 당신의 심부름을 하지 않느냐. 내 손은 당신의 손이요, 내 몸은 당신의 몸이니 당신이 이끌고 가.’ 즉 운전수가 차 끌고 다니는 거와 같습니다. 그러니까 그것부터 알아야 그 도리를 알게 돼요. 그냥 내가 이해를 하고 이론으로서 맞아 들어가게 할 양으로 해서는 안 돼요. 둥그런 통에 네모진 뚜껑 덮는 거나 똑같은 일이에요.

그러니까 무조건 자기 주인공을 믿어요. 지금 질문하는 그 자체, 그것이 벌써 고정되지 않죠? 하루 종일 얘기하고 왔는데 지금 여기선 그 말을, 질문을 했어요. 그랬는데 벌써 그렇게 돌아갔거든요. 그러니까 고정됨이 없다구요. 고정됨이 없이 자기가 그렇게 수없이 말을 하게 하고 수없이 움죽거리게 하는 그 장본인 자체가 공했다니까요, 모두가. 그러니까 이름이 공했다고 하고 행이 그렇게 공해서 돌아가니 그것이 바로 삼위일체성으로서의 자동성이죠. 자동 불성. 그러니까 그것부터 ‘아! 내 자동성 그 자체 주인공이 바로 나를 억겁 전으로부터 끌고 왔구나.’ 이런 것도 떠나서 ‘아! 자동 불성이 있기 때문에 엄마 아빠의 정자와 난자를 통해서 나의 그 씨가, 뿌리가 삼합이 한데 합쳐져서 바로 이 세상에 나왔구나. 그렇다면 나온 거를 이끌고 가는 것도 역시 참나가 나를 끌고 다니는 게 아닌가. 그렇다면 내가 모든 거를 다 믿어야지.’ 하고 들어가야 합니다.

이런 예가 있었거든요. 어느 청년이 아주 어릴 때 부모를 일찍 여의고서 얻어먹으면서 돌아다니게 되었거든요. 그랬는데 그 아이가 어느 결에 가다가 고만 배가 고프니까 빵을 하나 훔쳐 먹게 됐어요. 그러니까 고만 쫓기게 됐던 거죠. 그 주인한테 쫓기게 되니까 어떻게 할 수가 없어서 쫓기다 쫓기다가 그만 우물로다가 들어가 버린 거예요. 자기가 죽는다 안 죽는다를 떠나서 그냥 쫓기다 보니 급하니까 우물로 다 뛰어들은 거예요. 뛰어들어 보니까, 물에 뛰어들어 보니까 자기 한 길이 넘는단 말입니다. 옛날에 그 우물은 이렇게 돌로다가 쌓아 올렸거든요. 그래서 그 물에서 허우적거리다가 돌을 양면을 딛고서 돌을 붙잡고 있으면서 생각한 거예요. 급하니까 생각한 거예요.

무슨 생각을 한 줄 아세요? 자기가 그냥 물속에 빠지면 죽겠거든요. 그러니까 자기더러 한 소리예요. 엉겁결에 자기더러 한 소리예요. ‘아유, 너는 우물에 빠졌는데 말이야, 너는 어떻게 해서 나를 살리련?’ 하고 소리친 겁니다. ‘나 좀 살려 줘’ 하고. 그런데 바깥으로 생각을 하고 ‘살려 줘’ 한 게 아니라 아무도 없으니까 ‘나 좀 살려 줘’ 한 게 바로 자기더러 한 거예요. 바깥으로 했으면 살아나지 못해요. 그러나 자기 마음 안으로 들이대고선 ‘나 좀 살려 줘’ 했단 말입니다. 그런데 그 ‘살려 줘’ 하니까, 그 마음속에 모습 없는 참자기는 모습을 수만 개로 낼 수도 있거든요. 살아서 돌아다니는 사람의 마음속으로 딱 들어간 겁니다. 들어가서 그 사람이 바로 그 애가 된 거예요. 애가 돼 가지고선 보니까 우물에 괜히 가고 싶은 겁니다, 목 마르고…. 그러니깐 지나가던 사람이 그냥 우물로 간 거지요. 우물로 가서, 두레박으로 물을 뜨려고 가서 보니까 사람이 걸쳐져 있다 이겁니다. 그러니 물 먹고 싶은 마음이 싹 없어지고 그 두레박 줄을 튼튼하게 그냥 다시 꽈 가지고는 그걸 들이 밀어 가지고는 그 아이를 건져 냈단 말입니다.

그때 그 아이가 생각한 거예요. ‘아하, 내 모습은 이거 하나지마는 내 이 모습 없는 모습은 수천 개도 될 수 있구나.’ 하는 걸 그때에 그 아이가 거기에서 느낀 거예요. 그래서 가난한 사람을 다 구제를 하고 그랬대요. 있는 사람한테서 자기가 좋은 일 좀 해 주고 얻어다가 없는 사람을 주고 이렇게 해서 항상, 자기 평생을 그렇게 살았다는 거예요. 그렇게 훌륭한 소년도 있었어요. 그러니 바깥으로 찾는 자는 절대 이익이 없다는 것을 분명히 아셔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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