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안의 불성이 어디에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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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
본래 있는 나의 근본을 그대로 믿으라고 말씀하시는데 그렇다면 내 안의 불성은 어디에 있는 것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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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스님 말씀
여러분이 열쇠고리라면, 그 열쇠를 불성이라 한다면, 늘이면 백천 개로 될 수도 있고 줄이면 하나도 없습니다. 너무 많아서 이거를 마음이라고 할 수도 없고 이거를 공안이라고 할 수도 없으니 공했다고 한 겁니다.
여러분은 “아휴! 참 세월은 무상해!” 이렇게 말씀들 잘 하시죠? 무상하다고요. 그런데 무상한 것은 허무가 아닙니다. 항상 고정됨이 없이 우리는 찰나찰나 돌아가기 때문에, 어떤 거 할 때 내가, 나라는 게 없기 때문에 모든 것에서 나라는 것을 쑥 던지고 빼 버린다면 악도 없고 선도 없고 자동적으로 자기가 올바르게 선정도 베풀고 올바르게 물리가 터져서 둘이 아닌 도리를 그대로 여여하게 해 나갈 것입니다. 역시 물질이라는 거는 없어졌다 생겼다가 부서지고 썩고 그러면서 돌아가니 무상입니다. 무상!
이 세상에 모든 물질은 그렇게 되어 있기 때문에 무상이라고 한 것이지 사람들이 살아나가는 게 허무해서 한탄하는 소리가 아닙니다. 그러니 이렇게 말할 수 있겠죠. ‘우주 삼라대천세계의 근본은 인간의 마음의 근본이요, 이 세상 일체 만 가지 생활의 근본은 인간의 마음에 가설이 돼 있다. 그러니 저 태양은 만물만생을 소생시키는가 하면 산하대지는 만물만생을 길러낸다.’ 천지가 둘이 아니죠. 애들을 기르는데 어머니 아버지가 둘이 아니듯이 말입니다.
그래서 여러분은 지수화풍이라고 말씀드렸죠. 지수화풍이 돼서 지수화풍을 먹고 산다고요. 그래서 뱃속에 있는 모든 생명들이 자기 생명이지 딴 생명들이 아니에요. 나만 불성이 있는 게 아니라 그 속에 있는 생명들도 불성이 있어요. 그것이 한데 모이면 모이는 대로 불성이 하나요, 또는 흩어지면 불성이 너무 많아서 어떤 게 불성이라고 할 수 없으니 바로 부처라고 했고 무(無)라고 했던 것이죠. 그런데 그것은 어디로부터 좇아 나왔나 이겁니다.
여러분이 지금 짊어지고 있습니다. 항상 얘기하지만 그거를 짊어지고 나온 인연에 따라서 입력이 돼 있는 것을 숙명통이라고 합니다. 과거를 짊어지고 나온 컴퓨터라고 해도 됩니다. 영원한 생명의 근본은 바로 어머니 아버지의 뼈와 살을 빌려서 몸뚱이 하나를 받았지만 자기가 한 일은 자기가 짊어지고 나오는 거니까요. 그래서 그 컴퓨터 안에 입력이 돼 있는 대로 솔솔 지금 현재 나오는 거죠.
그러니 입력이 돼 있는 그 자체가, 여러분이 몰라서 죄를 짓고 알아도 죄를 짓고, 아상이 있어서 죄를 짓고 무기력해서 죄를 짓고, 욕심이 많아서 죄를 짓고 불순해서 죄를 짓고, 그저 평등하게 생각지 못해서 죄를 짓고 올바르게 행하지 못해서 죄 지은 거는 이루 말할 수 없어요. 그런 의식들이 차원에 따라서 전부 깡통은 깡통대로 모이고 금은 금방에 모이듯이 자연적으로 그냥 모이죠? 저절로. 그러니 컴퓨터에 입력이 됐다고 볼 수밖에요. 전부 입력이 돼 있다 이겁니다. 그러니 팔자 운명을 어디 가서 한탄을 하겠습니까. 자기 탓이지. 그러니 잘했든 못했든 자기 탓이에요. 그래서 악과 선도 놔라 했습니다. 그걸 놓지 않는다면 악으로 간다면 선이 따르고 선으로 간다면 악이 따르니 악과 선도 놔라. 또 입력이 돼서 나오는 데다 다시 입력을 한다면 앞서의 입력한 게 없어진다. 입력이 됐던 것이 다 없어지면 홀연히 자기는 밝아질 거다 이런 겁니다.
그렇기 때문에 모든 게 남의 탓은 하나도 없어요. 여러분이 만날 남을 원망하고 남을 증오하고 너 때문에 나는 살고 너 때문에 죽는다고 하지만, 사랑도 값비싼 사랑을 해야지 값싼 사랑은 사랑이 아니에요. 그건 망상이요 착이요, 욕심입니다. 생각해 보세요. 모든 것을 내 탓으로 돌리고 나만 없다면 고정된 게 하나나 있나? 그러니 무엇을 보고 무엇을 할 때에 내가 봤다고 하겠습니까? 그래서 공했어요. 내가 없어요.
그래서 여러분이 생각 안 할 때는 부처고 여러분이 생각을 했을 때는 법입니다. 또 여러분이 움죽거렸을 때는 바로 활용이에요. 그러니 부처는 먼 데 있는 게 아니라 여러분 마음속에 있으니 여러분이 수박이라면 수박씨를 바깥에서 찾지 말고 안에서 찾으세요. 미래에 그 수박씨를 심어서 중생들을 다 먹이고도 그 씨는 되남을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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