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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을 묻는 이에게


길을 묻는 이에게는
큰스님 법문 중에서 발췌하여 답을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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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식독로에 대해서

본문

질문

무상계에 보면 ‘사람이 죽는 것은 사대 지수화풍 몸뚱이가 흩어지는 것이고 실지로는 영식독로라, 실지로 그 신령한 주인공은 죽지 않는다.’ 이렇게 쓰여 있습니다. 따지고 보면 사람이 죽는다는 그 말도 역시 한참 치우친 말이라고 느꼈습니다. 본래 몸이 허공신이기 때문에 뭐 죽는다 그런 자리가 전혀 붙지 않는다고, 몸뚱이라고 해도 몸뚱이라는 생각을 놓고 죽는다는 그런 생각 자체가 본래 없다면 ‘몸은 흩어져도 영식은 독로하다. 신령한 주인공은 죽지 않는다.’ 이런 말 자체가 오히려 치우친 말일 수 있다고 생각을 하는데 그거에 대해서 가르침 주십시오.  

댓글목록

큰스님 말씀

관리자님의 댓글

관리자 작성일

한때 꽃이 피었다가 꽃이 시들지요. 그런데 그 나무에서 꽃이 피었다가 시들고 꽃이 피었다 시들 뿐이지 나무가 죽는 건 아니죠? 이파리다 꽃이다 이렇게 이름을 부르고 야단법석이지마는 꽃이 시들었다고 해서, 꽃이 떨어졌다고 해서 나무가 시들어 죽는 건 아니라는 겁니다.

그러니까 사대육신이 원점으로 돌아가고 원점에서 다시 꽃이 피듯이 생산이 되니 이 몸뚱이가 영원하다고 볼 수 있지요, 영원한 거예요. 그래서 몸뚱이가 본래 생겨난 바가 없기 때문에 죽을 것이 없다 이러는 겁니다. 이 세상에 모두가 영원한 거기 때문에, 불이 켜졌다가 없기 때문에 꺼진다도 없다고요. 그럼 생사에 대해서 ‘우리가 산다. 살아온 게 없기 때문에 죽어 갈 게 없다.’ 이거를 대치해서 봐라 이거예요. 태어나는 것도 이 자리, 죽어 가는 것도 이 자리, 이 자리를 한데 합쳐서 한번 놓으라 이거예요.

그래서 내 앞에 닥쳐오는 그 모두가 내가 죽어 가고 아프고, 병신이 되고 가난하고, 이러한 일이 닥친다 하더라도 모든 것은 감사하게 생각할 줄 알아야 합니다. 공했으니까 그저 죽어야 사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죽지 않으면 살 길이 없습니다. 왜 죽어야 하느냐. 그렇다고 육신이 죽으라는 말이 아니라 마음으로 죽으라는 얘기입니다. 나는 예전부터 이런 얘기를 가끔 하죠. ‘죽어야 나를 볼 수 있느니라. 또 너는 너를 봤기 때문에 나를 볼 수가 있는 거지, 너로 하여금 나를 보는 거지 너가 없다면 나를 볼 수 없느니라. 네가 없다면, 네 자체의 주장자가 없다면 나를 똑똑히 볼 수가 없고, 네가 주장자가 있다면 내 주장자 네 주장자가 따로 없느니라.’ 하고요. 여러분의 그 진짜 길잡이는 여러분 마음속에 있는 것입니다.

그러니 우리 자체가 어떻게 해야만이 고(苦)라는, 업보라는 그 누명을 벗을 수가 있는가 하는 겁니다. 여러분이 자꾸 흔들리고 속고 이러지 마시고 내가 가고 싶으면 그냥 가는 겁니다. 어떠한 자갈밭이라도, 어떠한 가시밭이라도, 어떠한 낭떠러지라도 서슴없이 발을 떼어 놓을 수 있는 그러한 마음이라야 됩니다. 그건 왜냐하면 내가 이 세상에 나올 때 나로 인해서 모든 걸 알았고, 내 몸속에 있는 인연에 따라서 모두 회전을 하고 있는데 그것이 악 조건이든 선의 조건이든 인연에 따라서 내 앞에 온 것이니까 나는 바로 배 위의 선장이다 이겁니다. 내 한생각에 모든 마음들은 따를 것이다, 그러면 한마음이다 이겁니다. 한마음의 고정된 관념으로서의 생각을 안 하기 때문에 모든 생각에 의해서 찰나찰나 돌아가니 이것은 그 선장 하나마저도 없는 마음인 것입니다.

그러니 거기에서 갖은 각색으로 나올 때 여러분은 지금 고정되게 살아감이 아닙니다. 걸어올 때 뒷발자취가 없듯이, 금방 사랑하다가도 사랑을 팽개치고 일보러 가듯이, 일을 금방 팽개치고 또 사랑하듯이 이렇게 자식을 만나고 부모를 만나고, 그전에도 얘기했지만 그렇게 순간순간 만나고 보고, 듣고 말하고, 이렇게 옮겨 놓고 저렇게 옮겨 놓고, 시발점도 종점도 없이 간다 온다도 없이 그냥 이렇게 여여하게 흐르고 있는 겁니다.

죽는다 산다는 생사에도 끄달리지 마세요. 그것은 없는 것입니다. 옛날에 노인이 죽어 가서 천도 좀 시켜 달라고 하니까 “본래 살아온 게 없다면 죽을 것도 없거니와….” 하고선 그냥 가거든요. 그러니 얼마나 천도해 달라고 한 사람이 무색하겠습니까마는 그거는 그 즉시에 요리가 된 것이고 그 즉시에 천도가 된 것입니다.

여러분은 보이는 물질 본위만 알지 보이지 않는 50%의 그 영향력은 모르고 사시기 때문에 자유권을 얻지 못하시는 겁니다. 서쪽으로 가면 나쁘니 이사 가지 마라, 부적을 가져라, 무슨 고사를 지내라, 차려 놓고 제사를 크게 지내라 이러는 것에 속지 마세요. 여러분이 그런 데 속는다면 한시도 벗어날 길이 없을 겁니다. 내가 가고 싶으면 갈 것이요, 내가 이날 갔으면 좋겠다 했으면 그게 법입니다. 부처님의 법이에요. 내가 집을 짓고 싶다 할 때에 거기 지으면 그냥 부처님의 법이에요. 내가 어디 걸렸다 안 걸렸다 이런 것을 논의하지 마세요.

아주 고귀한 보배 속에서 자기 마음이 나오는데, 찰나찰나 생각 나오는 그 자체가 바로 법음이 아닐까요? 영원한 생명은 가만히 있으면 부처고, 생각을 냈다 하면 법신이요, 몸을 움죽거렸다 하면 화신인데 모든 부처가 일체제불과 중생이 다 여러분 한마음 속에 들었거늘 여러분은 만날 그저 부처님 앞에 갖다 놓고, 부처님 한 분 아니라 수많은 데다 갖다가 놓고 빌어야만 자식과 남편과 부모가 잘되는 줄 아는 그러한 소치는 정말 그 법을 모르고 죄를 덮어쓰는 일입니다. 덮어씌워 주지도 말아야 하고 덮어쓰지도 말아야 합니다.

가랑잎과 같은 인간의 이 몸뚱이를 가지고, 우리가 가을에 낙엽이 져서 떨어진다고 해서 죽는다고 애석하게 생각할 필요도 없습니다, 우린 영원히 살아 있기 때문에 말입니다. 지난번에도 얘기했지만 만날 불이 들어와서 밝아 있다면 불이 꺼졌다 켜졌다 이런 언어도 붙지 않는 겁니다. 우리는 항상 영원한 것입니다. 우리는 죽는다 산다도 없습니다. 나무 이파리로 친다면 나무 이파리가 낙엽이 져서 떨어졌다고 해서 나무가 죽었다고 할 수 있겠습니까? 그렇듯이 나무가 흙에 가려서 자기 뿌리를 못 보듯이 사람도 천차만별의 속임수에 빠져서 벗어나지 못하기 때문에 참자기를 못 보는 거나 마찬가지입니다. 인간의 근본 뿌리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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