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의미는 무엇인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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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님! 만나뵈서 반갑습니다. 저는 스물여섯된 청년입니다. 현재 해군장교로 일하고 있고요. 명상, 단전호흡, 마음공부 등에 관심이 많아서 어쩌다가 스님의 책을 접하게 되었습니다. 절실한 부분이 많아서 평소 바쁜 중에도 짬이 나면 책을 읽으며 저를 한번 되돌아보는 시간을 갖고 있습니다. 사실 어떤 궁금한 점이 있어서 이렇게 글을 올리는 것은 아닙니다. 생활에도 큰 어려움이 없고 몸이 특별히 안 좋은 것도 아닙니다. 그런데 뭔가 꼬집어 말할 수 없는 답답함이 저를 힘들게 합니다. 생각해보면 스물 여섯 나이 동안 살면서 도대체 나는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는지, 무엇을 위해서 살고, 이 삶의 의미는 무엇인지, 왜 ‘나’라는 게 덩그렇게 있어서 한번씩은 힘들게 만들고 또 때로는 기분이 좋아지고 하는지, 이런 생각을 하다보면 ‘무의미한 이 한 생 그냥 바닷물에 빠져 죽을까’ 하는 심정이 되기도 합니다. 학생 때는 단전호흡을 하기도 했는데 근기가 부족해선지 뜻대로 잘 되지 않았습니다. 군생활을 하는 가운데도 단전호흡을 하고픈데 여건이 마련되지 않으니까 또 답답해지고, 스님이 말씀하시는 ‘방하착’ 도 정확하게 어떻게 하는 건지 감이 잡히질 않습니다. 스님, 저는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스님의 혜안으로 살펴서 좋은 말씀 해주시면 용맹정진 해볼 생각입니다. 청법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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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스님 말씀
여러분이 태어나 한 생을 살아가면서 육신의 옷이 낡아지기 전에 이 도리를 알아야 다시 새 옷으로 갈아입고 나올 때에 자유스럽게, 내가 입으려면 입고 말려면 말고, 어떤 옷을 입든지 선택해서 입을 수 있는 겁니다. 자기 마음대로 할 수 있는데도 업식에 의해서 자기가 한 대로, 자기가 지은 대로 무명에 갇혀서 어쩔 수 없이 되는 겁니다. 고기가 됐으면 고기 대접밖엔 못 받을 거고 개가 됐으면 개 대접밖엔 못 받을 거고 사람이면 사람 대접을 받을 테죠. 또 사람이라도 뜻을 넓히지 못하고 지혜롭지 못하면 사람 대접을 제대로 못 받겠죠.
사람이 태어나면 이러이러하다고, 또 일체 만물만생 살아나가는 게 동등하다고, 일체 생명이 둘이 아니라고 모든 부처님들이 말씀하셨는데도 그것을 납득을 못한 채 무슨 귀신이나 다루고, 목탁이나 치고 염불이나 하는 것이 불교인 줄만 안다면 정말 어리석은 생각입니다. 부처님 가르침은 천만 냥을 주고 만만 냥을 주고 이 세상을 다 준다 해도 바꿀 수 없는 공부입니다. 내가 잘 입고, 잘 먹고, 이름이나 나려고 이러는 게 아닙니다. 몸뚱이도 버릴지언데 무엇을 가져갈 게 있다고 그렇게 하겠습니까. 나나 여러분이나 악업 무명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면 그 업식이 영혼에 부착이 돼서 그림자처럼 쫓아다니겠죠. 이 세상에 다시 나온다 하더라도 또 그 속에서 허덕이고 빠져나오지 못하게 발목이 묶일 겁니다.
그러니 이 마음공부가 엄청난 도리라고 생각하시고 마음을 닦지 못하면 아예 세세생생 발을 빼지 못할 문제들이 압도적으로 온다는 점을 잘 명심하여 업식속에서 벗어나 진정한 자유인이 되도록 노력하기 바랍니다. 그러한 고로 그 모든 일어나는 업식들을 나온 그 자리에 되 놓으라고 하는 것이며, 그렇게 놓는 작업을 방하착이라고 하는 겁니다. 공부하다가 더 궁금한 점이 생기거든 또 만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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