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마음은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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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
스님 법문을 통해서 많은 가르침을 받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제가 공부를 많이 하지는 않았지만, 반야심경에도 그렇고 금강경에도 그렇고 모두 ‘없다’라고 설파를 하시는 것 같은데 그렇다면 한마음은 있다고 봐야 됩니까, 없다고 봐야 됩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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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스님 말씀
항상 얘기하지만 한마음이라는 것은 우주 삼라대천세계, 우리 사바세계가 모두 한마음으로 뭉쳐 시간과 공간을 초월해서 돌아간다는 뜻입니다. 그러면서도 한 그릇에 담겨서 찰나에, 여러분이 아파서 ‘아픈 것도 당신밖에 낫게 해 줄 수 없어.’ 하고 내면에 관한다면, 그런 마음이 있다면 바로 거기서 약사가 생기고 또 거기서 관세음이 생기고 지장이 생기고 칠성이 생기고 용신이 생기고 지신이 생기는 겁니다. 그렇기 때문에, 그 한군데에 일체 만법이 들어 있기 때문에, 그리고 자유스럽게 들이고 내고 응해 주시기 때문에 한 그릇의 한마음이라는 뜻입니다.
그래서 없는 것도 아니고 있는 것도 아닙니다. 그것은 왜냐하면 지금 우리가 찰나에 생각을 하면 있는 것이 되고 또 그게 떨어지면 함이 없이 하니까, 함이 없이 돌아가니까 없는 것도 아니고 있는 것도 아니고 내가 하고 싶을 때 하는 것이 법입니다. 그래서 “없는 것도 아니고 있는 것도 아니고 어떠한 것이더냐?” 하고 물으니깐 물통이 있는 것을 차고 빙그르르 돌아서 어느 스님이 나가시더랍니다.
어떻습니까? 여러분의 행동과 여러분의 마음, 여러분의 마음에 의해서 하는 말, 움죽거리는 동작, 생각이 항상 밝아 있는 것이기 때문에 없는 것도 아니고 있는 것도 아니라고 했지 않습니까? 만약에 불이 항상 밝아 있다면 꺼진다는 언어도 붙지 않을 것이고 켜진다는 언어도 붙지 않을 것입니다. 이해가 되십니까?
여러분은 살아 있는 생명이기 때문에 항상 밝아 있다는 뜻입니다. 그러니까 뭐든지 여러분이 하시면 그게 법이 되는 거죠. 가만히 있으면 부처고 생각을 하고 했다 하면 법신이 되고 보현신이 되고 화신이라는 거죠, 바꿔지니까. 그러니까 여러분은 항시 자가발전소와 같아서 여러분이 불을 켜려면 켜고 말려면 말고, 그거뿐입니다. 켜진다 꺼진다는 언어가 붙지 않는 것이죠. 켜지는 것도 아니고 꺼지는 것도 아니다, 단 네가 켜고 끄고 그럴 뿐이다 이런 거죠. 이해가 됩니까?
방 안에 불이 아무리 밝다 하더라도 여러분이 만들어서 다 켜고 끄고 그러는 거지 누가 만들어 줍니까? 또 여러분이 생명의 근본이 있기 때문에 마음을 내고 움죽거리고 말하고 이러지 않습니까? 그러니까 어느 때에 말을 하는 것을 밝다고 하고, 한다고 하겠습니까? 그러니까 여러분은 고정됨이 없이 항상 하기 때문에 그렇게 밝은 것도 아니고 꺼진 것도 아니다. 그래서 있는 것도 아니고 없는 것도 아니고 내가 그대로 하는 것이 바로 법이니라, 하는 것입니다.
그러니 있다 없다 하는 그 양면을 다 그냥 내려놓으세요. 내가 목마르면 그냥 물 마실 수 있고, 또 내가 자고 싶다 할 땐 그냥 잘 때 되면 자는 거고, 일할 때 되면 일하고, 부지런히 뛰어야겠다 하면 뛰는 거고, 오늘은 쉬어야겠다 하면 쉬는 거고, 이게 그대로 자연스럽게 여여한 실상이며 법입니다. 그러니 거기에 이유를 붙일 게 뭐 있겠습니까? 있다 없다를 왜 붙입니까? 가뜩이나 살아가다 보면 귀찮은 일이 너무도 많은데 있다 없다를 왜 붙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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