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지 못하고 방황합니다.
본문
질문
너무나 사랑하는 큰스님께 인사올립니다. 스님, 안녕하세요? 저는 학교 관계로 청주에서 생활을 하고 있어요. 스님, 제가 너무 못나고 게을러서 생활 속에서 큰스님의 가르침을 그르칠 때가 많이 있어요. 머리 속으로는 이렇게 해야할 텐데 하면서도 실제로는 인연에 끄달리고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고는 합니다. 하나라도 실천은 못하면서 매일같이 눈물만 주룩주룩 흘리곤 해요. 큰스님과 여러 스님들과 제 주인공 자리에 너무도 죄스러운 마음이에요. 언젠가 큰스님께 질문을 올렸을 때 ‘무조건 믿어.’ 하신 그 말씀을 가슴깊이 새겨 실천하려 하지만 막상 생활 속에서는 그것이 실제로 지켜지지가 않아요. 또 일상생활 속에서 이것도 아니고 저것도 아니고 할 때가 참 많습니다. 큰스님, 여기 방황하고 있는 한 젊은이에게 큰 자비를 베풀어 주십시오. 그리고 부디 건강하시고 오래오래 저희 곁에 머물러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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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스님 말씀
답답한 것도 망상도 그 속에서 나오지 다른 데서 나옵니까? 그러니까 자는 거 다니는 거, 밥 먹는 거 똥 누는 거, 생각하는 거, 보는 거 듣는 거, 모든 게 그 속에서 나와요. 그렇죠? 한 놈 속에서 벌어져요. 한 주먹 속에서 벌어진다 그 말이요. 그러니 그렇게 모든 것이 내 안에서 벌어진다는 것을 진실로 믿고 무조건 그 자리에다가 놓을 수만 있다면 어떤 것도 어려울 게 없고, 방황할 것이 하나도 없어요. 그냥 껄껄 웃을 뿐이죠.
나라는 게 본래 없어서, 체가 없고 걸리는 것도 없는데 뭐가 어려울 게 있겠습니까? 안 그렇습니까? 거기에다가, 내 안에서 일어나는 모든 것을 무조건 믿고 놓고 지켜보는 작업을 꾸준히 하다보면은 가슴에서 탁 느껴지는 게 있어요. 그렇다면 그것마저 내 안에 다시 놓고 또 앞으로 나아가는 거예요. 그때서부터는 외롭지 않게 되고, 답답하지도 않게 되고, 방황하지 않게 되는 겁니다. 왜냐, 내 안의 참 주인이 나와 둘 아니게 함께 하는 거니까 말입니다. 그러니까 무조건 믿고 들어가야 나라는 게 벗겨지고 참 주인이 발현된다 이거죠. 꼭 그렇게 해요, 알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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