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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을 묻는 이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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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황하는 재소자에게 빛을...

본문

질문

가족을 생각하지 않고 혼자만의 생각으로 주변환경을 원망하며 살다 돌이킬 수 없는 죄를 저질러 현재는 푸른 수의를 입은 어리석은 모습이 되었습니다. 수용생활을 한 지도 어느덧 5년을 맞고 있습니다만 가족에게나 모든 사람들에게 죄책감이 들기 보다는 오히려 원망을 하며 앞으로 남은 형기를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하는 생각에 마음의 갈피를 잡지 못하고 마음과 현실 속에서 방황만 하며 무의미한 시간을 보내고 있던중 불과 얼마전부터 이렇게 살아서는 안되겠다는 생각으로 내 자신을 진지하게 돌아보게 되었습니다. 과연 한 번뿐인 내 인생을 아무렇지 않게 마구 굴리고 의미없이 시간을 보내야 하는가? 또한 나태한 생활로 일관하면서 어떻게 내 자신을 변모시키고 어떻게 미래를 기약할 수 있을까? 이런 모든 생각은 여기서 맺은 법우님들과 여기를 찾아 주시는 여러 스님들의 설법을 듣고 가진 생각들입니다. 불교공부를 하기 위해 불교방에서, 또는 여러 서적을 통해 나름대로 열심히 기도를 하고 있지만 내 마음속에 있는 그 무엇을 떨쳐 버릴 수가 없습니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은 생각뿐 지금 내 현실이 아무것도 할 수 없고 내 마음속에 잠재하고 있는 욕심이 나를 어렵게만 하고 있습니다. 어떻게 해야만 하는지 갈피를 못잡고 있는 저에게 가르침을 주십시오 

댓글목록

큰스님 말씀

관리자님의 댓글

관리자 작성일

왜 우리들의 몸 속에 이렇게 여러 모습의 생각과 의식들이 들어있는 줄 아십니까?  그것이 곧바로 모두 자기이기 때문입니다.  이런 것을 한번 생각해 보십시오.  이 지구가 생긴 이래로 역사를 볼 때에 미생물의 시대가 있었고, 곤충의 시대가 있었고, 그 뒤에는 수많은 공룡시대도 있었죠.  우리 사람이 나기 이전에 미리미리들 그렇게 진화되어서 올라오기 위한 수련으로 수많은 모습으로 바꿔가면서 시대를 따라서 이렇게 인간까지 온 것이 바로 정신수행입니다.  자연적으로 지수화풍이 바탕이 되어서 그걸로 인해서 잡아먹고, 잡아먹히고, 쫓고 쫓기면서 마음이 그렇게 진화돼 가지고 모습을 바꾸고 바꾸면서 인간까지 올라왔지 않습니까?

누가 그것을 말해주어서가 아니라 우리가 어디서 왔는지 어디로 가는지 이것을 파악할 수 있는 이, 지금 현재의 나 속에 다 들어있다는 말입니다.  그렇게 해서 끝없는 길을 걸어서 여기까지 왔는데 인간이 되어 가지고 또다시 짐승이 돼야 되겠습니까?  그래서 여러분이 행동하고 말하고, 남의 탓을 하고 원망하고 죽이고 살리고 온통 부서지게 하고 남을 해롭게만 하는 그런 마음을 갖는다면 미래에 올 것이 뭔지 여러분이 더 잘 알 것 아닙니까.  과거에 한 일은 현실을 살펴볼 때 더 잘 알고요.  여러분이 살아나가는 과정을 가만히 지켜본다면 아마 과거에 어떻게 살았는지 잘 알 수 있을 겁니다.  그런데 여러분 몸 속에 그러한 모든 것이 악업, 선업으로 뭉쳐서 그대로 입력이 되었다가 컴퓨터에서 나오는 것처럼 하나 하나 나오는 것이니 거기에 속지 마시고 누가 되는 일은 하지 말며, 들이는 것도 맡겨서 들이고, 내는 것도 맡겨서 낼 수 있어야 합니다.

남의 것을 훔치고 싶다는 생각이 난다고 남이야 어찌됐건 상관없이 생각 일어나는 대로 움직이는 걸 보게 되는데, 안의 의식들은 나쁘고 좋고를 모르고 자기가 생각내는 대로 그냥 따라줍니다.  그럴 때 사람에 따라서 악한 마음이 더 강하냐 선한 마음이 더 강하냐는 차이가 있겠지마는요.  그래서 여러분은 똑같은 좋은 시대에서 살면서 즐거웁게 사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괴롭게 사는 사람이 있습니다.  같은 시대에 사는데도 악행만을 일삼는 사람이 있고 선행을 하는 사람이 있는 것이죠.  똑같은 영양제를 먹어도 만약에 독 있는 독사가 먹는다면 아무리 많이 먹어도 독이 될 것이며, 약초가 먹는다면 그건 더불어 약초가 되어서 많은 생명들을 살립니다. 

이 세상은 내가 없으면 아무것도 없고 내가 있기에 모두가 일어나는 것이니 모두 내 탓으로 돌리고 그러는 반면에 바로 내가 공해서 없다는 그 뜻을 여러분이 잘 알아야 합니다. 본래 자성불은 누구에게나 있는데도 자기 불성은 믿지 않고, 모든 것이 그 능력으로 나고 드는 것인데도 불구하고 법당에 계신 부처님을 믿고 '부처님, 나 좀 잘되게 해주십시오.' 한다면 그건 기복이지 공덕이 될 수 없습니다.  공덕이라는 것은 한마음으로 돌아가야 공덕이 됩니다.  내가 아님이 없기에 내가 하지 않는 일이 없고 내 아픔이 아닌 것이 없고 내 몸 아닌 것이 없는데 어찌 그게 공덕이 안되겠습니까?

일체 제불과 일체 보살, 역대 조사, 수많은 중생들 어느 것 하나 버리지 않고 전부 한마음으로 돌아가는 것을….  그래서 그 한마음마저 없다는 사실은 한마음이 고정되게 있는 게 아니기 때문에 부처님께서는 한마음 내실 때에 보살로서 화해서 중생들이 원하는 대로 응해주시며, 만약에 백정노릇을 했다 할지라도 부처님께 귀의해서 마음 가운데 항상 넣고 끊어지지 않는 그 마음으로 일을 할 때나 똥을 눌 때나 잘 때나 일어설 때나 앉을 때나 그것이 바로 내 부처 즉 한마음 주인공의 작용이라 생각하고 뭐든지 거기다 놓고 아주 잔잔하게 한생각 일으킨다면 그게 바로 법이 된다 이 말입니다. 이 묘한 도리의 무심도법을 어떻게 우리들이 공부하지 않겠습니까.  그런데 알기만 하면 또 뭘 합니까. 여러분이 잘 안다고 해도 행하는 게 문제입니다.  백 가지 천 가지를 알고 있지만 한 가지도 행을 못하면 하나를 알고 하나를 행하는 것만 못합니다.

이 세상 돌아가는 이치와 이 세상에 모두 살고 있는 자체가 팔만대장경의 증거입니다.  그러니 진짜로 부처님의 뜻, 골수를 알아서 한마음으로 내 마음속에 지닌다면 구태여 염주를 목에 걸고 다니지 않아도 되겠죠.  백팔염주를 걸고 다니는데 백팔염주가 바로 표현입니다.  백팔 번뇌 망상이라고 했습니다만 그 번뇌 망상이 아니라면 어찌 공부하겠습니까?

백팔이라는 건 뭐냐하면 백은 무입니다.  무!  팔은 사무(四無), 사유(四有)가 한데 합쳐져서 무의 세계 유의 세계가 같이 돌아간다는 뜻입니다.  같이 돌아가면서 생각 생각에 꼬리가 꼬리를 물고 돌아가는 그것을 망상이라고 합니다.  번뇌망상이라고 하지요.  그 일어나는 마음이 부처를 이룰 수 있고 법신을 이룰 수 있는 수련과정이라고 한다면 그것은 망상이 아니라 나를 수련시키는 채찍이라고 해야 합니다.  어떠한 것이 나온다 해도 허허 웃고 거기서 나온 거니까 거기서 해결해라 하고 믿고 놓으면 되지 끄달릴 필요가 뭐 있겠습니까?

둘이 아닌 도리를 알고 상대를 통해서 어떤 경계가 닥쳐와도 나를 둥글게 다스리기 위해서 정으로 치는 것이니, 즉 나를 다스리기 위해서 내 마음이 이심전심으로 돌아가서 상대를 통해서 나를 치니 참 감사하구나 하고 감사한 마음으로 맡긴다면 남을 탓할 것도 없고, 남을 증오할 것도 없고, 배신할 것도 없고, 미워할 것도 없으니 얼굴에 웃음을 머금으면서 환희심이 가득할 것입니다.  이것 버리고 저것 버리면 뭐 남는 게 있어서 정복하겠습니까?  더럽다고 버리고 미웁다고 버리고 또 즐거운 것만 들인다면 하나도 가질 수가 없지 않습니까.

그러니 오직 나의 근본을 믿고 의지하면서 다가오는 모든 것이 나를 단련시키고 공부시키기 위해서 나온다는 것을 알고 살아가신다면 그 어떤 것도 자기를 성숙시키는 공부의 재료가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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