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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을 묻는 이에게


길을 묻는 이에게는
큰스님 법문 중에서 발췌하여 답을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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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다운 참선의 도리

본문

질문

10월 보름부터 스님들께서는 동안거를 시작하셔서 용맹정진에 들어가신다는 기사를 봤습니다. 그렇지만 저희처럼 세속에서 생계를 유지해야 하는 사람들은 스님들처럼 조용한 장소를 택해서 좌선의 시간을 가지고 마음 안으로 정진해 나가기는 정말 어렵습니다. 그렇다면 그렇게 집중해서 하지는 못하더라도 참답게 참선을 해나갈 수는 없는 것입니까? 생활 속에서 마음을 모아서 살아갈 수 있는 길을 일러주십시오.  

댓글목록

큰스님 말씀

관리자님의 댓글

관리자 작성일

공부를 하는 분이라니 잘 아시겠지만 불교라는 것은 영원한 생명의 근본 자체가 불(佛)이요, 일체 만물만생이 서로 통신하는 것이 바로 교(敎)입니다. 그럼으로써 불교는 어느 한 군데에 국한되어 있는 게 아니라 전 세계에, 아니 전 우주의 진리인 것입니다. 일분일초도 쉬지 않고 돌아가는 진리인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생각을 작게 갖지 마십시오. 마음이라는 건 체가 없어서 무한량이기도 하고 광대무변한 것입니다.

나라는 존재가 이 세상에 태어났다면 나부터 알아야 하는 것이듯이 내가 이 세상에 태어나지 않았다면 모든 게 무효입니다. 내가 이 세상에 태어났기 때문에 상대성의 원리도 있고 인연에 따라서 모든 사람들이 발전도 하고 창조도 할 수 있는 것이고 창조력도 기르는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주의 근본이 인간의 마음의 근본이요, 이 세상의 모든 것이 바로 인간의 마음에 가설이 되어 있다고 봅니다.

모든 사람들은 자기가 자기라고 합니다. 그런데 자기 몸뚱이 속에 자기가 얼마나 많이 들어 있습니까? 최초에 생명의 발원지가 어디였던가. 미생물에서부터 진화돼서 쫓고 쫓기면서 인간까지 왔다는 사실을 여러분은 잘 아실 겁니다. 이 몸뚱이 속에 수십억에 달하는 생명체들, 모습들, 의식들이 들어 있습니다. 그래서 이 몸뚱이 속의 하나하나가 그렇게 진행해 왔다는 사실이 증명되는 것입니다. 그러기에 정신계와 물질계가 같이 작용을 하는 사실을 우리가 잘 알고 그 섭리를 익혀서 잘 활용할 수 있다면 자유스러운 것입니다. 몸속에 들은 모든 의식들이 모두가 내 한 몸, 내 한 의식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몸속에 들은 의식들은 바로 내가 생각하는 대로 따라줍니다. 아주 나쁜 생각을 하면 나쁘게 따라주고 선하게 생각을 하면 선하게 따라주는 그러한 요소들입니다. 그래서 ‘한마음’이라고 하는 겁니다. 그래서 일체 만법은 다 한 사람의 한마음에서 빚어지는 겁니다.

그러니까 일상생활을 해 나가면서 내가 꿈을 꾸었다든가 어떠한 나쁜 일이 있다든가 또는 상대방에서 나쁘게 다가올 때 모든 것을 좋게 해석해서, 즉 말하자면 ‘모든 거는 주인공이 하는 것이니까. 주인공만이 나를 이끌어 줄 수 있으니까.’ 하고 모든 것을 거기다 놓고 지켜보고 나가는 것이 그것이 참 도리요, 참선입니다. 앉아서 좌선을 한다든가, 좌선을 다 했다든가 이런 생각을 한다면 그것은 진정한 참선이 아닙니다. 시간이 여유가 있고 그러면 앉아서 하고 또는 누워서도 생각할 수 있는 거고, 일하면서도 생각할 수 있는 거고, 서서도 할 수 있는 겁니다. 그렇게 하되 자기를 끌고 다니는 자기 주인공에게 모든 거를 맡겨 놓고 관찰을 하라는 것입니다. 어떠한 요소든 어떠한 용도든 어떠한 과정이든 무엇이든지 일체를 거기다 맡겨 놓고 관찰을 해서 체험을 하는 것이 바로 참선으로 들어가는 길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여러분이 생각하기에 달린 겁니다. 여러분이 살아온 관습에 의해서 모든 생각을 미약하게 하지 마세요. 한생각을 잘하면 안에서 모든 생명들이 같이 보충해 줍니다. 생각을 잘못하면 못하는 대로 보충이 됩니다. 과거에 어떻게 살았느냐에 따라서 인과 업으로써 현실에 나오는 것입니다. 컴퓨터에 입력이 돼서 나오는 것처럼 말입니다. 그렇다면 그 현상을 맞닥뜨렸을 때 나쁜 조건에 의해서 나오는 거를 다시 거기에다 입력을 한다면 앞서 입력된 게 없어질 거 아니겠습니까? 그렇기 때문에 모든 것에서 벗어나려면 그 자리에서 나오는 대로 다시 그 자리에 되놓으라고 하는 겁니다.

그러니 온갖 생활하는 것을 빼고 참선이 어디 있으며 종교가 어디 있겠습니까? 바로 생활 속에서 작은 거든지 큰 거든지 내가 하나하나 해 나가는 그 자체가 바로 참선인 것입니다. 그리고 나를 끌고 다니는 이 몸뚱이를 운행하는 운전수가 나의 근본이라는 것입니다. 차가 운전수를 끌고 다니는 법은 없죠. 운전수가 차를 끌고 다니죠. 바로 그 운전수라는 나의 마음의 주인이 온갖 일을 다 이끌어 갑니다. 거기서 이끌어 갑니다.

그래서 일상생활 속에서 하는 모든 것을 거기서 이끌어 간다고 믿고 한다면, 아파서 병원에 가는 것도 법이지마는 안 가는 것도 법입니다. 갈 만하다면 가는 것도 법, 안 갈 만하다면 안 가는 것도 법입니다. 병 증세나 또는 세균성이나 영계성, 유전성이 바로 거기서 나오는 거니깐요. 그러니까 거기에다 모든 것을 놓고 하나하나 맡겨 놓을 때마다 관찰하는 것이 진짜 참선입니다. 관찰하면서 낫는다든가 하면 거기에 감사하게 생각하고, 또 뭐가 안된다든가 하면 ‘안되는 것도 거기서 나오는 거니까 되게 할 수 있잖아.’ 하고 거기다 놓을 수 있는 그것이 직선적으로 들어가는 참선인 것입니다. 그럼으로써 자유스럽게 정신계와 물질계가 같이 작용을 한다는 그 사실을 우리는 현명하게 알아야겠습니다.

그러니까 명상을 하든지 앉아서 좌선을 하든지 일을 하면서 생각을 하든지 누워서 생각을 하든지 변소에 가서 생각을 하든지 하여튼 모두가 생각하는 것은 바깥으로 끄달리지 말고 안으로 모든 것을 일임하고 들어가는 것이 말 그대로 참선임을 아시고 정신 바짝 차려서 공부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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