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살기가 복잡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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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님, 너무 살기가 복잡해요. 보이고 들리는 것들 중에서 어떤 것이 진실이고 어떤 것이 거짓인지 도무지 알 수 없어요. 어느 날부터 매체란 매체는 모두 국민적인 영웅이라며 모 교수를 치켜세우더니 몇 달이 지나지 않아 그 사람이 희대의 사기꾼이었다고 온 나라를 시끄럽게 했습니다. 그런데 요즘 들어서 뉴스를 보면 그것 또한 거짓이고 음모였다고 하니 보이고 들리는 것들이 온통 거짓투성이처럼 느껴집니다. 진정 속고 속이는 것이 세상사라고 하지만 어떻게 마음을 가다듬고 살아야 미망에 헤매지 않고 똑바로 보고 똑바로 듣고 똑바로 살아갈 수 있을는지요?
댓글목록
큰스님 말씀
지금은 상당히 복잡한 세상이 됐죠. 그런데 여러분이 어떻게 생각을 하고 어떻게 결정을 짓는냐에 문제가 아주 소소영영하게 드러납니다. 여러분이 어떻게 생각을 해야 잘될지를 모르니까 ‘더불어 같이 살아야 할 텐데’ 하고 한용운 스님처럼 그렇게 생각을 하다 보면 자기가 모르는 거니깐 자기 주인공에다가 맡기는 겁니다. ‘당신만이 할 수 있어.’ 하고. 또 그걸 아는 분들은 자기가 그냥 결정을 지어도 되고요. 그것이 부처님께서 가르쳐 주신 법정의 길입니다.
여러분도 이렇게 가정에서 사시지만 여러분이 충만하게 돼야 가정도 충만하고 사회도 충만하고, 그렇게 생각할 수 있는 그 생각이 충만하기 때문에 충만하게 돌아간다 이 소립니다. 내가 충만치 못하고 충만치 못한 사람을 집안에다가 갖다 놓는다면 얼마나 기가 막힐 겁니까. 한참 고생을 하고 돌아가죠. 그러니깐 내가 충만하게 할 수 있어야만이 충만치 못한 사람을 갖다 넣어도 충만하게 돌아간다 이 소립니다. 일제시대 때에도 그렇고 우리나라가 어려움에 처해 있을 때에도 그렇고 얼마나들, 돌부처도 나라를 구하려고 애썼고 사명 대사니 서산 대사니 어떤 스님이든지 다 나서서 군대를 이어 줬고 한국을 일으켜 세우려고 애썼습니다. 그렇지만 우리 한생각이 부족했기 때문에, 애당초에 부족했기 때문에 그렇게 된 겁니다. 애당초에 물이 요렇게 조금 새는 거를 갖다가 탁 막을 수 있어야 되는데 그 지혜가 없어서 조금조금 흘러 내리는 거를 막질 못했기 때문에 확 터진 거죠. 그러니까 여러분은 우리가 가난하지 않아 천에 없어도 마음이 부자라면 저절로 부자가 됩니다. 그리고 가난하지 않습니다. 왜냐? 그렇게 하기 때문에 죽은 영령들도 다 한 공체가 되고 공심이 되니깐요.
우리가 지금 21세기를 살고 있다고 그러는데 이 불법에는 20세기 21세기가 따로 없어요. 하지만 지금 현재의 물질세계에서 볼 때는 날짜도 20세기니 21세기니 사람이 기축(基軸)을 만들어서 우리가 질서를 정확하게 하기 위한 방편으로 삼고 있습니다. 그래서 시대가 돌아가는 걸 똑바로 보고 똑바로 듣고, 똑바로 냄새 맡고 똑바로 움죽거려라 하는 얘기죠. 그러되 자기를 리드해 가는 자기의 주처를 무시하면 안 되죠. 그래서 이 세계의 진리는 하나지 둘이 아니다. 예를 들어서 진리라는 것은 내 하나의 마음이라면 우주와 은하계 모두, 북두칠성이나 모두 소임을 맡아 가지고 있는 사람이라면 사람이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그 역할의 뜻이 우리들의 근본처에 바로 바로 직결이 돼 있거든요. 그래서 나의 마음을 안다면, 아는 게 없이 너무나 아는 게 많아서, 아는 게 없다고 하고, 한 게 없다고 하고, 할 게 없다고 하고 말할 것도 없다고 한 겁니다.
그래서 달마 대사는 “내 마음이 복잡해서 복잡하지 않게 하는 방법을 일러 주십시오.” 하니까 “그렇게 복잡한 마음을 내놓거라. 그러면 내가 편안하게 해 주마.” 이랬다지 않습니까. 그러니까 부처가 어디에 있는 줄 모르는 사람에게 그냥 어떤 성인들은 머리를 팍 때리면서 “아야!” 그러면 “야, 아야 그러는 놈은 누구냐?” 하고 야단을 쳤다죠. 그러니까 우리가 조금도 틀림없는 모두 여러분의 그 부처를 아주 밝은 세상에 내놓을 수 있는 그런 계기가 된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얼마나 좋을까요가 아니라 여러분은 삶의 보람을 느끼실 겁니다. 누가 행복을 갖다주는 것도 아니고 뺏어가는 것도 아닙니다. 내가 만들어서 행복하게 사는 거죠.
그래서 우리가 안으로만 화살을 꽂는다면, 바깥으로 화살을 꽂으려고 애쓰지 말고 안으로 화살을 꽂아서 그 안에서 원심력에 의해서 모두 입자가 나가서 자기 일을 하게끔 만들어야 된다 이런 소리죠. 몸은 겉으로 보이지 않으면 상대가 안되니까 보여서 일을 하게끔 되는 시자 역할을 하는 것밖엔 안되죠. 그러나 자기가 시자 노릇을 잘한다면 자기가 행복한 거죠. 세상에는 나 하나를 세울 게 없어요. 나 하나만 이렇게 귀중하고 나 하나만이 할 수 있다, 이런 건 없어요. 그런 마음을 갖는다면 이 천하와 우주를 얻을 수가 없어요.
하여튼 여러분이 많은 어려움을 겪고 가시는데 내 앞에 닥치는 대로만 놓고 가시면 그렇게 많은 어려움은 없을 거라고 생각됩니다. 그리고 여러분이 자꾸 도의 길을, 진리를 참구해서 알게 되면 더더욱 가정이 점점 맑아지는 겁니다. 사람은 마음이 벗어나질 못해서 이 중세계의 고난 속에 천차만별의 생명들과 더불어 같이 허허바다에 배 띄워 놓은 거와 같이 살고 있죠, 살얼음판을 걷는 것과 같고요. 그 마음이 벗어진다면 하늘이 무너져도 하늘을 한 손가락으로 받칠 수가 있다는 사실을 꼭 아셔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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